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당초에 영국국교의 예배형식을 수정하기 위하여 영국 의회가 자문을 구할 목적으로 당시 최고로 유식하고 신령한 목사들을 모시고 의견을 듣고 자문을 구하자던 목적이 급기야는 기독교 역사에 찬란하게 빛나는, 특히 장로교 교리의 금자탑 격인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와 그 신앙고백서에 입각한 대요리문답서 및 소리문답서를 만드는 결과가 되었다.
모두 하나님께서 섭리하시고 역사한 결과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래서 WCF 는 세계 어디를 가도 장로교의 신조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신조를 사용하는 교회나 성도는 결코 WCF 를 성경과 대등 시 하거나 성경의 권위 위에 놓는 일이 없으며, 성경이 항상 유일한 권위를 갖는다 (Sola scriptura). 사람이 만든 것은 무엇이든, 아무리 훌륭한 학자가 만든 것이라도 반드시 오류가 있게 마련이다. 성경만이 오류가 없이 원본(autograph)에 있어서 무오하고 (無誤,infallible) 하고 정확(正確, inerrant) 하다. 이와 반하여 이단들의 특징은 교주(敎主) 의 경전을 성경과 대등시하거나 성경보다 위에 놓는다. 이것은 극히 잘못된 것이다. 이단들은 항상 교주 중심이다.
원래 임명된 목사들만은 121명으로 (이들을 Westminster Divines 라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영국 청교도들이었다. 그밖에도 스콧틀란드에서 Alexander Henderson과 George Gillespie 등을 비롯한 6명이 참석했고 (이들은 투표권은 없고 참관자들임), 평신도 30명이 있었는데 이 30명중 10명은 상원 의원이고 20명은 하원 의원이었다. 그러나 성공회소속 목사들은 대부분 불참이어서 실제로 매일 회무에 참석한 인원수는 70명에서 80명 사이 였다. 이들은 1643년 7월1일에 처음 모인이후 1649년 2월22일 까지 성실하게 오직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려는 목적으로 임무를 잘 수행했다.
이들 대의원들은 대부분 Cambridge 와 Oxford 교수 출신들이어서 당대에 누구보다도 유식한 사람들이며, 동시에 인격이 고매한 분들이었다. 여기에 모인 참석자들은 모두 당대의 쟁쟁한 학자들이며 참으로 <성경대로 사는 사람들> 로서 신앙을 위하여 목숨도 바치기로 결심한 사람들이었다. 오늘의 각종 총회, 노회, 대회나 교회협의회 등과는 성격이 아주 다르다. 오늘의 회의에서는 불법이 위험수위에 달했고, 욕설과 폭력이 회의 장소에서 난무해도 그것이 회의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묵인한다. 안건을 처리할 때도 본인에게 유리하면 “하나님의 뜻” 이라고 하고, 본인에게 불리하면 “사탄의 역사” 라고 매도한다.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회원들은 이와는 아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신앙과 교리에 투철한 분들이었다. 이 신앙고백서가 탄생한 영국에서 조차 오늘날 이런 신실한 학자/목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책을 구입할 때도 17세기 18세기의 영국 Scotland 나 Holland 학자들이 쓴 책들을 구입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계몽주의는 프랑스에서 Rousseau, Montesquieu, Voltaire 같은 사람들에게서 시작되었고 자유주의 종교사학파(Religionsgeschichtliche Schule) 는 독일에서 시작되어 기독교의 교리를 무너트렸다.
이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정에 동참한 학자들은 대부분 신학교 교수들이었는데 그중 특히 몇 사람을 간추려 본다면, Cambridge 대학교의 Queen's College 교수 Herbert Palmer; Oxford 대학교 신학교수부장이었던 Joshua Hoyle; Oxford 대학교 Magdalene 대학의 신학교수 Thomas Goodwin; Cambridge 대학교의 신학교수 John Arrowsmith 및 그의 후계자인 Anthony Tuckney; Cambridge 대학교의 신학교수 Richard Vines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회의에 참석한 참석자 중에서 Cambridge대학 졸업생이 68명, Oxford 대학 졸업생이 48명이었다. 정식으로 임명된 대의원의 목사수가 121명이라면 Oxford대학과 Cambridge 대학 출신들 116명을 빼면 목사들중 겨우 5명만이 다른 곳에서 공부한 분들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들 대의원들은 회의 전체 기간을 통해서 모일 때 마다 다음과 같은 선서를 되풀이 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한번 선서하고도 그것을 무시하거나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며 이 문서야말로 참으로 <장차 하나님의 교회에 책임을 져야 할 중대사> 임으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신념에서였다. 아무도 이에 이의(異意)를 제기하는 분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매번 회의를 하기에 앞서 기도하고 설교하고 Sola scriptura 개념을 새롭게 인식시킨 후 회무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는 이들의 모임의 성격이 성경말씀에 입각한 믿음의 도리와, 교회정치, 그리고 예배모범을 만들자는데 모두 마음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 대표자들 중에는 Erastians (에라스도 주의자들) 도 있었고 Episcopalian (성공회) 사람들, 청교도(Puritans)들도 있었는데 Erastians 들은 <교회는 국가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고 하여 충돌하였으나 성경구절에는 순복하였고, Episcopalians 는 대부분 임명은 받았으나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드믈었다. 그래서 매일 회무에 참석하는 인원은 많아야 80명을 넘지 못했고 보통 60-70명이라는 기록이 있다. 또 필자가 1993년 9월 말에 영국 London Wesminster Abbey 바로 옆에 있는 Magdalene Chapel 에 들어가 보아도 80명도들어갈 수 없으리만큼 방이 협소했다. 여기서 의장 William Twisse 목사의 사회로 장장 4년간 역사적 신앙고백서 제정을 위해서 기도하고 토론하고 문구를 쓰고 또 기도하고 선서하고 또 성경과 대조해 보고 최종 결론을 지었다.
그럼 이제 이들이 서약한 그 서약의 전문을 보자. 원문으로 다음과 같다. 괄호안의 번역문을 참고할 것.
I do seriously and solemnly declare, in the presence of Almighty God, that in this Assembly, whereof I am a member, I will not maintain anything in matter of doctrine, but what I think in my conscience to be truth; or, in point of discipline, but what I shall conceive to conduce most to the glory of God, and the good and peace of his church" -A.W. Mitchell. A History of the Westminster Assembly of Divines. Philadelphia: Presbyterian Board of Publication, 1841, p. 29.-
(본 회원은 본 회의의 한 성원으로서, 본 회의에서, 교리 면 에서는 본인이 양심으로 판단하여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주장하지 않을 것과, 또 행위문제에 있어서는 가장 하나님에게 영광이 되며 하나님의 교회의 유익과 화명이 된다고 생각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주장하지 않을 것을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진지하고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밋철 저, 웨스트민스터 성회 역사, 필라델피아: 장로교 출판부 간행, 1841년, 제29면.-
오늘의 교계에서는 신앙고백이 없어졌고, 신조도 사라졌다. 일정한 신앙노선이 없이 무엇이든 expediency (便宜) 중심으로 교회가 편 한대로, 성도들이 편 한대로 믿으며 또한 하나님중심과 말씀중심과 성경중심의 WCF 사상과는 달리 무엇이든 본인에게 기분 좋은 대로 믿고 행한다. 하나님에게 드리는 예배도 <오락중심> 으로 흘러간다. 그래도 총회나 노회가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고 내버려둔다. 성도의 신앙생활도 인간 중심일뿐, 성경의 가르침은 전혀 따르지 않고 있다. “개혁주의”를 믿는다고 주보에 큼직하게 적혀 있어서 그 교회 예배에 참석해 보면 개혁주의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지 못하는 목사가 목회를 하고 있으며 당회의 장로들은 더 할 나위 없이 성경에 무식하다.
이러한 경향은 이단들이 교회에 침입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오늘의 이런 신앙풍토와 WCF 기초위원들의 신앙을 비교하면 부끄러울 정도이다. <주님 재림 직전에 있을 가장 큰 징조는 사람들이 성경적인 믿음을 떠나고 사단의 가르침을 진실인줄 알고 추종하는 속임수 (Delusion)> 이다. 다시 말하면, <배도 apostasy> 이다 (딤전 4:1, 마태 24:24, 살후 2:1-12, 딤후 4:1-6, 계 13:13, 계 11:1-10). 주님 재림할 때 이 세상에서 <성경적인 믿음> 을 가지고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게 될 것을 주님은 예언하셨다 (눅 18:8). 믿는 사람이 아니라 “믿음” 즉 ‘성경적 믿음“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이 눅 18:8의 말씀이다.
누가복음 18:8에서는 “믿음” (he pistis)를 말하고 있다. “믿음” 이라는 단어 앞에 정관사 Greek feminine definite article 인 “he" 가 붙어 있음을 눈여겨보라. 오늘의 교회는 하나씩 둘씩 WCF에서 말하는 신조에서 떠나고 있다. 이제 교회마다 모든 참다운 성도는 WCF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를 바로 공부하여 무너져가는 기독교계를 바로 잡자. 개혁주의 신앙으로 돌아오자.
(고) Dr.김명도 목사, 교수
Philadelphia Westminster 신학교 졸업, M.Div. Th.M. (신약) D.Min.(변증학) 개혁장로회 신학교 학감 (RPS, L.A) 미국 개혁신학교(ARCS) 교장 (L.A ) 미국 L.A 소재 칼빈 신학교 대학원장. Tyndale International University 초대학장, 튤립신학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