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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4-01 23:26
교회 내 한지붕 두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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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창암
조회 : 1,818  

"이민 교회, 생존 방법에 대한 고민 필요한 때"

"왜 '코리안 처치(korean church)'가 유지돼야 하는가. 아니 왜 존재해야 하는가". 급변하는 사회는 오늘날 한인 교계에 질문을 던진다. 특히 팬데믹 사태로 인해 사회 각 영역이 변화의 바람을 맞으면서 교회 역시 존재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최근 기독교 비영리 기관인 재미한인기독선교재단(KCMUSAㆍ이사장 박희민)이 미주 한인교회 통계를 발표했다. 겉으로 드러난 한인 교회의 감소만이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심층을 보면 한인 교회의 존재성과 관련 '왜 이민 교회가 필요한가'에 대한 물음표가 남는다. 한인 교계는 지금 미래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있다.

이민 역사 쌓이면서 세대 변화
1세와 2세, 문화·언어 괴리감

리더 중심의 수직적인 구조
2세 중심으로 체질 개선해야


10여 년 전 남가주 지역 한 교회에서 영어권 예배를 개설하는데 참여했던 최모 장로는 '한인 2세'를 이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최 장로는 "2세들은 우리 때와 달리 '신앙적 열심'이 없었다. 1세대는 죽기로 살기로 교회 생활을 했다. 그만큼 삶도 신앙도 치열했다"며 "기성세대로서 2세들을 보면 답답했다. 우리가 건물도 돈도 다 지원해주는데 절실함 같은 게 없었다. 같이 사역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동안 한인 교계에서는 1세 중심의 교회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한지붕 두 가족' 형태의 시스템을 선호해왔다. 언어적 문화적으로 1세와 갈리고 있는 2세를 위해 영어 예배를 개설해준다거나 따로 영어권 공동체를 만들어 일부 공간을 내주고 재정 지원을 해주는 형태였다.

1세대 중심의 교회 틀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를 양육해나가는 방식이다. 이민 교회의 정체성 유지를 위한 일종의 대안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1세와 2세 사이의 이질감이었다. 문화 사고방식 언어 등 모든 면에서 괴리가 컸다.

한인 2세 크리스 윤(신학생)씨는 "1세 교회는 강력한 리더를 중심으로 수직적인 구조로 운영된다. 사역을 진행하거나 회의를 할 때 보면 그런 경향이 드러난다"며 "반면 2세들은 수평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밀어붙이는 스타일의 1세대 사역 방식을 쉽게 수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고 방식의 차이로 보이지 않는 벽이 쌓이기도 하고 한 건물에서 같이 생활한다는 건 '동거'가 아닌 '종속'의 개념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한인 2세 앤젤라 이(30)씨는 "예전에 한인 교회에 다닌 적이 있는데 1세들이 2세들을 참 많이 신경 써주고 챙겨줘서 고마웠다"며 "하지만 '어린 아이'처럼 대하는 부분이 있었고 실질적인 사역이나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게 여기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최 장로는 "수년의 시간이 흐른 뒤 1세 공동체와 2세 공동체가 정말로 '하나'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2세를 우리 세대의 기준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우리 세대와 살아온 배경 과정 등이 완전히 다르다. 1세 중심의 교회가 2세 중심으로 완전히 체질을 바꿀 생각을 해야지 다음 세대가 1세 교회를 전승하게 하는 방식을 고집한다면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인 이민 사회에서 교회는 신앙의 터전이라는 의미와 함께 타국에서 같은 민족끼리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삶의 전반을 공유하는 친목 기능도 담당했다. 게다가 교회는 이민자의 정착을 돕고 한인 사회를 한데 묶는 사회적 기능까지 감당했다.

이러한 1세대 교회의 역할 기능 등은 2세대에게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어바인 지역 데이브 노 목사는 "2세들도 당연히 교회에서 친목을 도모한다. 그러나 1세대가 했던 방식 목적과는 차이가 있다"며 "2세들은 사람을 만날때 상대방의 국적 출신 등을 궁금해 하거나 굳이 '코리안'인지 여부를 묻지 않는다. 1세대처럼 상대 나이를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그런 것만 봐도 양 세대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세들은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 태생적으로 언어를 비롯한 미국 문화에 동화돼있는 2세들에게는 더 이상 '한인끼리 모여야 한다'는 당위성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한인 2세 필립 이 목사는 "요즘 사회를 보면 '아시안'이 화두다. 그만큼 아시아계가 미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 영향력 등이 확대되면서 아시안 교회들도 성장중"이라며 "한인 2세대에게 민족적 정체성이 약화하고 있기보다는 '한인끼리'가 아닌 그 이상 또는 다른 부분에서 동질성을 찾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교회를 넘어 한인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이슈라는 주장도 있다. 한인 사회가 미래에도 유지 발전하려면 좀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협력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헌성 연구원(UCLA 사회학)은 "미주 지역 일본인 사회만 봐도 3~4세대로 넘어가면서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많이 약해져 있음을 볼 수 있다"며 "한인사회가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 주류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소수계 커뮤니티로 발돋움하려면 교계뿐 아니라 이민사회에 대한 학술적 연구 지원 활동 네트워크 구축 등 여러 방면에서 고민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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