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제4강연: 칼빈주의와 학문(Het calvinisme en de wetenschap)
네 번째 강연을 통해 카이퍼는 칼빈주의의 학문관을 소개한다. 여기서 카이퍼가 말하는 학문이란 개별과학을 가리키지 아니하고 독일어로 Wissenschaft 그리고 화란어로 wetenschap이라고 칭하는 넓은 의미에서 학문을 말하는 것이다. 카이퍼는 네 가지의 요점을 사려 깊게 고찰해 보자고 말한다.
5.1 칼빈주의가 학문에 대한 사랑을 촉진하고 장려했다.
학문에 관련하여 카이퍼가 제시하는 첫 번째 요점은 “칼빈주의가 학문을 촉진하고 그 원칙이 학문적 정신을 요구한다는 것은 엄정한 사실이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나라 역사 가운데 감동적인 사실 하나를 소개함으로 시작한다. 화란의 레이든 시가 스페인과 독립 전쟁을 치름에 있어서 견인불굴의 용맹으로 끝까지 버텨내고 승전한 후에 시민들은 황금이나 작위가 아니라 대학교 설립을 요청하였다는 것은 칼빈주의 네덜란드가 학문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었으며 장려했다는 증거라고 소개한 것이다.
또한 카이퍼에 의하면 칼빈주의적인 예정론이야말로 “학문의 계발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전체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서 통일성을 추구하는 학문에 대한 사랑”은 하나님의 예정에 대한 칼빈주의적 신념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예정은 모든 사물, 즉 전체 우주의 존재와 과정이 변덕과 우연의 노리개가 아니라 법칙과 질서에 순종하여 자연과 역사에 그 계획을 이행하는 굳은 의지가 있다는 것말고 무엇을 뜻하는가? 이제 여러분은 이것이 우리의 지성에 하나의 전포괄적인 통일성이라는 확고한 개념을 심고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하나의 원리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는 점에 나와 의견을 같이 하지 않는가?
카이퍼는 현대 철학자들뿐 만 아니라 우리 시대의 학문 전체 발전이 굳건한 질서에 따라 “하나의 고정된 계획을 지향하며, 하나의 원리에서 존재하고 발전하는 우주를 가정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본다.
카이퍼에 의하면 “칼빈주의는 조롱과 모욕을 받으면서도 우리의 전체 생활이 하나님이 친히 세우신 통일성과 안정성과 질서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굳건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칼빈주의가 자신의 세계관에서 우리 가운데 심지어 일반 사람의 광범위한 집단에서도 장려되는 “통찰의 통일성, 지식의 확고함, 질서”를 요구한다는 점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명백한 필요 때문에 지식에 대한 갈구가 되살아났으며, 이 갈구가 칼빈주의 나라보다 더 풍부하게 채워진 곳은 없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 가능한 일이다고 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