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 장 엘리바스의 책망
• 15:1-2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대답하여 가로되 지혜로운 자가 어찌 헛된 지식으로 대답하겠느냐 어찌 동풍으로 그 품에 채우겠느냐
엘리바스는 욥의 세 친구 중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다. 그는 두 번째 변론(辯論)을 하면서 욥을 심한 어조(語調)로 공격한다.
헌된 지식은 "바람과 같은 지식"으로 근거 없는 허황(虛荒)된 지식을 가리킨다.
동풍은 근동 지방의 시리아나 북아라비아 사막 지대에서 부는 더운 바람으로 곡식에 큰 손해를 준다. 이같이 욥의 말이 유익이 없고 도리어 해를 준다는 뜻이다.
그 품에 채우겠느냐 욥의 마음 속에 동풍과 같이 유익이 없는 헛된 말로 가득차 있다는 뜻이다.
• 15:3 어찌 유조치 아니한 이야기, 무익한 말로 변론하겠느냐
유조(有助)치 아니한 이야기는 쓸데없는 말이 라는 뜻이다. 무익한 말은 가치 없는 말을 가리킨다. 욥은 무용하고 무익하여 도움이 되지 못하는 말을 한다고 엘리바스가 비방했다. 이것은 엘리바스가 욥의 신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의 정도에서 욥을 판단하고 비방하는 말이다. 엘리바스는 연장자이지만 욥이 특수한 상황에서 고난받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자기의 얕은 진리대로 욥을 비방했다.
• 15:4 참으로 네가 하나님 경외하는 일을 폐하여 하나님 앞에 묵도하기를 그치게 하는구나
욥에 환난을 받는 것이 죄 때문이 아니라고 변명하며 의인도 고난받을 때가 있고 악인이 형통할 때도 있다고 한(12:4-6) 것을 엘리바스가 반박하여 "그러면 누가 하나님을 섬기겠는가" 하는 뜻으로 말했다. 엘리바스의 생각에는 의인이 잘되고, 죄인은 벌받는다고 해야 하나님을 잘 섬기겠는데 욥이 반대로 말하므로 엘리바스가 욥을 비방하는 말이다.
묵도(黙禱)하는 것은 기도한다는 뜻인데, 엘리바스가 하나님 앞에서 경건하게 기도하는 것을 욥이 방해한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강도의 장막이 형통하고 의인이 재앙받는다고 하였기 때문이다(12:6).
• 15:5-6 네 죄악이 네 입을 가르치나니 네가 간사한 자의 혀를 택하였구나 너를 정죄한 것은 내가 아니요 네 입이라 네 입술이 너를 쳐서 증거하느니라
의인이 환난을 받고 악인도 세상에서 잘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욥이 스스로를 정죄했다는 것이다. 죄가 없이 환난받는다고한 그 말은 틀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말은 간사한 말이요, 하나님 경외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말이요, 기도하기를 그치게 하는 말이요, 그것은 동풍과 같은 무익한 말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욥을 이렇게 핍박하고 아주 죄인으로 몰아쳤다. 어느 시대에나 얕은 신앙을 가진 사람은 깊은 신앙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죄인으로 취급한다.
• 15:7-10 네가 제일 처음 난 사람이냐 산들이 있기 전에 네가 출생하였느냐 하나님의 모의를 네가 들었느냐 지혜를 홀로 가졌느냐 너의 아는 것이 무엇이기로 우리가 알지 못하겠느냐 너의 깨달은 것이 무엇이기로 우리에게는 없겠느냐 우리 중에는 머리가 세기도 하고 연로하기도 하여 네 부친보다 나이 많은 자가 있느니라
엘리바스는 욥이 인류 최초의 사람도 아니며 하나님의 지혜를 직접받는 자도 아닐 뿐만 아니라 친구들보다 어리다는 것을 예로 들어 욥의 지식과 경험을 경시(輕棍)하였다. 이 말은 늙은 사람이 지혜와 인품에 있어서 젊은 자보다 월등하다는 것이다. 레위기 19:32에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 라"고 하였다. 이 말은 노인이 경험이 많아 젊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존경하며 순종하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신앙에 있어서는 젊어도 영적 세계에 들어가 진리를 많이 터득하고 영적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많이 있다.
제일 처음 난 사람은 아담을 가리키고, 산들이 있기 전이란 창조 전이라는 뜻이다.
• 15:11 하나님의 위로와 네게 온유하게 하시는 말씀을 네가 어찌 작다 하느냐
엘리바스는 욥에게 친구들이 주는 하나님의 위로와 온유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달게 받지 않는다고 책망하였다. 왜냐하면 엘리바스와 그의 친구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위로했고 하나님이 시키는 대로 말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욥에게 괴로움만 더하여 주었다. 어찌 작다 하느냐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는 위로를 욥이 업신여긴다는 뜻이다.
• 15:12-13 어찌하여 네가 마음에 끌리며 네 눈을 번쩍여 네 영으로 하나님을 반대하고 네 입으로 말들을 내느냐
마음에 끌리며 흥분한다는 뜻이다. 눈을 번쩍인다는 것은 눈을 부릅뜬다는 뜻이다. 네 영으로 하나님을 반대하고 욥이 고난받으면서도 자기가 의롭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반대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 15:14 사람이 무엇이관대 깨끗하겠느냐 여인에게서 난 자가 무엇이관대 의롭겠느냐
엘리바스는 인간이 전적으로 부패하였음을 말하고 있다. 엘리바스는 4:17-19에서도 "인생이 어찌 하나님보다 의롭겠느냐 사람이 어찌 그 창조하신 이보다 성 결하겠느냐 하나님은 그 종이라도 오히려 믿지 아니하시며 그 사자라도 미련하다 하시나니 하물며 흙집에 살며 티끌로 터를 삼고 하루살이에게 라도 눌려 죽을 자이겠느냐"라고 하였다. 욥도 14:1-4에서 "여인에게서 난 사람은 사는 날이 적고 괴로움이 가득하며 그 발생함이 꽃과 같아서 쇠하여지고 그림자같이 신속하여서 머물지 아니 하거늘 이와 같은 자를 주께서 눈을 들어 살피시나이까 나를 주의 앞으로 이끌어서 심문하시나이까 누가 깨끗한 것을 더러운 것 가운데서 낼 수 있으리이까 하나도 없나이다"라고 하였다.
여인에게서 난 자는 하나님께서 여인에게 죄값으로 해산하는 수고를 주셨는데(창 3:16), 그러한 여인에게서 난 자가 깨끗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 15:15-16 하나님은 그 거룩한 자들을 믿지 아니하시나니 하늘이라도 그의 보시기에 부정하거든 하물며 악을 짓기를 물 마심같이 하는 가증하고 부패한 사람이겠느냐
거룩한 자는 성도들이 아니라 천사들을 가리킨다. 천사라도 허약하고 신뢰할 수 없는 존재이므로 하나님은 그들을 믿지 않으신다.
하늘이라도 그의 보시기에 부정하거든 물질적인 하늘을 가리 키는데, 그 하늘이라도 하나님 보시기에는 깨끗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연만물이 다 부패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악행을 물마시듯 하는 사람이야 얼마나 하나님 앞에 가증하고 부패하겠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엘리바스는 욥을 가증하고 악하고 부패한 자로 취급하였다.
• 15:17-18 내가 네게 보이리니 나를 들으라 내가 본 것을 설명하리라 이는 곧 지혜로운 자들이 그 열조에게서 받아 숨기지 아니하고 전하여 온 것이라
엘리바스가 고전적 교훈,즉 옛날의 지혜로운 자들이 말한 것을들어 욥이 당하고 있는 고난의 근본 원인을 깨닫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20-24절까지이다.
• 15:19 이 땅은 그들에게만 주셨으므로 외인은 그들 중에 왕래하지 못하였었느니라
이 땅은 그들에게만 주셨다는 것은 전통적 바른 교훈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었다는 뜻이다. 외인은 그들 중에 왕래하지 못하였었느니라 고전적 바른 교훈은 외래의 풍조(風潮)나 사조(思潮)에 물들지 않는 순수하고 참된 교훈(敎訓)이라는 뜻이다. 전통적으로 전달되어 내려온 바른 교리는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엘리바스가 그 교훈을 이용하여 욥을 정죄한 것은 잘못이다.
• 15:20 그 말에 이르기를 악인은 그 일평생에 고통을 당하며 강포자의 햇수는 작정되었으므로
옛 교훈에 따르면 악을 행한 사람은 일평생 고통을 당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악을 행하면 망한다는 교훈은 옛부터 내려온 경험적 지식이다. 그러나 일평생 고통을 당한다는 것은 과장(誇張)된 표현(表現)이다.
강포자의 햇수는 작정되었으므로 강포한 자는 망할 날이 작정 되었다는 뜻이다. 또 그의 날이 길지 못하다는 뜻도 있다.
• 15:21-22 그 귀에는 놀라운 소리가 들리고 그 형통할 때에 멸망시키는 자가 그에게 임하리니 그가 어두운 데서 나오기를 바라지 못하고 칼날의 기다림이 되느니라
악하고 강포를 행하는 자의 귀에는 무서운 소리가 들려오고 그가 형통할 때에 약탈자나 공의의 심판자가 와서 파괴시킨다는 뜻이다. 악한 자는 어두운 죄악 가운데서 벗어날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칼날의 기다림이 되느니라 악한 사람에게는 심판이 기다린다는 뜻이다.
• 15:23 그는 유리하며 식물을 구하여 이르기를 어디 있느냐 하며 흑암한 날이 가까운 줄을 스스로 아느니라
그는 유리(流離)하며 식물을 구하여 악한 자는 이리저리 방황하며 먹을 것을 구걸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욥이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모든 것을 잃고 궁핍에 처하게 된 것을 암시하는 말이다.
흑암한 날이 가까운 즐을 스스로 아느니라 악한 자는 벌받을 날이 온 줄을 양심이 스스로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 15:24 환난과 고통이 그를 두렵게 하며 싸움을 준비한 왕처럼 그를 쳐서 이기리니
엘리바스가 욥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욥은 죄값으로 환난과 고통을 받고 두려워하고 있으며(4:7; 11:6),왕이 침략꾼을 끌고 쳐들어오는 것처럼 멸망시키는 자가 욥을 엄습(掩襲)해 온다는 것이다.
• 15:25-29 이는 그 손을 들어 하나님을 대적하며 교만하여 전능자를 배반함이니라 그는 목을 굳게 하고 두터운 방패로 하나님을 치려고 달려가나니 그 얼굴에는 살이 찌고 허리에는 기름이 엉기었고 그는 황무한 성읍, 사람이 살지 아니하는 집, 돌무더기가 될 곳에 거하였음이니라 그는 부요하지 못하고 재산이 항상 있지 못하며 그 산업이 땅에서 증식하지 못할 것이며
여기서는 악인이 어떤 자인가를 말해 준다.
첫째,, 하나님을 대적하며 배반하는 자이다. 하나님을 배반하여 떠나는 자는 교만한 자이며 그는 아무리 강하다고 할지라도 그 결국이 비참하게 된다(25절). 목을 굳게한다는 것은 마음을 강팍하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두터운 방패로 하나님을 치려고 달려가나니 그 교만과 타락의 정도가 얼마나 심한가를 나타내는 표현이다(26절).
둘째, 불의한 이득으로 얼굴에는 살이 지고 허리에는 기름이 얻긴 자이다. 악한 자들이 불의한 이득으로 부요해져서 얼굴이 살지고 허리에 기름이 엉긴 것이다. 이들은 잡아먹을 짐승과 같다(27절).
셋째, 안식처와 축복의 자리를 떠난 자이다. 악한 자들이 부귀 영화를 누리지만 그들은 황무한 성읍, 사람이 살지 않는 집, 돌무더기가 될 곳에 거하는 자와 같아서 심령이 쓸쓸하고 곧 멸망하게 된다는 것이다(28, 29절).
• 15:30 흑암한 데를 떠나지 못하리니 불꽃이 그 가지를 말릴 것이라 하나님의 입김에 그가 떠나리라
흑암한 데를 떠나지 못하리니 이것은 악한 생활을 떠나지 못하고 소망이 없이 산다는 것이다. 이런 자는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망하게 된다. 불꽃은 하나님의 진노를 가리킨다. 하나님의 입김에 그가 떠나리라 하나님의 심판으로 사라지고 말 것을 가리킨다.
• 15:31 그는 스스로 속아 허망한 것을 믿지 말 것은 허망한 것이 그의 보응이 될 것임이라
하나님을 떠나 악을 행하는 사람은 허망한 것이 그의 보응이 된다. 허망한 것은 무가치한 것을 가리킨다. 사람은 무가치한 것을 신뢰하지 말고 하나님만 믿고 그 말씀만 의지하고 나아가야 한다.
허망한 것을 믿지 말 것은 무가치한 것을 믿지 말라는 뜻으로 악인이 형통하고 의인이 고난받는다는 생각은 허망한 것이므로 그것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 15:32 그의 날이 이르기 전에 그 일이 이룰 것인즉 그 가지가 푸르지 못하리니
그의 날이 이르기 전 악인의 소망의 날이 이르기 전을 가리킨다. 그 일이 이를 것은 그 보응이 온다는 것이다. 가지가 푸르지 못하리니 망하게 된다는 뜻이다.
• 15:33 포도 열매가 익기 전에 떨어짐 같고 감람 꽃이 곧 떨어짐 같으리라
이것은 번창하지 못하며 성공되기 전에 실패한다는 뜻이다.
• 15:34 사곡한 무리는 결실이 없고 뇌물을 받는 자의 장막은 불탈 것이라
불의한 무리는 성공하지 못하고 뇌물을 받는 자의 장막은 반드시 심판받아 망한다는 것이다.
• 15:35 그들은 악한 생각을 배고 불의를 낳으며 마음에 궤휼을 예비한다 하였느니라
악한 자들은 마음에 궤흘을 품고 있다가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궤휼은 거짓으로 속이는 일이다. 그들은 거짓으로 불의를 행하다가 얼마 안 가서 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