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종교적 체험은 구원의 증거가 아니다
이상 언급한 진리에 바탕하여 몇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첫째, 사람들이 아무리 많이 하나님과 성경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구원의 확실한 징표는 아니다. 타락하기 전의 마귀는 빛나는 새벽별들 중의 하나였고 불꽃이었으며 힘과 지혜에서 뛰어난 자였다. (이사야 14 : 12, 에스겔 28 : 12 - 19) 천사장들 중 하나인 사탄은 하나님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이제 사탄이 타락하였지만 그가 죄를 지었다 하여 과거의 기억마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죄는 영적 본성을 파괴하지만 기억력과 같은 자연적 능력을 파괴하지는 않는다. 타락한 천사들은 많은 자연적 능력들을 보유하고 있음을 성경의 많은 구절에서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에베소서 6 : 12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에 6 : 12) 성경은 또 사탄이 다른 어떤 피조물보다도 “주도면밀하다”고 말한다. (창 3 : 1, 고린도 후서 11 : 3, 사도행전 13 : 10). 그러므로 악마는 항상 강한 영적 능력을 보유해왔고 하나님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으며,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해, 그밖에 많은 것에 대해 알 수 있음을 우리는 주시한다. 애초에 사탄에게 부여된 일은 하나님 앞에 천사장이 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앞에서 하나님과 관련된 것들을 이해하는 것은 사탄에게는 항상 제일 중요했고 그의 모든 활동은 사고와 느낌과 지식의 영역들과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었다. 이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하나님의 면전에서 하나의 천사가 되는 것이 사탄의 원래 직무였고 죄로 인해 그의 기억이 파괴되지 않았으며, 다른 피조물에 대해서보다 하나님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타락 이후 사탄은 미혹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 4 : 3) (미혹자로서 활동하기 위해) 사탄은 시간을 할애해 관련 지식을 쌓고 적용 방법들을 개발하고 있다. 사탄의 지식이 대단하다는 걸 어디서 알 수 있는가 하면 그가 사람들을 미혹할 때 얼마나 기막힌 재주를 부리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사탄은 주모면밀하게 거짓말들을 엮어 자신의 명석함을 과시한다. 기만술책을 제대로 먹혀들게 하려면 여러 가지 사실에 대해 실제적이고 올바른 지식으로 알아야 한다.
사탄은 처음부터 하나님과 자기 일에 대해 잘 알았다. 욥기 38 : 4 - 7을 보면 사탄은 창세 때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그 때에 새벽별들이 함께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쁘게 소리하였느니라. 이 구절을 보면 사탄은 하나님이 어떻게 세상을 창조하고 우주의 모든 일들을 어떻게 통치하시는지 잘 아는 게 틀림없다. 게다가 사탄은 하나님이 세상에서 어떻게 자신의 구원 계획을 발동시켰는지도 알았다. 순수한 구경꾼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적극적 대적으로 말이다. 사탄은 (하나님이) 아담과 이브의 삶 속에서 역사하시고 노아와 아브라함과 다윗의 삶 속에 역사하시는 것을 보았다. 사탄은 인류의 구원자시요 하나님 말씀의 화신인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음이 분명하다. 사탄이 얼마나 세밀하게 그리스도를 관찰했는가? 얼마나 신중하게 예수님이 보이신 기적들을 관찰하고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귀담아 들었겠는가? 사탄은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적하고자 작정한 자이다. 그리스도의 사역이 성공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사탄이 볼 때 그것은 그에게 고문이요 고통이다.
자, 사탄은 이렇게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역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사탄은 무엇보다 천국을 안다. 그는 또 지옥도 안다. 사탄은 개인적으로 지옥에 처음 거주한 자이고 수천 년 동안 지옥의 고통을 겪었다. 사탄은 성경에 대해서도 아주 많은 지식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 적어도 우리의 구세주를 미혹하려고 시도할 정도의 성경 지식이 있는 걸 우리는 안다. 그리고 사탄은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마음을 연구했다. 인간의 마음은 사탄이 우리의 구세주에 대항해 싸울 전쟁터이다. 인간을 미혹할 때 지난 오랜 세월에 걸쳐 사탄은 어떤 수고와 노력과 신경을 집중했는지 모른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경험하고 그와 관련된 지식을 알며 인간의 마음을 아는 사탄은 참된 종교를 흉내내고 스스로 광명한 천사로 변모할 수 있는 것이다. (고린도후서 11 : 14)
그러므로 하나님과 종교에 대한 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로 한 사람이 죄에서 구원되었다고 판별할 수 없다. 누구라도 성경과 하나님과 삼위일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이 하신 모든 일에 대해 설교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라. 누구라도 구원의 방법과 죄인의 마음속에 역사하는 성령의 일을 말할 수 있고 어쩌면 남들에게 기독교인이 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 이런 모든 일들은 교회를 세우고 세상을 계몽하는 정도의 역할은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한 사람의 심령 속에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은총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되지 못한다.
덧붙여 성경의 내용에 단순히 동조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 역시 구원의 확실한 징표가 아니다. 야보고서 2 : 19에서 보듯이 마귀들은 정말로 진실로 진리를 믿는다. 하나님 한 분만이 있다고 마귀들이 믿듯이 마귀들은 성경의 모든 진리에 동의한다. 마귀는 이교도가 아니다. 마귀의 믿음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이 진리 안에 확고히 수립되어 있다.
성경에서 하나님 은총이 가슴에 있다는 증거로써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믿으라고 말할 때 그 의미는 단순히 그 진리에 동의하라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류의 믿음임을 이해해야 한다.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자마다 하나님께로서 난 자니”(요한1서 5 : 1) 이런 류의 믿음을 말한다. “하나님의 택하신 자들의 믿음과 경건함에 속한 진리의 지식과”(디도서 1 : 1) 진리로 향한 영적 붙들어줌(holding)이 있다. 이점에 대해선 뒷 부분에서 계속 설명하겠다.
참 크리스찬인지 어떻게 아는가 -조나단 에드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