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쯤 담임 목사가 될 수 있을까?”
어느 교단 신학대학원 모 교수가 강의 중 학생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다. “본인들이 성도로써 이사를 가게 되어 교회를 찾을 때, 어떤 교회로 갈 것입니까?” 목사후보생들은 솔직하면서도 다양한 대답을 내놓았다. 주일학교나 중고등부가 잘 되는 곳, 소그룹이나 제자훈련 시스템이 좋은 곳, 목사님의 설교가 좋은 곳, 주차 시설이 여유로운 곳, 교회 앞마당이 이쁜 곳 등등 그리고 미자립 개척교회도 대답 중 하나였다. 교수는 이어서 질문을 했다. “교육부서가 잘 되고, 신앙 훈련 시스템도 좋다는 말은 교육부서 담당 교역자가 있다는 말이죠?” 대답은 “그렇다” 였다.
교수는 다시 질문을 했다. “그렇다면 부교역자들도 있고, 주차 시설도 여유롭고, 교회 앞마당도 이쁜 교회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목사후보생들은 “최소 300명 이상? 500명 이상?”이라고 대답했다. 교수의 마지막 질문이 이어졌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교회는 바로 여러분이 담임하고 싶은 교회 아닙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그렇다” 였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가지고 일반화하고자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목사 후보생들이 생각하는 교회에 대한 이미지의 한 단면을 볼 수는 있다. 대부분이 자신이 부교역자로 섬기는 교회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교회를 생각한다.
부목사는 담임목회에 대한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간과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부목사들은 그들을 청빙하여 생활비를 지급할 수 있는 교회에서 주로 사역을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목사후보생일 때 상대적으로 교인 수가 적은 교회에서 사역을 하기도 하지만, 졸업 후 전임 사역자가 된 이후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전임사역자에게 사례비와 사택을 제공할 수 있는 교회에서 사역을 하게 된다.
부목사의 경우 담임목사를 보좌하며 목회를 배우고 동역할 때 담임목사로부터 배울 점과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을 더하여 그 이상의 교회를 기대한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담임목회를 자신을 향한 상향 평가에 근거하여 꿈을 꾼다. 이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소위 지방에 위치한 교회들이 겪고 있는 부교역자 청빙난이다. 부목사들이 지방의 교회뿐 아니라 광역시 내에 위치한 100-200여명 규모의 교회 역시도 기피한다. 담임목사님들 사이에서 ‘부교역자 구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은 점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앞서 모 교수가 질문한 “본인들이 성도로써 이사를 가게 되어 교회를 찾을 때, 머릿속으로 그리는 교회 혹은 출석하고픈 교회는 어떤 교회입니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들을 청빙하여 담임목사의 목회에 동역할 수 있도록 하는 교회들이 비교적 큰 교회들이고, 담임목사가 되기 전까지 그런 교회에서 사역을 하다 보니, 이왕이면 큰 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지속하려고 하고, 심지어 규모가 작은 교회는 교회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적당한 교회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런 작은 교회를 가려고 하느냐? 밑져야 본전인데 큰 교회 이력서 한 번 넣어 봐라!”가 수십에서 수백통의 청빙지원서 결과를 낳았다.
누구나가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은 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고, 자신은 잘 할 것이라 확신한다. 그 생각이 그대로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하지만 교세가 줄어들고, 교회는 노령화되고, 저출산으로 인해 다음 세대가 없는 시대에, 교회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도 변해야 한다. 만약 30세에 목사 안수를 받아, 50세에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는다고 한다면, 우리는 70세 은퇴 전까지 20년 담임목회를 위해 20년의 준비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리고 부목사 10년 사역으로 배우는 것이 담임목사 1년 사역으로 배우고 깨닫는 것보다 적다는 선배 목사의 말은 진정 새겨들어야 한다. 그 준비와 훈련의 시간을 잘 채워가야 할 숙제가 미래에 담임목사가 될 분들에게 있다. 진정 준비된 목사들을 통해 고신 교단 내 모든 교회들이 많은 열매를 맺기를 소망한다.
정찬도 목사 (주나움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