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神學, theology)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말 그대로 ‘하나님에 관한 학문’이다. 학(學, science)이란 어떤 주제에 대한 체계적 지식을 의미한다. 신학은 하나님과 그의 진리들에 관한 체계적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을 흔히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이라고 부른다. 엄격한 의미에서 신학은 조직신학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진리들은 하나님의 특별계시들의 기록인 성경에 명확히 기록되어 있으므로, 신학은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진리들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이라고 정의(定義)할 수 있다. 자유주의 신학은 신학을 단지 신에 대한 사람의 주관적 신앙이나 종교경험의 학으로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관적 개념을 버리고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객관적 성경말씀에서만 찾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며 역사적 개신교회들의 입장이다. 촬스 핫지는 바르게 말하기를, “[신학의 목적은] 성경의 사실들을 체계화하고 그것들이 내포하는 원리들이나 일반 진리들을 확증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2)
신학은 교의학(敎義學, dogmatics)이라고도 불린다. 교의(敎義)는 니케야 신조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같이 하나님의 진리에 관한 교회의 공식적인 진술을 가리킨다. 이런 의미에서 교의는 교리(敎理, doctrine)와 구별된다. 교리는 말로 표현된 진리를 가리키며 진리와 거의 동일시되나, 교의는 교리보다 공식적이고 권위적인 진술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교의학은 하나님의 진리들에 관한 교회의 공식적인 진술들에 대한 체계적 지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천주교회는 교의가 교회 회의나 전통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자유주의자들은 그것이 사람의 주관적 신앙이나 종교적 경험에서 나온다고 주장하지만, 역사적 개신교회는 교의가 오직 성경에서 나와야 한다고 확신한다. 코넬리우스 반틸은 “교회의 신조들은 그 내용에 관한 한 성경 진리의 체계적 진술에 불과하다”고 말하였다.3) 교의가 성경진리의 체계적 진술이므로, 교의학은 내용적으로 조직신학과 같다. 그러므로 헤르만 바빙크는 교의학을 “하나님의 지식에 대한 학문적 체계”로 정의했고, 박형룡은 “바른 교의신학은 성경이 하나님에 대하여 가르치는 바의 질서 있는 논술을 제출하기를 추구한다. . . . 교의학은, 즉, 성경 진리의 조직적 진술이다”라고 말하였다.4) 이와 같이, 신학, 조직신학, 교의학은 다 동의어로 사용될 수 있다.
교회 역사상, 기독교 진리들의 체계적 지식을 위하여 여러 용어들(sententiae, summa, loci communes, institutio)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12세기에 아벨라드(Peter Abelard)에 의해 처음 ‘신학’(데올로기아 theologia)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종교개혁 이후, ‘신학’이라는 말이 루터파와 개혁파 신학자들 중에 점차 많이 사용되었다. 17세기부터 ‘교의신학’이라는 말도 사용되었으나 오늘날에는 ‘조직신학’이라는 말이 ‘교의신학’과 ‘교의학’보다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근래의 성경신학(Biblical Theology)은 그 연구 방법에 있어서 처음부터 조직신학과 달랐다. 조직신학은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진리들을 논리적으로 정돈하려 하지만, 성경신학은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진리들을 연대기적으로 정돈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둘은 다 성경의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정돈하려 한다는 점에서 ‘조직적’ 신학이었고, 그것이 성경만을 자료로 삼고 성경에 충실하려 한다면 ‘성경적’ 신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성경신학이라는 개념은 즉시 합리주의자들에 의해 채용되었고 그들에 의해 교의학과 대립하고 그것을 비평, 수정하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성경신학은 때때로 성경의 중심주제도 파악하지 못한 채 초보적 단계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성경의 중심주제는, 조직신학이 정리하는 대로, 구원이다. 조직신학은 구원이라는 주제 아래 왜 구원이 필요한지, 어떻게 구원이 이루어지는지, 구원 얻은 자들의 소망은 무엇인지 등을 논한다. 성경의 중심에는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증거한다(요 5:39). 바울은 디모데에게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고 말했다(딤후 3:15). 성경의 중심주제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구원이다.
오늘날에는, 신학이라는 말이 넓은 의미로도 사용된다. 교회사나 목회학에도 역사신학이나 실천신학이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또 자유주의 진영에서는 정치신학, 흑인신학, 해방신학, 민중신학, 여성신학, 통일신학 등의 개념이 유행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의 ‘신학’은 어떤 특정 주제나 분야에 대한 하나님의 진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신학이라는 말의 정확한 용법은 아니라고 본다.
김효성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