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제3강연: 칼빈주의와 정치
세 번째 강연에서 카이퍼는 종교의 영역을 떠나서 인간 생활의 다른 영역에 대해서 다루기 시작하는데, 그 첫 번째 영역이 바로 정치 영역이다. 그는 정치 발달에 미친 칼빈주의의 영향력을 보이기 위해 “(가시적이거나 불가시적인) 모든 영역을 다스리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주권”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하나님의 주권’은 국가, 사회, 그리고 교회에 나타나는 주권으로 인류에게 부여되는 근본적인 주권이 된다.
4.1. 국가라고 규정되는 정치 영역에 나타난 주권
카이퍼에 의하면 국가를 형성하려는 충동은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서 나온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개별적으로 만드시지 않으시고, ‘출생’이라는 과정을 통해 전체 인류와 유기적으로 연합하도록 하신 것에 기인한다. 우리는 모두 한 인류이고,한 피를 이어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류 전체는 ‘하나의 유기적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카이퍼는 만일 죄가 없었다면 국가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죄 없는 세상에서는 커다란 유기적 공동체가 있을지언정, 인간들에게 필요한 법령이라든가 통제, 규율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국가 제도는 이를테면 “부러진 다리에 필요한 목발”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국가 형성,행정관의 권력, 질서를 강제하는 모든 기계적 수단 등은 언제나 자연스럽지 못하다. 칼빈주의자는 “하나님이 죄 때문에 행정관을 세우셨다”고 주장한다. 국가와 행정관 제도를 하나님께서 주신 ‘보조 수단’으로 받아야하는 동시에 개인의 자유를 위하여 국가 권력에 숨어있는 위험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카이퍼는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칼빈주의적 고백은 모든 세상에 타당하며 모든 국가에 참되며 사람이 사람에게 발휘하는 모든 권위에 유효하다”고 말한 후에, 정치적 신앙을 세 가지로 요약 제시한다.
1. 하나님만이 국가의 운명에 관하여 주권적 권리를 갖고 계시며 어떤 피조물이라도 이런 권리를 갖지 못한다. 왜냐하면 하나님만이 나라들을 만드셨고 그 전능한 능력으로 그들을 보존하며 그 규례로 그들을 다스리시기 때문이다.
2, 죄는 정치 영역에서 하나님의 친정을 파괴했다. 그러므로 권위의 행사는 통치의 목적상 기계적 치료책으로 사람에게 입혀졌다.
3. 이 권위가 어떤 형식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사람은 하나님의 엄위로부터 그에게 내려오는 권위에 의하지 않고는 그 어떤 다른 방법으로도 동료 인간에 대한 권세를 결코 갖지 못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