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새로운 복음 전도 전략을 말하려는 글이 아니다. 전략과 방법에 대한 글은 이미 수없이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방법이 계속 실패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왜 이러한 실패가 계속되는 것일까? 전략의 부재 때문일까?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축소되었기 때문일까? 전 세계 교회를 하나로 묶는 통합 조직이 없어서일까? 세상이 너무도 악해서일까? 그러나 전략이나 방법이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현대 교회가 복음 전도에 계속 실패하는 진짜 이유는, ‘하나님의 능력’과 ‘복음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다. 하나님께 등을 돌린 채, 자꾸 이런저런 방법에만 의존하니 열매가 맺히지 않는 것이다. 복음 전도가 잘 되지 않는 문제의 본질은 우리가 하나님을 떠난 것에 있다.
「너는 일어나 백성을 거룩하게 하고 그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는 내일을 위하여 스스로를 거룩하게 하여라.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같이 말씀하신다. 이스라엘아, 너희 가운데 진멸할 것이 있으니, 그 진멸할 것을 너희 가운데서 제거하기 전에는 너희가 너희 원수 앞에서 대항할 수 없을 것이다(수 7:13).’」
현대 교회에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임재가 없다. 그분의 위엄, 영광, 권세, 능력이 있어야 할 자리에 온갖 프로그램, 조직, 심리학 기법, 세속 문화가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우상을 제거하고 돌이켜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분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 15:5). 그런 의미에서 현대 교회는 복음을 전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현대 교회의 영적 상태는 참으로 심각하다. 거짓 교리와 체험, 세속 문화에 깊이 빠진 명목상의 신자가 교회의 주류 세력을 이루고 있다. 아무리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자고 외쳐도, 그들은 우상을 꼭 끌어안고서 밑으로 한없이 가라앉고 있다.
세상의 눈치를 살피며 듣기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데 여념이 없다. 지역 사회를 위하는 교회, 봉사하는 교회, 행복하고 건강한 교회, 품격 있는 교회라고 홍보하면서 한 명이라도 더 끌어모으려고 한다. 강단에서는 그렇게 모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아 흩어질까 염려하면서 누구나 듣기 좋아하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그렇게 교회는 세상과 전쟁을 치르기는커녕, 한통속이 되고 말았다.
그 결과, 누군가 진리로 교회의 부패와 모순을 드러내는 일을 하면, 교회는 곧장 내부 투쟁이라는 격렬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세상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별일도 아닌 걸로 또 싸운다’라고 생각한다.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버린다.
현대 교회는 그런 세상의 반응에 재빨리 대처한다. 잘못된 것도 일단 그냥 묻어 두고 서로 연합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한편, 진리를 말하는 사람을 분열하기 좋아하는 위험분자로 낙인찍는다. 그렇게 그들을 고립시켜 스스로 무너지게 한다. 그래서 현대 교회는 교회를 다녀도 진리를 거의 들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렇게 교회가 영적으로 쇠퇴하자 세상의 타락에도 속도가 붙었다. 절대 진리를 부정하는 포스트 모더니즘, 무신론, 신좌익 공산주의, 페미니즘 사상이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이러한 문화 퇴보·파괴 현상이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세상이 그러한 변화를 문명의 자살행위가 아닌, 진정한 진보와 혁신의 과정이라고 여긴다는 점이다. 나아가, 절대 진리를 계속 믿고 보편 가치를 붙드는 참 교회를 증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세상은 교회를 무너뜨려 소멸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이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면, 거리에 나가 복음을 전해보라. 젊은이들에게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멸망한다는 전도지를 나눠주어 보라. 그나마 조용히 쓰레기통에 버려진 전도지를 보게 되면 다행일 것이다. 싸늘한 멸시의 눈초리와 함께, 여기저기 나뒹굴며 행인들의 발에 짓밟히는 전도지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현대 젊은이들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을 ‘하등한 미개인’처럼 바라본다. 현대 사회는 교회를 암적 존재로 취급하면서 사회의 공적 영역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길을 차단하고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천대와 멸시와 박해가 거룩함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교회의 천박함과 이중성을 역겨워하고 조소하면서 그런 일을 하고 있다.
좌익 세력은 그러한 반감을 원동력으로 삼아, 사회의 모든 영역에 교회를 조롱하며 멸시하는 문화를 퍼뜨리고 있다. 나아가, 그러한 문화 안에서 결실한 반(反)기독교 이데올로기를 참 복음으로 위장하여 교회 안으로 열심히 들여보내고 있다.
다시 말해, 복음의 기초를 철저하게 무너뜨리고 파괴하여 교회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참 놀랍게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목회자, 신학자, 성도가 이 독약을 먹고 비틀거리면서 교회의 자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탄의 활동
이 모든 현상 뒤에는 사탄의 활동이 있다. 사탄은 이 세상 임금이요, 주님과 원수인 악한 영이다. 그는 역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멸망이 진정한 진보라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여 믿지 않는 자들의 마음을 어둡게 해서 하나님의 형상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복음의 광채를 보지 못하게 한다(고후 4:4). 허상(虛像)을 따라 내면에 몰입하고, 감각을 좇게 하며, 양심을 무뎌지게 해서 십자가 복음의 진리를 찾지 않게 한다. 또한, 그런 사람들이 교회와 사회의 주류 세력이 되어 복음의 빛을 잘 차단하도록 그들에게 재물과 권력과 명예를 최대한 지원해준다. 사탄은 그런 방식으로 천하보다 귀한 사람의 영혼을 계속 약탈해간다.
「때가 이르면 사람들이 바른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욕망을 따라 귀를 즐겁게 하려고 자신들을 위하여 선생들을 많이 끌어모을 것이다. 또 그들은 그 귀를 진리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따를 것이나(딤후 4:3)
성령께서 밝히 말씀하시기를 “후일에 어떤 이들이 믿음에서 떠나, 속이는 영들과 악령들의 가르침을 따를 것이다.”라고 하시니, 그러한 가르침은 자기 양심에 화인이 찍힌 거짓말쟁이들의 속임수에서 나오는 것이다(딤후 4:1). 사탄은 현재 문화, 철학, 평등, 화합이라는 가면을 쓰고서 교회와 사회 깊숙이 침투해서 진리를 파괴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강제개종 금지법, 종교인 과세 등 다시는 교회가 일어설 수 없도록 날 선 칼을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교회는 잠든 삼손처럼 태연자약하다.
발체: 리폼드 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