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나라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고학력자가 많음은 물론, 21세기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정보 통신, 초고속 인터넷 최강국 등, 여러 분야에서 잠재력과 가능성이 돋보이는 나라로 세계의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한국이 만일 교육 분야에서 그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한국은 장차 여러 면에서 선진국은 물론, 21세기 세계를 주도하는 지도국중의 하나로 부상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특별히 기독교 가정교육의 중요성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한국의 역기능적 교육현실을 염려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은 공교육이 무너졌으며, 공교육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 우려 속에는 공교육에서 인성(人性)교육이나, 윤리, 도덕 등,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기본적 삶의 자세와 내용 등 전인(全人)교육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인은 세상교육의 순기능은 물론, 하나님의 성경말씀으로 무장된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오늘날 우리 자녀들이 가정과 교회를 통하여 바른 기독교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그들 자신의 개인적 삶은 물론, 이 시대에 그들을 통하여 이루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여기서는 우리의 가정교육을 돌아보면서 기독교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부모의 model됨의 필연성, 그리고 몇 가지 모델사례 등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려 한다.
가정교육의 중요성
성경은 많은 곳에서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부모의 교육적 사명에 대하여 말씀하고 있다. 신명기 6:4-9절은 그 대표적인 말씀 중 하나로, 먼저 부모가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뜻대로 살아야 함은 물론,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철저하게 하나님 말씀 교육에 전념할 것을 하나님의 절대적인 명령과 간절한 소원으로 우리에게 부탁하시고 있다. 따라서 성경적 자녀교육은 부모의 선택 사항이 아닌, 부모된 자 모두의 의무와 책임이며, 부모자신의 인생(人生)의 필수 사역이다.
아담 타락이후 하나님은 구원사역과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시고 역사(歷史)를 통하여 그 계획을 계속 진행해 오셨다. 구약에서 하나님은 부모와 선지자, 제사장들에게 교육사명을 주셨는데, 그 중에서 특별히 가정에서의 부모교육을 강조하셨다. 가정은, 자녀들의 기본적 교육장소이며, 최초의 인생학교이고, 부모는 자녀들의 가장 중요한 인생교사이다. 어린 자녀들의 인생(人生)이 시작되는 교육의 장(場)인 가정에서 사랑과 관심을 쏟는 부모를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며 하나님의 법도대로 사는 법을 자녀들이 배우지 못한다면, 장성한 후 어디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 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겠는가?
인간발달을 연구하는 교육학자나 심리학자들은, 한 사람이 일생(一生)을 살아 갈 성격이나 기본 인격형성의 85%정도가 6세 이전에 형성되며, 그 결정적인 역할은 부모에게 있다고 말한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런 중요한 자녀교육 사명을 받고도 자신들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하였음은 물론, 자녀교육에 실패하여 이스라엘 후손들이 부패와 타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을 향한 주변 강대국들의 침략이 계속되고, 이스라엘 왕을 위시한 귀족들과 일반백성들까지 무수한 사람들이 이방나라에 포로로 끌려가는 민족적 비극과 치욕을 이스라엘 민족은 겪게 되었다. 열왕기상하, 역대상하 등 구약 여러 곳에 이스라엘 민족의이런 고난과 비극의 역사가 나타나 있으며, 특별히 열왕기하 25:6-7절에서 시드기야왕 두 아들의 살해 사건과, 두 눈을 뽑히고 쇠사슬에 묶인 채 바벨론으로 끌려가는 시드기야왕의 처참한 모습은 하나님의 말씀교육에 실패한 이스라엘을 향하신 하나님의 비상교육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이런 성경의 교훈은 오늘 우리에게도 자녀교육에 대한 중요한 역사적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성경은, 성선설을 주장하는 일부교육학자나 심리학자들과는 달리, 인간의 전적타락과 부패성을 분명히 말씀하고 있다. 성인들에 비하여 그 타락과 부패성이 비교적 덜하다고 할 수 있는 어린이일지라도, 그 본성안에 내재하고 있는 인간의 죄성은 어려서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가정교육과 훈련, 어른들의 model됨을 통하여 생활 속에서 바르게 선도 받지 않으면 안된다.
가치관의 혼란과 물질만능주의, 극도의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성경적 인생관과 가치관을 자녀들이 배우지 못한다면 무신론적, 인본주의적 현대문화의 탁류 속에 우리자녀들이 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 부모들이 생활 속에서 자녀들의 모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지면관계로 몇 가지만 간단히 살펴보려 한다.
1. 성경말씀
크리스챤 부모는 성경을 알고 그 말씀대로 생활하는 모습 속에서 자녀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창조주(創造主) 되심과 인간의 피조물된 신분, 하나님 경외의 필요성 우주만물의 기원과 역사의 진행, 우주만물의 종말, 인간의 성공적이고 축복받는 삶의 비결 등 우주와 인생(人生)에 대한 모든 것이 기록된 인생교과서이다.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 선생은, '교육이란 근본적으로 기독교인이 되게 하는 것'(making Christian)이며, '성경진리를 자기 자녀에게 가르칠 수 없는 사람은 부모가 될 수 없다' 라는 준엄한 경고를 우리에게 하고 있다.
부모는 교회에서 예배와 설교, 성경공부를 통하여 성경을 알아야 함은 물론, 가정에서도 계속 성경을 읽으며 그런 삶의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잠 1:7)이며, "내가 주의 법을 어찌 그리 사랑 하는지요 내가 그것을 종일 묵상 하나이다"(시 119:97)라는 삶의 자세가 부모의 생활 속에 나타나야 한다.
2. 기도생활
또 다른 부모의 model됨은 기도생활이다. 생명체의 생명력(生命力)은 호흡에 있으며 호흡이 멎으면 생명체는 죽는다.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크리스찬의 영적 호흡이며, 기도를 통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사정을 하나님께 아뢰고 그의 도우심과 능력을 간구해야 한다. 세상은 우리 힘으로 불가능한 일들로 가득 차 있다. 특별히 우리 자녀들은 그들의 생활 공동체 속에서 무신론적(無神論的), 인본주의적(人本主義的) 문화와 날마다 접하고 있으며,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불안한 세상 속에 우리는 자녀들을 내보내고 있다. 성경과 역사를 통하여 우리는 기도로 자녀를 기른 많은 부모들을 만나게 되며, 그런 자녀들이 개인의 삶은 물론, 역사에 위대한 공헌을 하였던 사실도 깨닫게 된다.
3. 감사의 생활
'범사에 감사하는 삶'(살전 5:18) 역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감사'란 예상치 않았던 좋은 일, 기대 이상의 어떤 결과, 기쁘고 신나는 일, 남들의 축하와 경하를 받을만한 사건들이 우리 삶 속에 발생했을 때 표현하는 긍정적인 반응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성경적인 감사의 개념, 곧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감사는 다르다. 하나님은 문자 그대로 우리가 '범사에 감사'하기를 바라신다. 이 '범사'라는 단어 속에는, 기쁘고 축복받은 좋은 일들을 위시하여, 예기치 않았던 불행이나 불의의 사고, 질병, 고통 등, 인생의 부정적인 많은 요소들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감사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상식과 논리로 해석이불가능하지만, 성경은 상식과 논리를 초월하시는 하나님의 말씀과 섭리로 가득차 있다. 우리는 한 치 앞길도 모르는 유한한 시각으로 목전의 현실에 연연하며 인생(人生)을 살아가지만,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출생부터 호흡이 멎는 우리 생애의 마지막 순간까지의 일생(一生)을 한 눈에 조망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인간의 긍정적 부정적 모든 요소들이 합력하여 우리 생애에 선(善)을 이루도록 섭리하신다(롬 8:28). 어렵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항상 감사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부모의 의연한 모습은, 인생의 제 문제에 감사와 긍정적 시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성경적 인생관을 우리 자녀들에게 체득케 한다.
4. 검소한 생활
인간은 이 땅위에 빈손으로 왔지만 하나님은 햇빛, 공기, 물 등 자연의 혜택
으로부터, 매일의 일용할 양식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모든 필요를 채워 주신다. 물질생활에서 우리는 하나님께 드리는 십일조는 물론, 이웃과 더불어 나누며 베푸는 사명도 함께 받았다.
최근 소비성향적 문화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필요 이상의 과소비와 낭비 속에서 자신과 가정은 물론 국가적인 파탄까지 불러오고 있다. 최근 Card 빚 때문에 발생한 여성 살해 사건으로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일정한 소득도, 갚을 능력도 없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무절제한 과소비는 또 다른 비극을 암시하는 것 같아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 모두는 바른 물질생활과 물질관리를 가르치지 못한 부모와 사회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절약과 절제를 모르는 부모와 어른들의 과소비와 낭비는 자녀를 파멸로 이끄는 지름길이 된다.
교육국가로 세계에 알려져 있는 유대인들은, 어린이들이 글자를 터득하면 곧 바로 저금통장을 만들어 주어서 용돈을 은행에 예금하는 기쁨을 깨닫게 할 뿐 아니라, 매달 부모의 지도 아래 금전출납부를 쓰게 하여 어려서부터 금전의 가치와 중요성, 적절한 물질사용법을 가르친다. 따라서 유대인 자녀들은 '메이커'니 '명품'등 분수에 맞지 않는 물건 등에 전혀 관심이 없음은 물론, 금전은, 일차적으로 저축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고 한다.부모의 적절하고 검소한 물질관리와 사용은 자녀들의 일생에 산 교육으로 귀중한 인생자산(人生資産)이 될 것이다.
5. 칭찬과 격려
인간은 남여노소, 인종에 상관없이 누구나 칭찬과 격려받기를 좋아하며, 자신의 가치나 중요성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나 공동체 속에서는 엄청난 능력과 잠재력(潛在力)을 나타내게된다. 인간발달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보통 사람은 일생(一生)동안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의 10%를, 천재는 20% 정도를 계발하며 산다고 한다. 이것은 저능아로 낙인찍힌 아인슈타인, 에디슨, 피카소, 처칠 등 인류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들의 어린시절을 살펴보아도 알 수 있다. 저능아, 백치, 구제불능의 존재로 모두의 버림을 받았어도 부모의 격려와 칭찬, 적극적 동기 부여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고 깊숙이 잠재된 그들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폭발적으로 분출케 하는 원동력(原動力)이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세상에 보내실 때 누구에게나 그 개인 고유의 재능과 잠재력을 주셨다. 다만 그것들이 그 개인이 소속된 가정, 사회, 문화권 속에서 쉽게 발견, 계발될 수 있는지 아닌지의 차이성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이렇게 묻히고 감추어진 가능성과 재능은 특별히 가까이에서 함께 생활하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속에서 발견되고 계발되어야 하며, 부모들은 믿음과 신뢰로 이 가능성을 끝까지 믿고 도와주는 격려자가 되어야 한다.
다시 한번 성경적 자녀교육의 사명과 필연성, 부모의 model됨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모든 크리스챤 부모님들에게, 그리고 그 귀한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는 모든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한다.
유화자 교수(합동신학대학원 기독교교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