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트렌드 2026”에서 선정한 올해의 10가지 트렌드 중 여섯 번째는 충격적이게도 “무속에 빠진 그리스도인”이다(규장, 2025).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그들의 조사에 따르면 “주변 기독교인들이 무속을 이용한 것을 보거나 들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3명 중 2명(66.7%)꼴로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204p). 점이나 운세를 보는 것, 이사, 결혼의 날짜를 잡는 것, 풍수지리를 보거나 고사를 지내는 것 순으로 기독교인들도 무속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 국민 40.3%가 최근 3년간 무속을 이용한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지만 그래도 기독교인으로서 20.3%가 비기독교인과 같은 것을 추구했다는 것은 가볍게 넘어가기 힘든 결과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분석한 문제점은 교회에서 “기복 신앙, 번영 신앙 등 현세에서의 성공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행태가 무속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인 것과 “성경적인 가르침이나 안내가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무속과 관련된 설교를 듣거나 교육을 받은 경험”은 적은 것을 꼽았다. 다시 쉽게 정리해서 말하면, 교회가 무속에 관한 경고를 게을리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무속적인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뼈아픈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성경은 반복해서 우상 숭배가 무의미하므로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책망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초월적인 대상을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섬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우상들은 은과 금이요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이라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며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며 코가 있어도 냄새 맡지 못하며 손이 있어도 만지지 못하며 발이 있어도 걷지 못하며 목구멍이 있어도 작은 소리조차 내지 못하느니라 우상들을 만드는 자들과 그것을 의지하는 자들이 다 그와 같으리로다(시 115:4-8)
‘우리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심심풀이로 운세를 보는 거예요’, ‘연인과 궁합이 궁금해서 재미로 점을 친 것뿐이에요’, ‘정말로 믿어서가 아니라 혹시나 생길지 모르는 나쁜 일을 막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몰라서 한 거예요’라고 무속에 관대한 마음을 가진 기독교인들은 말한다. 너무 진지하게 따지려고 들지 말라는 것이다.
필자도 대신 태몽을 꾸었다며 ‘혹시 좋은 일이 있을지 모른다’라고 손을 잡으며 얘기해준 모친, ‘나쁜 꿈을 꾸었으니 오늘 조심하면 좋겠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해준 부친에게 ‘우상 숭배자여, 내게서 썩 떠나가라’라고 소리치지 않았다. 필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그분들의 순수한 동기가 헤아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속은 아무리 순수한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도덕적으로 불의한 일이다.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일이기 때문이다.
신약 성경도 기독교 신자가 철저하게 싸워야 할 육체의 일 중 하나를 가리켜 “우상 숭배와 주술”이라고 했다(갈 5:19). 복음을 받아들인 자들은 전에 행하던 무속과 마술을 태워버렸고(행 8, 19장), 그것을 끝까지 신뢰하는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질 것을 성경은 예언한다(계 21:8, “점술가들과 우상 숭배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지리니”). 그러므로 무속은 결코 가벼운 죄가 아니다(가벼운 죄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하나님과 맺은 언약의 관계에 성실한 백성은 그 관계에 균열을 가져오는 배신을 절대로 행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 심심풀이로 배우자를 두고 다른 대상을 기웃거리겠는가? 무속은 그만큼 철저하게 멀리해야 할 배신의 죄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성경의 의미 있는 구절을 선별하여 성도들이 그중 하나를 뽑게 하는 교회가 있다. “2026년 내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여, 무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선회한 것처럼 보이는 대표적인 기독교 행사를 진지하게 평가해 보면, 우리는 많은 기독교인이 문제 삼은 무속과 일맥상통하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포춘쿠키에서 임의로 발견한 오늘의 운세, 임의로 뽑은 타로 카드가 말해주는 길흉화복처럼 성경 구절로 도구만 바뀌었지 임의로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기를 원하는(혹은 관련된 하나님의 뜻을 듣기 원하는) 무속적인 방식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성경을 그렇게 이용하도록 우리에게 주시지 않았다. 성경은 읽고 묵상하여 그 안에 담긴 본래 하나님의 의도와 의미를 발견하고 삶에 적용하도록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다.
무속에 관하여 가볍고 느슨한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 그것이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멀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그토록 미워하시기 때문이다.
…온갖 더러운 것과 탐욕은 너희 중에서 그 이름조차도 부르지 말라 이는 성도에게 마땅한 바니라(엡 5:3)
너희가…무법한 우상 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따라 행한 것은 지나간 때로 족하도다(벧전 4:3)
무속과 미신과 점치는 것과 운세를 따지고 날짜를 계산하는 것 등은 무익하고도 불의한 일이다. 하나님은 유일하신 분이시다. 다른 모든 신은 헛되다. 유일하신 하나님은 우리와 배타적인 언약을 그리스도의 보혈로 맺으셨다. 이제는 하나님만 사랑하고 하나님만 섬기며 하나님만 의지하는 언약의 백성이 된 것이다.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살아 계시고 참되신 하나님을 섬기는 그리스도인이 다시 우상을 되찾아 자기 삶에 들이는 것만큼 언약을 무시하고 복음을 역행하는 일은 없다(살전 1:9).
출처: 그레이스투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