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교회의 위기를 초래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목회자의 수준미달과 타락이었고, 종교개혁으로 교회가 다시 개혁되고 회복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중세 교회 목회자에 비해 더 수준 높은 목회자 교육과 수준 높은 목회자가 배출된 것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위기는 곧 한국교회 목회자의 위기라 해도 좋고, 한국교회의 개혁과 성숙은 한국교회 목회자의 개혁과 성숙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교회가 건강하고 성숙하다는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것일까요? 교회의 교회다움, 교인의 성숙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성경을 바르게 가르치는가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성경대로 믿고, 성경대로 예배하고, 성경대로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교회다운 교회라는 것은 성경을 바르게 가르치고 성경대로 살아가는 일이 일어난다는 뜻이고, 교회가 병들고 미숙하다는 것은 성경이 바르게 가르쳐지지 않고, 성경대로 바르게 살아가는 일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목회자의 중요성은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목회자는 교인들에게 성경을 설교하고 가르침으로서 교회를 인도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교인들의 영적 성숙은 목회자들의 성경 이해와 목회자들이 성경을 설교하고 교육하는 질과 양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하나님께서 약 1,600년에 걸쳐 40여명의 사람을 통해 66권으로 기록하게 하신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고 바르게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성경을 가르칠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해 오늘날 신학교는 신학생을 교육합니다.
그런데 신학대학원 3-4년이면 긴 시간 같아도 성경을 제대로 공부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시간입니다. 신학대학원 3-4년 기간 동안 배우는 과목은 50-60개를 넘지 못합니다. 한 과목은 한,두 권의 책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러니 신학대학원 3년 공부라는 것은, 강의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50-60권의 책을 읽는 것과 같은 공부의 양입니다. 성경공부의 가장 초보적인 단계, 성경공부의 맛보기에 불과합니다.
신학대학원 3-4년 공부만 가지고는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성경을 바르게 설교하고 가르치기에 양과 질에 있어 너무나 부족합니다. 성경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설교하고 가르치는 좋은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공부, 즉 '평생 공부'가 필요합니다.
목회자가 목회를 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끊임없이 자신이 성경을 공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학은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 성경주석, 성경신학과 조직신학, 교회사를 통해 이루어진 성경해석과 적용을 공부하는 역사신학, 오늘날의 현실속에서 성경대로 바르게 예배하고 바르게 믿고, 바르게 생활하는 구체적인 사항을 다루는 실천신학 등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신학이란 성경을 해석에서 적용까지 전체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평생 공부한다는 것은 이렇게 성경과 신학 전체를 평생 공부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신학교를 졸업했더라도, 신학교를 졸업한 이후 계속적으로 신학공부를 잘 하지 않는 목회자들의 공부는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의 핵심은 올바른 독서입니다. 좋은 책 1권은 신학교에서 배우는 한 과목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목회자의 평생공부란 곧 좋은 책을 평생 읽으며 공부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기독교 강요>는 교회사 최고의 성경공부 교재이자 신학의 최고 걸작입니다. <기독교 강요>는 루터와 츠빙글리 같은 종교개혁 1세대의 신학을 이어받아 종합하고, 발전시키고 체계화시킨 존 칼빈의 대표 저서입니다. 칼빈이 26살부터 50살까지 무려 23년 동안 초판 1권 6장에서 최종판 4권 80장의 분량으로 끊임없이 개정하고 확대해서 거의 평생에 걸쳐 쓴 책입니다.
<기독교 강요> 안에는 칼빈이 평생 성경주석을 쓰면서 성경을 연구한 결과물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또한 16세기 종교개혁 시대에 우(右)로는 로마 가톨릭과, 좌(左)로는 재세례파와 같은 극단적 종교개혁자들과 논쟁한 결과들과, 칼빈이 평생 목회를 하면서 경험한 내용들이 간결하고 명쾌하게 농축된 책입니다.
기독교 강요가 다루고 있는 내용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 성경, 삼위일체 하나님, 창조, 섭리, 인간의 죄, 율법, 복음, 구약과 신약의 관계, 중보자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 성령, 신앙과 회개, 성화, 칭의, 자유, 예정, 종말, 교회, 성례, 국가 등의 주제입니다.
이 문제는 오늘도 여전히 기독교인들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고 신자로서 개인적 삶을 살며, 교회생활과 국가의 시민으로서 생활하는데 있어 무엇이 잘못된 삶이며, 무엇이 바른 삶인지를 구별하는데 중요한 지침이 되어 줍니다. 성경의 안내서로 쓰여진 <기독교 강요> 속에 담긴 내용만이라도 충분히 이해한다면, 목회자이든 성도이든 분명 목회자의 삶과 기독교인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삶의 매뉴얼을 가진 것과 같습니다."
정통 기독교와 이단을 가르는 분기점은 고대 교회들이 고백한 신경(신조)입니다. 사도신경, 니케아 신경, 칼케돈 신경, 아타나시우스 신경과 같은 신경을 믿는 교회는 정통교회이고, 믿지 않는 교회는 이단입니다.
또한 개혁파 신학이 개신교 가운데 다른 교파인 루터파, 영국 성공회, 그리고 이후 교회사에 발생한 다양한 감리교나 성결교, 오순절 등이 가지고 있는 교파 신학이나 자유주의 신학, 세대주의 신학 등으로 알려진 초교파적 다양한 신학과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분기점은, 개혁파 신학이 고백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대·소교리 문답, 벨기에 신앙고백과 도르트 신조,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등에 있는 내용들을 믿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백금산 목사
고려대를 나와 총신대신대원(M. Div.)과 총신대학원(Th. M.)에서 공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