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 가운데, 한국교회도 목회자수급 불균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목사안수를 받고도 마땅한 목회현장을 찾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해마다 각 신학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목사후보생들을 배출하고 있지만, 과잉공급으로 사역지를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이다.
일각에서는 각 신학교가 문제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목사후보생들을 무책임하게 양산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방신학교 졸업생과 여성 신학생 진로문제, 비인가 신학교의 양산까지 겹쳐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없다면, 목회자 수급 불균형은 지속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에 각 신학교에서 일자리 보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교세확장을 위해 무분별하게 신학교를 세우는 일을 중단하고, 전문성을 갖춘 목사후보생들을 배출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목회자의 공급과잉은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과거 교단의 분열과 교세확장 경쟁으로 무분별하게 세워진 신학교에서 배출된 목사후보생들이 증가됨에 따라 부작용으로 작용된 것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지금처럼 성장하는데 발판역할을 했지만, 반면에 무분별하게 목회자를 양산하는 문제를 야기시켰다. 결국 목사후보생들이 목사안수를 받기까지 최소 9년에서 13년 동안 공들인 결과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됐다.
더욱이 대한 예수교장로회 통합측과 합동측을 비롯해, 고신측, 합신측,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많은 교단에서 목사후보생들에게 신학수업 외에도 현장목회 실무를 요구하고 있어 시간은 더욱 많이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오랜 준비과정에도 불구하고, 목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곳곳에서 연출돼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문제는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한국교회가 스스로 목회자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갈수록 목사후보생들은 넘쳐나는데 은퇴목회자의 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형교회를 제외하고는 목회자의 수를 늘리려는 계획을 가진 교회들을 찾기가 어렵다. 때문에 해마다 배출되는 목사후보생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진 것이 현실이다.
목사후보생 진로고민 여전
각 신학교의 졸업생은 신학과와 기독교교육과를 포함한 학부졸업생과 신학대학원 졸업생으로 나뉜다. 학부졸업생의 경우 대학원으로 진학하거나 교회사역자를 비롯한 사역현장에 뛰어드는 경우, 일반직장에 취업하는 경우로 나뉜다. 하지만 일반직장에 취업을 하려는 졸업생들의 경우 사회적인 전문성이 부족하고, 낮은 스펙, 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편견으로 다른 학과의 졸업생보다 취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신학대학원 졸업생들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교단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졸업생들이 교회사역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청빙을 받거나, 이력서를 제출해 사역지를 찾아야하지만 한계가 있다. 더욱이 각 교회에서 사역자를 구할 때 교단 홈페이지나 교단신문에 지면광고를 하지만, 사역자들이 많이 이동하는 11월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졸업식이 2월에 있지만, 교회별 청빙이 11월에 거의 마무리되기에 졸업이전에 사역지를 구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신학교를 제외한 학교의 경우 학생들은 졸업이후에도 취업을 준비할 수 있지만, 신학교 졸업생은 때를 놓치면 1년을 무임사역자로 남을 수 있다.
목사후보생들이 사역지를 구하지 못하는 예로는 나이제한, 편중된 지원, 수요초과 등을 들 수 있다. 많은 교회에서 부교역자를 구할 때 내거는 조건 중 하나가 나이제한이다. 대부분 30대 중반 이하의 목회자를 구하는 곳이 많아 만학도의 경우 진로의 고민이 누구보다 더 크다. 더욱이 부교역자로 사역을 시작한다고 해도 40살을 전후로 교회개척을 하거나, 청빙을 받아 담임목사로 가야한다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목사후보생들의 편중된 지원도 목회자수급 불균형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지역의 경우는 지원자가 많지만, 지방의 중소교회들은 사역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교단 안에서도 지명도가 높고, 규모가 큰 교회로 쏠림현상이 심각하다. 하지만 지방교회의 경우는 교육전도사를 뽑는 데에도 지원자가 없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해마다 각 신학교에서 배출하는 졸업생의 숫자는 비인가 신학교를 제외하고도, 6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교회의 수는 턱없이 모자란다. 여기에 갖가지 불리한 상황으로 인해 신학교 졸업생들의 취업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신학대학원 졸업생들에게 교단의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 각 교단과 지방회는 신대원 지원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교단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요를 파악해 여러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신대원 졸업자들이 사역지를 구할 때 교회들과 연계해 수도권의 교회와 지방교회를 적절하게 조율해야 한다. 아울러 교단에서 산하의 신학교정원을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단차원에서 신학교의 재정운영을 전적으로 담당해 무분별하게 학생들의 수만 늘리는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신학교의 적절한 정원을 항상 유지시키고, 목회자를 파송할 수 있는 다양한 목회지를 발굴해야 한다.
(기독교신문 / 유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