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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3-06 19:13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 ‘교회 내 끼리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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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창암
조회 : 266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니라”(아 2:15)

어떤 공동체를 허무는 ‘그 무엇’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종종 위의 성경구절을 인용하곤 한다. 특히 가정공동체의 위기를 설명할 때 즐겨 인용되는 이 구절은 ‘여우’라는 짐승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로 공동체를 허무는 특성들을 적절히 대변해 준다.
개역성경을 보면 여우가 한마리로 씌여 있지만, 원어성경에는 복수로 표시돼 있다. 즉, 공동체를 허무는 요인은 하나가 아닌, 여러가지며 특히 ‘작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당시 팔레스타인에서는 작은 여우들이 꽃 피는 계절 포도원에 들어와 땅을 파 구덩이를 만들고 뿌리를 갉아먹으며 줄기를 뜯는 등, 일련의 방법으로 포도원을 망쳐 놓곤 했다. 이렇듯 사랑의 보금자리로 상징되는 ‘포도원’의 최대 불청객은 바로 ‘작은 여우들’이었던 것이다.

'교회공동체 허무는 작은 여우'
작은 여우들의 폐해가 비단 가정공동체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교회공동체는 수많은 여우들이 서식하는 또다른 포도원이다. 다양하고 각기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교회야말로 작은 여우들이 선호하기를 즐기는 서식처임에 틀림없다. 그 여우들 중에서도 ‘끼리끼리’라는 것은 가장 흔한 ‘여우’ 중 하나다. 많은 교회들이 공동체 내의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공감은 하면서도 쉽사리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하지 못한다. 끼리끼리는 교회공동체 안에서 그저 단순한 불편함을 주는 그 이상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는 탓이다.

기나긴 방황 끝에 가족회의까지 거쳐 교회출석을 결심한 ㅁ양. 그녀는 자신의 방랑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인생을 기대하며 서울 ㄹ교회에 첫 발을 디뎠다. 4주간의 새신자 과정도 성실히 마칠 만큼 성공적인 교회정착을 하는 듯 했던 그녀. 어느날 교역자로 부터 “또래들과 교제하며 신앙생활을 해야 믿음이 자란다”는 충고를 들은 뒤 ㅁ양은 청년부에 어려운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ㅁ양은 3개월이 채 못돼 교회를 떠난다. 장년부와는 달리 새가족부가 없었던 청년부에서 그 누구도 그녀의 신앙생활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탓이었다. 모두들 끼리끼리 절친해 보였지만, 아무도 그를 그들의 세계안으로 ‘초대’하는 이가 없었던 것이다.

“(어두운 과거가 있는)저는 백조들의 모임에 끼일 수 없는 한마리 오리새끼에 불과했습니다.”
새로운 구성원이 튕겨져 나가는 공동체, 그러한 현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기존의 구성원들만이 친숙한 공동체에서는 포도원에 핀 새 꽃을 발견하기 어렵다. 낯선 이에 대한 공동체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은 공동체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끼리끼리라는 것이 공동체에 줄 수 있는 이러한 일차적 어려움보다 더 큰 위험의 가능성이 한국 교회 안에 유행처럼 퍼져있다. 그 여우의 이름은 다름아닌 교회 안의 ‘사모임’이다.

'선한 동기도 역기능 불러'
ㅅ교회에 새로 부임한 김○○ 목사는 부임 첫날 한 교인으로 부터 뜻밖의 환영을 받았다. 생면부지의 낯선 교회에서 받게 된 예상 밖의 환영에 김 목사는 얼떨떨했다. 김 목사를 반색하며 반긴 교인은 다름아닌 김 목사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선배. 김 목사의 이력에서 동문임을 확인하고는 한걸음에 달려왔던 것이다.
“목사님, K고 나오셨지요? 반갑습니다. 제가 △회니까 선배죠? 하하. 조만간 교회에서 동문회 모임을 가질 계획이니 꼭 오십시오!”
김 목사가 부임하게 된 교회에는 K고 출신 교인들의 모임이 있었던 것이다.

언제부턴가 한국 교회안에는 뜻이 맞는 교인들의 모임이 자연스레 형성되기 시작했고 교회내 어떤 기관보다 친화력과 응집력을 가지며 개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영적 갈급함을 채우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기도모임에서 부터, 봉사모임, 지역과 학연 등 특별한 공통점에 의한 모임, 취미, 신분별 모임 등 특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사조직들로 모두 나름의 선한 동기로 시작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사모임이 활성화 되고 정착화 되면서 나타나는 우려들은 더이상 지나친 기우에 머물지 않고 있는 것이 오늘날 교회 공동체의 현실이다.

ㅈ교회에는 권사들을 중심으로 한 기도모임(○○회)이 있다. 매우 친근한 명칭을 붙인 이들의 모임은 서로 기도하고 견책하는 순수한 의미에서 시작됐으나 시간이 가면서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교회가 영적으로 곤핍하고 담임목사님의 영력도 부족해 치유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으니 그 공백을 ‘우리들’이 메꾸자”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에 ○○회는 기도원을 전전하며 영력(?)을 키워 교인들 중 아픈 자들을 찾아다니며 기도심방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울증이 있는 한 교인에게 귀신이 들렸다며 안찰기도를 해 정신적 고통을 안겨 결국 교회를 떠나게 만든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게 된다. 물론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동안 담임목사는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권사들이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 정도로만 알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문제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게 됐을 때도 담임목사는 이렇다할 행동을 취할 수 없었다. 구성원 대부분이 교회의 터줏대감인데다가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어르신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학원선교회, ○○골전도단, 실업자선교회, 교사모(교회를 사랑하는 모임), 문화클럽, 애향회 등. 애초엔 교회적 사명과 성도간 교제의 측면에서 시작된 사모임들이 굳이 나쁘다고만은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많은 교회들이 놓치고 있는 성도간 교제를 보충해 준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수만이 참여할 수 있는 자체적인 한계성으로 인해 다른 교인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면 이는 교제의 또다른 역기능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동체를 세울 수 있어야 하는 교회 내 작은 조직이 정착화되는 과정 속에서 또다른 ‘우리’라는 우월과 오만의 유혹에 넘어가게 된다면 이는 교회공동체를 허무는 위험한 ‘여우떼’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교회는 사모임의 순기능적 측면에서 보다 관심을 갖고 교역자와의 주기적인 관계를 통해 말씀과 기도가 근간이 되는 ‘소모임’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발체: 기독교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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