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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가브란 (McGavran) 의 실용주의
"신-복음주의(Neo-evangelism)"는 신학적으로 중립을 지킨다고 하면서 동시에 복음전파의 목적을 위해서는 주저없이 세상의 다양한 사회환경적 여건에 맞추고 비성경적인 것과 타협하는 방법론에 강조점을 두었는데, 그 배경에는 실용주의(Pragmatism) 철학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그것을 선포한 것이 오늘날 교회성장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도날드 맥가브란(C. Donald McGavran)이다. 그는 수십년간 인도 선교사로 파송받아 선교하였지만 고작 20-30개 정도의 작은 교회밖에 세우지 못한 것을 한탄하면서 교회성장에 대하여 고심하던 중에 교회성장을 위해서는 실용주의를 선택해야 함을 결정하였다 < John MacArthur, "But Does It Work?"> . 그러므로 맥가브란 자신이 쓴 저서나, 그 책을 인용한 피터 와그너의 저서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맥가브란의 글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가 근 33년 동안 인도 선교사역에서 받은 고충이 얼마나 컸는가를 알 수 있으며 그의 선교정책과 교회성장론이 어떤 방식으로 전환되었는지를 보게 된다.
『 우리는 하나님이 명백하게 베푸신 것인지 아닌지에 비추어서 선교방법들이나 정책들을 고안해낸다(devise). 산업에서는 이것을 가리켜서 "되돌아오는 반응에 비추어 수정하는 운영(modifying operation in light of feedback)"이라고 한다.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로 불러 들여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교회를 확장시켜야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방법과 선교기구와 정책들을 계속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해외선교에 상처를 입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방법에 관해서는 무자비할 정도(ruthless)가 되라고 사람들에게 교육한다. 만일 사용하는 방법이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 확장에 잘 활용되지 않는다면, 그것을 집어치우고(throw it away), 무엇인가 잘 활용되는 것을 취하라. 방법들(methods)에 관한한, 우리는 지독히도(fiercely) 실용주의적(pragmatic)이며, 교리(doctrine)는 별개의 것(something else)이다"』 < Donald McGavran, "For Such a Time as This", 그리고 Peter Wagner 의 "Pragmatic Strategy for Tomorrow's Mission, 1973, p.47 에서도 인용됨, 밑줄과 강조표시는 역자가 한 것>
실용주의(Pragmatism)란 무엇인가? 그것은 철학사상인데,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 실용성이 있는 것만이 참되고 그렇지 못한 것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실용주의 이다. 사람의 이성으로 옳고 그른것, 좋고 나쁜 것을 판단하여 실생활에 적용하는 사상이다. 하나님의 사람이 이러한 철학사상을 신뢰하고, 의지하며, 지지한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다. 맥가브란은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실용주의자(an unabashed pragmatist)로 변하였다.< John MacArthur > 그리고 그는 실용주의 방법으로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교육기관을 오레곤주에서 세웠는데, 그것은 바로 1957년에 설립한 교회성장학교(The Institute of Church Growth) 이다. 1965년 그 학교는 훌러신학교와 합병하여 훌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 안의 대학원 과정으로 세계선교부(The School of World Mission)가 되었으며, 철학개념인 실용주의 방법을 동원하여 교회성장학을 본격적으로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학교를 합병하는 같은 해에 대학원 과정에 심리학 학부(School of Psychology)도 함께 개설(1965)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때 맥가브란의 교회성장학(Church Growth)은 "신-복음주의"와 접목하게 되었다.
훌러신학교를 설립한 찰즈 훌러(Charles Fuller)는 라디오 복음전도자로서 인기있는 프로그램을<"Old Fashioned Revival Hour">진행하고 있었고, 그 당시 세계적 복음전도자였던 빌리 그래함(Billy Graham)은 적극적으로 훌러신학교를 지원하였다.< Jeffrey Khoo, Biblical Separation, 1999 > 맥가브란의 "교회성장학"은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신-복음주의 신학"과 "철학적 개념의 실용주의"가 함께 조화를 이루어서 활용가치가 뛰어난 교회성장 학과로 널리 인기를 얻기 시작 하였다. 성경의 교리를 중요시하지 않기 때문에 성경의 무오설을 믿지 않는 교수들도 강의하였다. 나중에 그것이 발각되었을 때 그 교수가 "제한적 무오설(Limited Inerrancy)" 즉, "성경은 믿음과 생활에 관해서만 무오하며, 그 밖에 부차적인 것, 과학, 지리, 역사에 관한 기록에는 오류가 있다" 라고 주장만 하면 계속 훌러신학교에서 교수하게 하였다.< Jeffrey Khoo, p.92> 린드셀(Harold Lindsell)은 이점에 대하여 "훌러신학교가 오늘날 현대주의(modernistic), 에큐메니칼(ecumenical), 은사주의(charismatic)가 되었다는 것은 놀라울 일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H. Lindsell, The Battle for the Bible, 1976, p.214>
성경의 교리를 무시하고 철학사상을 교회에 끌어들이는 것에 대하여 사도 바울는 무엇이라고 경고하였는가?
"누가 철학(philosophy)과 헛된 속임수(vain deceit)로 너희를 노략할까 주의하라. 이것이 사람의 유전과 세상의 초등학문을 좇음이요 그리스도를 좇음이 아니니라" (골2:8)
철학은 1) "헛된 속임수"와 같은 계열에 속하며, 2) (믿음과 소망 등을) 노략(강탈)하고, 3) 수준이 낮은 초등학문에 속하며, 4) 그리스도를 따르지 못하게 한다. 그 당시 초대교회에 가만히 들어온 이단자들이나 거짓 교사들이 성도들을 미혹하기 위하여 사용한 방법 중에 하나인 철학이 그런 것이라고 사도 바울은 경고하였다. 철학은 "그럴듯하게 보이는 학문체계(plausible system)"< Albert Barnes, NT Commentary>이기 때문에 그당시 거짓교사들은 철학을 가지고 초대교회 성도들을 속이려고 한 것같다. 그들이 골로새교회에 철학사상을 끌어들이는 것은 "헛된 거짓을 기독교 안에 혼합하는 것(the empty deceit of philosophy blended with Christianity)"< John Wesley, NT Commentary> 이며, "철학을 신학에 적용하는 것(as applied to theology)"< Bretheren, NT Commentary>이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오늘날의 기독교는 심리학(Psychology)을 공부하지 않고, 교류분석(Transactional Analysis)을 할 줄 모르면 목회가 안 되게끔 변해버렸다. 그것들을 공부하고 연구하여 목회에 적용해야만 교회는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1965년부터 시작된 교회성장학(Church Growth)은 오켕가가 주장한 말 대로 "기독교 신학을 다시 진술(the restatement of Christian theology)하는" 신-복음주의 신학에 역점을 두고, 맥가브란의 말대로 "방법들(methods)에 관한한, 우리는 지독히도(fiercely) 실용주의적(pragmatic)이며, 교리(doctrine)는 별개의 것(something else)이다" 라는 바탕위에 신학교육을 실시하여 수없이 많은 졸업생들을 배출하고 학위를 주었으며,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많은 신학도들과 목회자들이 훌러신학교에 유학하여 학위를 받아갔다. 그들은 "교회성장학"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신학교에서 학위 받은 것을 자부하면서 배운대로 성경의 교리를 중요시하지 않고, 신학을 다시 진술할 수 있는 타협적 신학과 철학사상과 심리학에 바탕을 둔 실용주의 개념을 가지고 복음사역에 몰두하고 있을 것이다. 훌러신학교에서 교회성장학이 시작된지 근 50년이 가까워오는 오늘날, 그 영향력은 홍수와 같아서 지금 전 세계의 기독교의 흐름과 기독교의 문화를 장악하고도 넘친다.
그것이 오늘날 복음주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복음주의의 거대한 물결이며, 기독교가 심각한 영적위기에 처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생각된다. 홍수가 나면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이 매우 귀하게 된다. 오늘날의 기독교는 그런 상황으로 급히 변해가고 있다고 본다. 온 세상에 하나님의 말씀은 풍성하여 넘치는 것 같은데 성도가 되게하는 참 진리는 찾아보기 힘들어진다(암8:11).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눅18:8)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철학에 근거한 실용주의 사상은 복음이 전해져서 믿는 사람만 많아지고, 교회가 성장할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상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다시말해서 결과만 좋다면 그 방법도 좋은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이다.< Peter Wagner, Your Church Can Grow, p.161, 강조표시는 역자가 한 것> 그래서 신학의 정립 보다는 방법론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반대로 말씀하셨다. 주님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면서 아무리 능력을 행하고 귀신을 쫓아낸 사람들일지라도 주님은 그들을 외면하실 것이라고 하였다. 그 이유는 그들의 사역 결과는 좋은듯 했으나 그들의 사역 방법이 나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옳지 않게 여기시는 방법, 즉 불법으로 목적을 이룬 것이다. 그래서 주님은 단호히 선포하시기를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실 것을 미리 말씀하셨다(마7:21-23). 신-복음주의자들은 하나님의 일이 하나님의 방법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이 거룩하게 구별하고 불의와 타협하지 말아야 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예수 믿는 자들이 "성도(거룩하게 구별된 무리)"라고 불려지려면 그러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하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하며, 빛과 어두움이 어찌 사귀며,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찌 조화되며,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가 어찌 상관하며,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가 되리요.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라 . . . . 그러므로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저희 중에서 나와서 따로 있고 . . ." (고후6: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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