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을 이런 빛에서 보는 것은 주일에 대한 우리 태도뿐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과, 하나님의 종으로서 우리의 모든 활동을 어떻게 보느냐 함에 중대한 함의含意를 갖습니다. 주마다의 안식일은 우리가 하나님을 경배할 시간을 갖도록 마련해 주신 것만이 아닙니다. ㅡ물론 안식일은 그런 시간입니다.ㅡ 그 안식 자체가, 곧 엿새 동안에 해도 좋을 활동을 할 수 있는 대로 쉬는 것 그 자체가 적극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주일은 그것이 무엇보다 복음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경배의 날입니다. 주일은 교회와 주위에서 지켜보는 세상에 대해 “너희는 너희 것이 아니라”(고전 6:19) 하는 표지요 증언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자신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존합니다. 주일은 우리가 아담의 타락한 자녀들로서 우리 자신과 우리 자신의 노력을 의지하지 않노라 하는 표지입니다. 우리는 마지막 아담이신 그리스도의 완전한 의를 의지합니다. 또한 언약의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할 수 없는 것을 우리를 위해 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고, 우리는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주일을 주간의 다른 엿새에서 떼어 낸다면 우리는 주일의 의미를 흐리게 할 것입니다. 주마다라는 주기는 문자 그대로 매 시간과 장소에서 인간 존재를 틀 지워주는데, 그 자체가 역사철학을 제공합니다. 엿새의 활동을 하다가 하루의 휴식을 취하는 것은 인간이 하루 지나고 또 하루 지나고 끝없이 흘러가는 무의미한 날들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적으로 상기케 합니다. 역사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습니다.
우리는 마지막 심판과 만물의 완성을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안식일을 기억해 거룩히 지킬 때마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크게 생각하라.”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구속을 받은 자녀들로서 참으로 큰 그림의 일부라는 것을 상기케 합니다. 주마다의 안식일은 ‘우리의 생애가 의미도 없고 목적도 없는 것이 아니다.’ 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사인(표지)입니다. 우리가 안식일을 하나님께 구별해 드리기를 소홀히 할 때마다 우리는 실지로 우리 자신에게 소망을 도적질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날을 하나님께 거룩하게 지키지 못할 때마다 우리는 실지로 세상에 대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소망에 대한 증인으로서 증언을 흐리게 하는 것입니다. 주마다 안식일은 우리의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음”(고전 15:58)을 은혜로이 일깨워 줍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