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 장 엘리후의 몰이해
• 34:1-4 엘리후가 말을 이어 가로되 지혜 있는 자들아 내 말을 들으며 지식 있는 자들아 내게 귀를 기울이라 입이 식물의 맛을 변별함같이 귀가 말을 분별하나니 우리가 스스로 옳은 것은 택하고 무엇이 선한가 우리끼리 알아보자
엘리후가 지혜 있는 자들과 지식 있는 자들에게 자기와 같이 모여서 스스로 옳은 것과 선한 것을 알아 보자고 하였다. 엘리후가 욥에게 말하다가 그 대상을 지혜 있는 자들과 지식 있는 자들에게로 옳긴 것은 욥의 문제를 객관적(客觀的)인 입장에서 공정하게 알아 보고 판단하자는 것이다.
엘리후가 선한 것을 알기 위해 공개적으로 토론(討論)하고 알아 보고자 한 것은 잘못이다. 그 이유는 각자가 자기의 깨닫고 있는 지식의 척도(尺度)에 맞추어 분별하려고 하기 때문이요. 또 인간의 지혜와 지식으로는 선한 것을 찾을 수 없고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과 영적 지혜로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린도전서 2:13에 "우리가 이것을 말하거니와 사람의 지혜의 가르친 말로 아니하고 오직 성령의 가르치신 것으로 하니 신령한 일은 신령한 것으로 분별하느니라"고 하였다. 신앙의 깊이와 성경을 아는 정도와 영이 자라난 정도에 따라 옳은 것을 아는 차이가 있다. 신앙이 어린 신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신앙이 장성한 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 34:5-9 욥이 말하기를 내가 의로우나 하나님이 내 의를 제하셨고 내가 정직하나 거짓말쟁이가 되었고 나는 허물이 없으나 내 상처가 낫지 못하게 되었노라 하니 어느 사람이 욥과 같으랴 욥이 훼방하기를 물 마시듯 하며 악한 일을 하는 자들과 사귀며 악인과 함께 다니면서 이르기를 사람이 하나님을 기뻐하나 무익하다 하는구나
엘리후가 욥의 깊은 신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욥을 비방하며 정죄하고 있다. 욥이 하나님께 징계받을 만한 죄를 범하지 않았는데 어찌하여 고난이 왔는지 알 수 없다고 전에 말한 적이 있다(13:18, 19:6; 27:2-3). 이것은 욥이 환난당하는 이유를 알지 못해 자기를 돌아보며 그원인을 찾느라고 한 말이었다. 그런데 엘리후는 이 말을 들어서, 욥이 스스로 의인이라고 말하며 하나님을 원망한다고 정죄하는 것이다.
훼방하기를 물마시듯 하며 욥이 하나님 훼방하기를 거침없이 한다는 것이다. 욥은 하나님을 훼방한 적이 없는데, 엘리후는 욥의 말을 뒤집어서 공격한 것이다.
악한 일을 하는 자들과 사귀며 악인과 함께 다니면서 욥은 악한 자들과 사귀지도 않고 악인과 함께 다닌 일도 없다. 그런데 엘리후는 욥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고 욥이 악한 사람과 같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훼방한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을 기뻐하나 무익하다 하는구나 사람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이 무익하다고 욥은 말한 적이 없다. 그런데 엘리후는 마치 욥을 하나님을 대적하고 있는 사람처럼 악한 사람으로 정죄하고 비방하고 있는 것이다. 신앙이 어린 자가 장성한 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의 표준(標準)과 다르면 쉽게 정죄하는것이 보통이다.
이런 사람은 어느 시대에나 있다. 예수님 때에도 유대인들은 할 수만 있으면 예수님의 말씀을 책잡아 예수님을 정죄하려고 하였다. 예수님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고 하였다(요 2:19-21). 이 말은 예수님이 성전된 당신의 몸이 십자가에 죽으셨다가 사흘만에 살아날 것을 의미하는 말인데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전을 헐겠다고 말했다고 책잡았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신령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정죄하였던 것이다. 또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책잡으려고 와서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문제에 대하여 물을 때에 예수님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고 답하시므로 바리새인들이 비방하지 못했다(마 22:21-22). 스데반도 회당에서 하나님의 지혜와 성령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때에 유대인들이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冒瀆)한다고 책잡고 돌로 쳐죽였다(행 6:10-14; 7:59).
• 34:10-12 그러므로 너희 총명한 자들아 내 말을 들으라 하나님은 단정코 악을 행치 아니하시며 전능자는 단정코 불의를 행치 아니하시고 사람의 일을 따라 보응하사 각각 그 행위대로 얻게 하시나니 진실로 하나님은 악을 행치 아니하시며 전능자는 공의를 굽히지 아니하시느니라
하나님은 절대로 악이나 불의를 행하지 않고 공의로 심판하며 사람의 행위에 따라 보응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엘리후가 바른말을 한 것이다. 그러나 엘리후가 이 바른말을 가지고 욥을 정죄하였다. 즉 욥이 죄가 있기 때문에 고난을 받는다는 것이다. 결코 불의를 행치 않는 하나님께서 왜 죄 없는 자에게 환난을 주셨겠느냐고 욥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욥이 당하는 고난은 죄로 인하여 온 것이 아니고 욥을 연단시켜 더 좋은 것을 주려고 하나님이 사랑으로 주신 것이다. 엘리후는 이 깊은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초보적 진리를 가지고 욥을 정죄하였다.
• 34:13 누가 땅을 그에게 맡겼느냐 누가 온 세계를 정하였느냐
하나님께서는 땅과 세계와 만물을 누구에게 받은 것이 아니고, 친히 창조하시고 당신의 뜻대로 다스려 나가신다는 것이다.
• 34:14-15 그가 만일 자기만 생각하시고 그 신과 기운을 거두실진대 모든 혈기 있는 자가 일체로 망하고 사람도 진토로 돌아가리라
하나님께서 만일 그 기운을 한 번 거두시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다 죽게 된다. 하나님이 우주의 원동력을 순간이라도 거두면 지구의 생물은 다 멸망한다. 엘리후가 이 말을 한 목적은 사람에게 환난을 주는 분은 하나님이신데 그 이유는, 반드시 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34:16-17 만일 총명이 있거든 이것을 들으며 내 말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공의를 미워하는 자시면 어찌 치리하시겠느냐 의롭고 전능하신 자를 네가 정죄하겠느냐
하나님은 공의로우시기 때문에 반드시 그 행한 대로 치리하시며, 의롭고 전능하신 분이기 때문에 잘못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욥이 죄가 없으면 벌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 34:18-20 그는 왕에게라도 비루하다 하시며 귀인들에게라도 악하다 하시며 왕족을 외모로 취치 아니하시며 부자를 가난한 자보다 더 생각하지 아니하시나니 이는 그들이 다 그의 손으로 지으신 바가 됨이니라 그들은 밤중 순식간에 죽나니 백성은 떨며 없어지고 세력 있는 자도 사람의 손을 대지 않고 제함을 당하느니라
하나님은 왕이 나 왕족이 나 귀 인이 나 부자들이 라도 죄를 지으면 책망하시고 벌하신다는 것이다. 권세나 부귀를 가진 자라고 해도다 하나님이 손으로 지으셨기 때문에(롬 13:1) 벌하고자 하면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다 죽일 수 있다. 히스기야왕 때에 유다를 쳐들어 온 앗수르 군사 18만 5천명을 하룻밤에 다 죽였다(왕하 19:35). 욥도 하나님 앞에는 그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 34:21-22 하나님은 사람의 길을 주목하시며 사람의 모든 걸음을 감찰하시나니 악을 행한 자는 숨을 만한 흑암이나 어두운 그늘이 없느니라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걸음을 다 아시며 심령 골수(心靈骨髓)를 다 뚫어 보시기 때문에 악을 행한 자가 숨을 곳이 없으며 결국 그 악행이 다 드러나 하나님께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욥이 악을 행했으므로 숨을 곳이 없고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 34:23-25 하나님은 사람을 심판하시기에 오래 생각하실 것이 없으시니 세력 있는 자를 조사할 것 없이 꺾으시고 다른 사람을 세워 그를 대신하게 하시느니라 이와 같이 그들의 행위를 아시고 그들을 밤 사이에 엎으신즉 멸망하나니
하나님은 세력 있는 자를 보아주지 않고 악을 행하면 지체하지 않고 심판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전지(全知)하시기 때문에 사람의 숨은 죄행도 다 아시므로 그 죄를 조사하거나 오래 생각하실 것 없이 즉시 심판하시고 의로운 자를 그대신 세우신다는 것이다. 왕을 폐하시고 세우시는 분과 모든 사람의 서는 것이나 넘어지는 것을 하나님이 주장하신다.
• 34:26-28 그들을 악한 자로 여겨 사람의 목전에서 치심은 그들이 그를 떠나고 그의 모든 길을 무관히 여김이라 그들이 이와 같이 하여 가난한 자의 부르짖욥이 그에게 상달케 하며 환난받는 자의 부르짖욥이 그에게 들리게 하느니라
권세 있는 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돌봐 주지 않고 하나님을 떠나 하나님의 모든 길을 등졌기 때문에 가난한 자들의 부르짖욥이 하나님께 상달하여 하나님께서 그 악한 권세 있는 자들을 여러 사람의 목전에서 쳐서 징벌하신다는 것이다.
그들을 악한 자로 여겨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자를 압제한 권세 있는 자를 악한 자로 여기신다.
그를 떠나고 권세 있는 자가 하나님을 떠난 것을 가리킨다.
그의 모든 길을 무관히 여긴다는 것은 권세자들이 하나님의 모든 길을 등지고 멀리한 것을 가리킨다.
• 34:29 주께서 사람에게 평강을 주실 때에 누가 감히 잘못하신다 하겠느냐 주께서 자기 얼굴을 가리우실 때에 누가 감히 뵈올 수 있으랴 나라에게나 사람에게나 일반이시니
하나님께서 의로운 자에게 평강을 주실 때에 누가 감히 잘못한 다고 말할 사람이 없고, 또 악한 자를 심판하실 때에 누가 감히 그 심판을 돌이킬 수 없고, 하나님께서 얼굴을 가리우실 때에 누가 감히 하나님을 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평강을 줄 자에게 평강을 주고, 심판할 자를 심판하시고 돌봐 줄 사람은 돌봐 주시고 돌봐 주지 않을 사람은 돌봐 주지 않으신다.
• 34:30 이는 사특한 자로 권세를 잡아 백성을 함해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께서 악한 권세 있는 자들을 꺾고 천한 자를 들어 높이는 것은 불의한 자가 선한 사람을 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 34:31-33 누가 하나님께 아뢰기를 내가 징계를 받았사오니 다시는 범죄치 아니하겠나이다 나의 깨닫지 못하는 것을 내게 가르치소서 내가 악을 행하였으면 다시는 아니하겠나이다 한 자가 있느냐 하나님이 네 뜻대로 갚으셔야 하겠다고 네가 그것을 싫어하느냐 그러면 네가 스스로 택할 것이요 내가 할 것이 아니니 너는 아는 대로 말하라
하나님께 징계를 받을 때에 다시는 악을 행치 않고 범죄하지 않겠다고 회개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신다는 것이다. 그런데 욥은 자기가 행한 죄대로 보응(報應)을 받으면서도 하나님이 주신 징계를 싫어하며 죄를 회개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욥이 죄를 회개만 하면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시고 환난을 거두어 주실 것인데 회개하지 않고 고난만 싫어한다고 책망한 것이다.
하나님이 네 뜻대로 갚으셔야 하겠다고 네가 그것을 싫어하느냐 욥은 하나님께서 자기 뜻에 맞도록 행하여 주시기만 원하고 있고 하나님이 징계로 주신 고난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욥은 자기가 당하는 고난의 원인을 알지 못하여 찾느라고 애쓴 것뿐이다.
그러면 네가 스스로 택할 것이요 내가 할 것이 아니니 엘리후는 욥이 옳지 않은 소원을 택하려면 스스로 택하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욥의 그런 사상에는 동의(同意)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34:34-35 총명한 자와 내 말을 듣는 모든 지혜 있는 자가 필연 내게 이르기를욥이 무식하게 말하니 그 말이 지혜 없다 하리라
엘리후는 총명(聰明)있는 자와 지혜 있는 모든 자가 자기의 말을 찬성할 것이요 욥은 무식한 자라고 말할 것이라는 것이다. 엘리후는 자기가 지금가지 욥이 깨닫지 못한 점을 말했는데, 그 말을 모든 총명있는 자들도 다 찬성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34:36 욥이 끝까지 시험받기를 내가 원하노니 이는 그 대답이 악인과 같욥이라
엘리후는 자기가 바른 말을 해주어도 욥이 깨닫지도 못하고 회개하지도 않고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으므로 끝까지 시험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욥은 자기가 특별히 지은 죄가 없는데 왜 환난을 당하는지 그 원인을 알려고 하나님께 부르짖은 것인데 엘리후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주장만 세워 회개하지 않는다고 욥을 “미련한 자”, “악인”, “끝까지 고난받아야 마땅한 자”라고 저주한 것이다.
• 34:37 그가 그 죄 위에 패역을 더하며 우리 중에서 손뼉을 치며 하나님을 거역하는 말을 많이 하는구나
욥이 죄 위에 패역을 더하고 손빽을 치며 하나님을 거역하는 말을 한다고 엘리후가 비난하였다.
손뼉을 치며 하나님을 거역하는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은 욥이 친구들의 말을 업신여기는 태도로 의기 양양하게 합당치 않은 자기 주장만 하며 승리의 개가(凱歌)를 부르듯이 말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욥은 그렇게 하지 않고 끝까지 참으면서 믿음으로 자기의 의를 지켜나간 것이다. 하나님은 욥을 의롭게 여기고, 신약 성경에도 욥의 의와 인내를 기록하여 만대(萬代) 성도들의 본을 삼았다(약 5:11). 바른 신앙을 가지고 바른 진리를 지켜 나아가면 일시적으로는 오해하는 사람이 악평하고 정죄하지만, 나중에는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그 옳은 것을 알게 해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