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맥아더 목사님과의 첫 인연은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버지는 당시 용인의 작은 시골 교회였던 유평교회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목사로 성도를 섬기셨고, 성경에 충실한 설교를 성도에게 제공하겠다는 열정 하나로 절대 쉽지 않았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서울까지 올라가서 존 맥아더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를 많이 복사해 오곤 하셨습니다. 차에서 그 테이프를 듣다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계속해서 호통치는 남자가 누구인지 그땐 잘 몰라서 “아빠,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화가 나 있어요?”라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는 <존 맥아더 성경 연구: John MacArthur’s Bible Studies>라는 소책자도 많이 얻거나 구매하셨는데, 이 시리즈를 통하여 설교의 개요를 파악하고 가르치는 데 많은 유익을 얻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유평교회에서 35년의 사역을 모두 마치시면서, 다음 세대 일꾼을 반드시 존 맥아더 목사님이 총장으로 섬기던 마스터스 신학대학원에서 훈련하기를 원하셨는데, 하나님의 은혜와 부르심으로 한국 땅에서 마스터스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하여 유학을 떠난 첫 번째 학생이 되었습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마스터스 신학대학원 그리고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를 다니면서, 총장이자 목사인 존 맥아더 목사님을 제법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였습니다. 물론 제가 보고 배운 것은 성경 교리이고 성경적인 교회를 이루기 위하여 분투하는 착하고 충성된 교회였지만, 이를 위하여 충성스럽게 가르치고, 자신이 가르치는 것을 삶으로 살아내는 일꾼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게 된 것은 저에게 큰 특권이자 은혜였다고 생각합니다. 56년간 섬기던 교회를 떠나 주님 품에 안기신 목사님을 생각하니, 진한 아쉬움과 함께 “형제들아 너희는 함께 나를 본받으라”라고 말한 사도 바울처럼(빌 3:17),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키신 목사님의 본을 따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겠다는 굳은 결단과 함께 그동안 간절히 닮기를 원했던 존 맥아더 목사님의 설교와 목회의 핵심 원칙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꺼내봅니다.
충성스러운 주의 종은 진리를 타협하지 않는다
40주년 목회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존 맥아더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그레이스 교회의 성장과 부흥의 비법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하여 우리 교회를 방문합니다. 그리고 제게 그 비법이 무엇인지 직접 묻기도 합니다. 저는 그러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 비법은 바로 진리입니다!’” 진리를 추구하지 않는 목사가 어디에 있을까요? 그러나 많은 목회 현장에서, 교회 안팎의 여러 세력으로부터, 진리를 타협하게 만드는 압력과 유혹과 회유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존 맥아더 목사님은 그레이스 교회에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시 교회의 실세였던 장로 자녀의 결혼을 집례하여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메지 말라”는 말씀을 어기고 불신자와 결혼하는 성도의 결혼을 집례하여 축복하는 것과 교회 건물을, 죄를 축복하는 자리로 만드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힌 대가로 목사님은 나머지 장로들이 목사님의 퇴임을 논의하는 회의실 옆 공간에서 그들의 최후통첩을 기다리면서 인내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그들은 목사님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이를 불쾌하게 여긴 장로가 많은 성도를 이끌고 나가버렸습니다. 이것은 진리를 타협하지 않을 때 목사님이 겪으셔야 했던 여러 고난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방송과 신문 매체가 목사님의 지극히 보수적인(성경적인) 가르침을 시대착오적 주장이나 문자주의에 빠진 외골수적 가르침으로 폄훼하고, 목사님이 진리에 더욱 확고히 서려고 하면 할수록, 성경을 굳게 붙들고 오직 성경만을 전하려고 하면 할수록, 비방과 조롱과 모욕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코로나 때는 정부의 탄압과 규제에 맞서 삶에 필수적인 예배를 고수하려고 했는데, 분별이 다른 성도들 심지어 동역자들까지 교회를 떠났습니다. 저는 존 맥아더 목사님의 성경 분별에 오류가 전혀 없다거나 그분이 해석한 성경 구절의 의미만이 진리라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먼저 소천하신, 맥아더 목사님의 절친 R. C. 스프로울 목사님이 어떤 강연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존 맥아더 목사님은 성경이 과연 그러한가 연구하여 지금까지 수십 년간 주장해 왔던 분별과 해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즉시 성경에 굴복할 사람’이라는 믿음을 지난 56년의 설교와 목회를 통하여 보여주었습니다.
성경은 그분이 가지고 있는 진리에 관한 신념을 결정하는 유일한 권위였습니다. 10년의 짧은 목회 경험을 통하여 저는 이제 진리를 타협하게 만드는 압박이 얼마나 크고 위험한지, 때로 얼마나 큰 대가와 깊은 상처를 감수해야 하는지 체감합니다. 그러나 존 맥아더 목사님을 생각하면서, 그리고 목사님이 간절히 본받기를 원했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생각하면서, 절대로 진리를 타협하지 않겠다고 결단합니다.
펌글: 조정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