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마 16:6).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고 경계하라’가 헬라어 원문의 더 적절한 번역이라고 봅니다.
“누룩”으로 번역된 헬라어 ‘zume’는 반죽 덩이를 부풀게 하는 효모를 뜻하는데 비유적으로 쓰일 때는 주위로 번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적은 양의 무언가를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마 13:33). 이 말씀에서는 “누룩”이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지만 대다수의 경우 비유적으로 쓰인 ‘누룩’은 부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즉, 주위로 번져 전체를 부패시키거나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적은 양의 무언가를 말합니다. 앞서 본 말씀 “삼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의 “누룩”은 당연히 이 후자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은 당시의 두 주요 종교 지도자 그룹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율법 준수에 엄격한 종교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모세의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자신들도 그렇다고 자부했지만 실제 그들은 율법을 외형적으로 지키는 데에 그쳤고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보다는 장로들의 전통을 더 중시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며 그들을 신랄하게 비판하신 바 있습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도다”(마 23:23a). 박하와 회향과 근채와 같은 사소한 것들의 십일조를 바치는 외형적인 준수는 철저히 하면서 율법의 더 중요한 요소들인 정의와 자비와 신의는 무시했다는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은 그러면서도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했습니다(눅 18:9).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들의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마 5:20).
예수님의 제자들이 왜 장로들의 전통을 어겨 빵을 먹기 전에 손을 씻지 않냐고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님께 힐문하자(마 15:1-2)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너희는 어째서 너희의 전통 때문에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느냐? 하나님께서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라고 하셨고, ‘누구든지 자기 부모를 저주하는 사람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러나 너희는 누가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내가 드려 도움이 될 것이 하나님께 드릴 예물이 됐습니다’ 하고 말하면 자기 부모를 공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니 너희 전통을 핑계로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 이 위선자들아!
사두개인들은 권력과 재력을 가진 세속적인 상류층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제사장 가문 출신과 산헤드린 공회원이 많았습니다. 사두개인들은 모세 오경만을 받아들이고 구약의 다른 책들은 배척했습니다. 그들은 “부활도 없고 천사도 없고 영도 없다”(행 23:8)고 주장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성경이나 하나님의 능력을 모르기 때문에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신 바 있습니다(마 22:29,). 그들은 매우 현세적이고 물질주의적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의 가르침을 ‘누룩’으로 비유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주의하고 경계하라고 하신 것은 크게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첫째, 그들의 가르침이 거짓되거나 그릇되기 때문이고, 둘째, 그들이 유대 사회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거나 지도자적 지위에 있어 그들의 가르침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편 헤롯은 많은 질문을 했지만 예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습니다(눅 23:9). 예수님께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신 것은 헤롯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계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헤롯이 예수님을 죽이려 한다고 몇몇 바리새인들이 그 전에 예수님께 경고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예수님께서는 헤롯을 가리켜 “그 여우”라고 하신 바 있습니다(눅 13:31-32, 헤롯이 교활하고 진실성이 없는 사람임을 아셨기 때문에 그리 말씀한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는 것은 헤롯같이 예수님과 그분의 복음에 관심이 있는 듯하나 “회개하고 복음을 믿”(막 1:15)는 데까지 가기는 원치 않는 사람들, 교활하고 진실성이 없으며 부도덕한 사람들, 이기적이고 현세적인 기회주의자들을 경계하고 그들에게서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의미라고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주의해야 할 “바리새인들의 누룩”이 “외식”, 즉 위선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새인들에게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되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하도다”라고 지적하신 바 있습니다(마 23:28). 위선은 사람들에게 도덕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의롭게 보이려고 실상을 은폐하고 가장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갈라디아서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게바가 안디옥에 이르렀을 때에 책망 받을 일이 있기로 내가 그를 대면하여 책망하였노라 야고보에게서 온 어떤 이들이 이르기 전에 게바가 이방인과 함께 먹다가 그들이 오매 그가 할례자들을 두려워하여 떠나 물러가매 남은 유대인들도 그와 같이 외식하므로 바나바도 그들의 외식에 유혹되었느니라”(갈 2:11-13). 베드로의 위선은 함께 있었던 다른 유대인들은 물론 바나바까지도 위선을 행하게 만들었습니다. 위선이라는 ‘누룩’이 금방 주위로 번진 것입니다.
현대 교회 안에도 현대판 바리새인들, 현대판 사두개인들, 현대판 헤롯이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이 그랬듯이 율법주의적인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기가 의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사두개인들이 그랬듯이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경 말씀만을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배척하는 사람들이 있고, 헤롯이 그랬듯이 복음에 관심이 없지는 않으나 회개하고 복음에 순종하기는 원치 않는 사람들, 교활하고 진실성이 없으며 부도덕한 사람들, 이기적이고 현세적인 기회주의자들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 그와 같은 사람들은 위선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성경의 가르침과 부합되지 않는 성경관과 신앙관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와 같은 사람들의 ‘누룩’을 주의해야 합니다. 즉, 그들의 위선 또는 잘못된 성경관이나 신앙관에 오도되거나 오염되지 않도록 그리고 그들에게서 다른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바울은 “성령께서 밝히 말씀하시기를 ‘마지막 때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속이는 영들과 귀신들의 가르침을 따를 것이다’라고 하”셨다면서 “그런 가르침은 양심에 낙인찍힌 거짓말쟁이들의 속임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딤전 4:1-2, ).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마지막 때에” “믿음에서 떠나 속이는 영들과 귀신들의 가르침을 따”르거나 그러한 가르침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바울은 또한 “때가 오면 사람들이 바른 교훈을 받지 않고 오히려 욕심을 따라 귀를 즐겁게 하는 말을 하는 스승들을 많이 모아들일 것이”며 “진리에서 돌이켜 허황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했습니다(딤후 4:3-4, 우리말성경). 그러한 때가 이미 왔습니다. 우리는 “귀를 즐겁게 하는 말을 하는 스승들”, 그런 스승들을 모아들여 “진리에서 돌이켜 허황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 “그럴듯한 말과 아첨하는 말로 순진한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하”면서 “주 그리스도를 섬기지 않고 자기 배만 채우”는 사람들을 멀리해야 합니다(롬 16:18,
바울은 “오직 바른 교훈에 맞는 것을 말하”라고 했고 자신이 그 어떤 것도 기피하지 않고 하나님의 모든 뜻을 전했다고 했습니다(행 20:27). 우리는 “바른 교훈에 맞는 것을 말하”지 않는 사람들, 하나님의 모든 뜻을 전하지 않고 사람들이 듣기 부담스러워 하는 주제(예를 들면, 죄, 회개, 성화, 심판, 지옥 등)를 기피하는 사람들,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물 탄’(영어로 ‘watered down’) 복음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합니다.
“진리의 성령”께서는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기 원하십니다(요 16:13). 우리는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요 17:17)을 가까이하고 성령의 가르치심과 인도하심을 구하고 따라야 합니다.
[출처]
누룩을 주의하라, 홍세봉 목사,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