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홈 스쿨
실제적인 ‘어려움’이 찾아올 때
기독 홈 스쿨의 목적은 자녀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자녀로 양육하는 것이며, 그 일에 사용되는 주요 방편은 교리교육이다. 그러나 참 역설적이게도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기독 홈 스쿨을 위한 교리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정보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우리 시대는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도외시한 채로 사람의 지혜를 따라 무언가를 이루어보려고 어리석은 열심을 내고 있다. 그러한 어려운 현실 앞에서도 하나님의 자녀로 아이를 키우기를 바라면서, 개혁주의 교리교육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를 찾고 있을 가정을 위해, 이번에는 교리교육을 하려고 할 때 찾아오는 실질적인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첫째, 가정예배를 잘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일을 거치면서, 우리 가정은 점점 그나마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가정예배였다. 가정예배는 우리 가족의 부족한 신앙의 버팀목이자 교리교육의 산실 노릇을 해주었다. 사실, 가정예배는 몰라서 못 드린다기보다는 세상 일에 지치고 힘들다는 핑계로 하루 이틀 거르다가 안 드리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니 가정예배는 의지적으로라도 매일 드리는 편이 좋다.
우리 가정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온 가족이 탁자에 둘러앉아서 사도신경을 암송함으로써 예배를 시작한다. 그리고 시편 찬송가를 부른 뒤, 성경읽기 순서에 따라서 성경 한 장을 함께 읽고 그 다음 잠언을 두 절씩 교독한다. 그런 뒤에 남편이 해당 본문의 매튜 헨리 주석을 읽어주면서 본문 내용을 이해했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답해주기도 한다.
그다음, 교리책(그리스도가 이끄는 삶)을 각자 앞에 놓고 읽으면서, 교리 문제도 풀고 내용을 묻고 답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가족 중 한 사람이 기도하면, 모두 함께 주기도문을 암송함으로써 예배를 마친다.
때때로 찬양을 여러 곡 부를 때도 있어 시간은 유동적이지만, 위의 순서대로 하면 짧게는 40분, 길게는 1시간 걸린다. 우리 가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배 시간에 교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났다.
일상의 바쁨을 핑계로 가정예배를 소홀히 하고 멀리하면 어느새 마음이 강퍅해져서, 집안 여기저기서 짜증 섞인 소리가 일어나며 서로 감정이 상해 관용과 사랑이 사라진 살벌하고 냉랭한 집안 분위기가 연출되곤 한다. 그러니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예배드리기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참으로 필요한 말씀을 교리와 성경 본문을 통해 가르쳐주신다. 그렇게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찾으면 하나님께서는 참된 은혜로 답해주신다. 그러면 어느새 불화와 다툼은 사라져버리고 가정은 은혜 안에서 돈독해진다.
둘째, 수준에 맞는 교리책을 선정하여 다 함께 읽고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교리책은 개혁주의 관점에서 교리를 잘 정리한 책을 골라야 한다. 교리 관련 책은 비교적 다양하게 나와 있다. 만화로 되어있는 책부터 신학생을 위한 어려운 책까지 다양하게 출간되어 있다. 그러니 가족 모두가 읽고 함께 공부하기 적합한 수준의 책을 잘 골라야 한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자녀에게 그 책을 읽게 하고, 부모도 부지런히 읽고 공부하면서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
셋째,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교리를 가르치는 교회에 다녀야 한다.
아이에게 교리를 가르치려면 그래도 부모가 웬만큼은 교리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 배경도 없는 부모가 홀로 교리를 공부하여서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무리가 있다. 그러므로 부모는 교회에서 가르치는 교리 강론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교회가 정작 교리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상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니 아이에게 진정으로 교리 교육을 하고자 한다면, 교리를 가르치는 일을 충실하게 감당하는 개혁교회에 출석해야 한다. 간단한 속성 과정(교리반)을 이수하게 한 뒤에는, 일반 교회에서 하는 사역 행태를 그대로 하고 심지어 권장하기까지 하는 도루묵 개혁교회에 나가면 안 된다. 계속 반복해서 교리를 가르치고 가르친 교리를 실천하려고 하는 참된 개혁교회를 출석해야 한다.
교리 공부란 원래 평생 해야 하는 것이다. 한 번 했다고 해서 교리를 다 뗐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자녀 양육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실제 삶 가운데서 교리교육이라는 방편을 통해 하루하루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가듯이, 교리교육도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키와 지혜가 자라가면서 매일매일 깊이가 더해져 가는 것이다. 또, 연륜이 쌓여가면서 더욱 강건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정한 책 한 권을 다 마쳤다면 다시 처음부터 반복해서 공부해야 한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벨직 신앙고백서, 도르트 신조,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제네바 교리문답 등등 공부해야 할 훌륭한 신앙교육서는 많이 있다. 그러니 단숨에 교리를 완전히 정복하겠다는 생각일랑 일찌감치 내려놓고 차근차근 문제점을 개선해가면서, 꾸준히 반복해서 공부하고 가르쳐야 한다. 실제로 우리 가정은 자녀들에게 성경을 깊이 있고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평생 교육이 교리교육이라고 알려주었다.
조금씩이나마 배운 교리를 따라 하나님 말씀을 거스르는 세상 지혜를 하나씩 볼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렇게 우리 가정은 오늘도 배운 교리를 따라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사는 법을 익혀나가고 있다.
글을 쓸 때마다 아무것도 모르고 좌충우돌하던 옛 모습이 떠올라 참 부끄럽다. 그러나 그런 우리 가정에 은혜를 주셔서 교리를 배울 수 있게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부족하나마 앞으로 기독 홈 스쿨을 계획하고 있을 가정을 위한 글을 쓰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렇게 혼탁한 세상에서 구별된 하나님의 자녀로 택하여 주시고, 또한 바른 개혁주의 교리를 통해 부족한 중에서도 굳건한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아멘.
김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