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교회는 한국교회를 존경한다. 100년 동안 한국은 인구성장률보다 교회가 더 빨리 성장했다. 0%에 가까웠던 기독교인 비율이 10%, 20%를 넘는 나라가 됐다. 한국의 믿지 않는 문화권 속에서 ‘선교적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기독교인에게 그리스도가 필요하다고 알려주고 잘 소개함으로써 회심하도록 돕는 선교적 만남이 선교사들을 통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교회는 쇠퇴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사회 안에 기독교를 믿지 않는 문화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믿지 않는 문화 속에서 어떻게 선교적 만남을 만들어 낼지 찾아야 한다.
내가 한국에 대해 받은 인상은 물질주의와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포스트 모더니즘 현상을 묘사해보고자 한다.
포스트 모더니즘 이전 시대엔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는 질문에 선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나에게 주어진 의무를 잘 이행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내 인생 밖에 도덕적 진리가 있고, 죄와 수치심을 알며, 내세라는 개념을 믿었다.
그러나 포스트 모더니즘 세계에서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고 물으면 선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선한 게 무엇인지 밖에서 누가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규정한다. 그 대신 내 갈망과 욕구를 채우는 것이다. 음악, 영화, SNS, 광고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4가지 슬로건을 듣게 된다. ‘당신 자신에게 진실해라’, ‘행복해져야 한다’,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는 한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말할 권리는 없다.’
유교 문화권에 사는 한국의 젊은 세대는 매일 광고, 음악, 영화, SNS를 통해 위와 같은 4개의 슬로건으로 폭격당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을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이끌진 않지만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와는 달라지게 하는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 그 변화는 매우 빨라서 미국에서 4세대에 걸쳐 진행된 변화가 한국에선 한 세대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내가 보기에 한국의 성인 세대는 나의 아버지, 심지어 할아버지 세대와도 비슷하다면 지금 젊은 세계는 전 세계 다른 곳의 청년들이 포스트 모더니즘에 영향 받는 것과 똑같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것이 목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 지난 세기 전도사역은 기독교를 믿지 않아도 내세에 대해 믿고, 도덕적 기준이 있다고 믿고, 부끄러움과 죄가 뭔지 아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이 가진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못 산다’는 죄책감을 전제로 이뤄졌다.
지금은 그런 전제를 절대로 가정할 수 없다. 도덕적 진리는 없고, 도덕적 기준과 선과 악을 당신이 정하라는 시대다. 그런 상황이라 죄가 무엇인지 말하는 게 쉽지 않다. 구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말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렇게 포스트 모더니즘은 기독교 사역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한국 사회 안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력 끼치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어떤 식으로든 영향 미칠 것은 확실하다. 오늘날 젊은 사람들은 권위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래라 저래라 타인이 압박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에 다가가지 않은 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걸 싫어한다. 그렇다면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설교를 해야 할까. 여러분이 믿지 않는 사람에게 설교할 때 기억해야 할 7가지를 이제부터 이야기하겠다 (계속)
팀 겔러 (2018 센터처치 콘퍼런스 복음, 도시,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