대한축구협회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였던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했다. 불법 촬영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상황 자체가 국가대표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도덕성 및 책임감 위배라고 판단한 것이다. 축구 선수가 축구만 잘하면 됐지, 사생활까지 따져야 할까?’ 엄청난 재능과 실력을 갖춘 선수가 대한민국 축구 승리에 많은 기여를 하고, 결과적으로 우리 팀을 높은 순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연관 관계가 적어 보이는 개인적인 삶의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는가? 그럴 수 없다. 모든 스포츠의 가치는 단지 이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은 결국 그 일을 하는 사람의 본질적인 인성,인격과 연결된다. 가령 성실함, 책임감, 협동심, 정직성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도덕적인 삶은 모든 프로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상식이고, 그 상식에서 벗어난 선수는 실력과 상관없이 자격을 상실한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상식이 교회 안에서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1. 특히 지도자에겐 도덕적 상식이 요구된다
사도 바울은 유대인 배경이 있는 교회에게는 “장로”, 이방인 문화에 세워진 교회에게는 “감독”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교회에 지도자를 세우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성경적으로 장로와 감독은 동일한 대상을 가리키고, 오늘날엔 이들을 “목사”라고 부른다(엡 4:11). 목사는 돌봄과 가르침을 행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그래서 어떤 교회에서는 주로 돌보는 일에 치중된 사람을 “장로”, 가르치는 일만 하는 사람을 “교사”, 둘 다 하는 사람을 “목사”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가르치기를 잘하는 자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적 상식이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자기 집과 밖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 모두에게 좋은 간증을 남긴다). 신중하고 단정한 품성을 갖추고,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관용을 실천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완벽하게’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적어도 설교자는 가족과 성도, 외부인이 볼 때 심각한 결격 사항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도덕적 상식을 갖춰야 한다.
2. 설교자에겐 설교의 모범이 요구된다
어떤 사람은 위에 인용한 말씀이 교회의 인도자(장로, 목사 등)에 제한되는 것이고, 자신은 단지 ‘교사’이기 때문에, 말씀이 요구하는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서도 담당 과목을 전문적으로 잘 가르치는 교사를 그 삶의 문제 때문에 징계하기도 한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본받고 따라야 할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의 입에서 하나님 말씀이 선포되고, 그 말씀은 반드시 인격과 경험을 먼저 통과하게 되어 있다. 청자는 설교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만 듣는 것이 아니다. 설교자의 삶을 본다.
대표적인 강해설교 교재의 저자 “해돈 W. 로빈슨”은 저서인 <강해설교>에서 이렇게 설교를 정의했다: “강해설교란 성경 본문의 배경에 관하여 역사적, 문법적, 문자적, 신학적으로 연구하여 발굴하고 알아낸 성경적 개념, 즉 하나님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으로, 성령께서 그 개념을 우선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하시며, 설교자를 통하여 다시 회중들에게 적용하시는 것이다”(CLC, 2008, 23p).
설교는 반드시 먼저,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용서하라”는 설교를 하기 전에 설교자는 용서해야 한다. “접대하라”는 설교를 하려면 설교자는 반드시 먼저 접대해야 한다.
아내를 사랑하고, 자녀를 주의 교훈과 훈계로 잘 양육하라고 가르치는 교사의 아내가 남편을 무시하고 그 자녀들은 아빠를 함부로 대한다면, 청중은 ‘당신 가족이나 먼저 잘 돌보시오’라고 반응할 것이다. 말씀을 연구하고 묵상하는 설교자의 삶에서 먼저 강력한 성령의 능력과 지혜가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만 성령께서 강단에서 설교자를 통해 회중들에게 그 말씀을 적용하신다.
3. 설교자에겐 하나님 은혜가 요구된다
필자도 설교자다. 그래서 이런 칼럼의 내용이 코끼리처럼 무겁게 양심을 짓누른다. 누가 정결하고 흠이 없는 하나님 말씀을 다룰만한 인격을 가졌는가? 누가 날카롭고 예리한 말씀의 검에 베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누가 강단에 올라가 ‘나를 본받으라’라고 양심의 가책 없이 담대하게 외칠 수 있겠는가? 설교자에겐 하나님의 은혜가 항상 절실히 요구된다. 그 은혜가 풍성히 부어지는 친밀한 하나님과의 교제를 맛봐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을 거룩하고 공의로운 분으로 동시에 사랑과 자비와 긍휼이 풍성한 분으로 온전하게 드러낸다.
조정의 목사: 미국 아이오와 주에 있는 엠마오 성경 대학교에서 성경공부, LA에 있는 The Master’s Seminary (마스터스 신학대학원)에서 M.Div와 Th.M (신약) 현 유평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