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어떻게 주께서 인간의 의가 되시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전가(imputation, 하나님이 의로 여기심, 창 15:6)에 의해서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엿새 동안 자신의 권능의 말씀으로 만물을 지으신 뒤 자신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창조하신 것을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영원부터 계신 지극히 높으신 분의 겸손하심은 너무나 크고 깊어서, 그와 그의 후손에게 영원한 복종을 요구하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으신 피조물과 죄 짓지 않고 복종하면 영원히 죽지 않고 사는 불멸의 생명을 주시겠다는 조건으로 언약을 맺으시고 자기 자신을 즐거이 그 언약 당사로서의 책임을 지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그가 그때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고 하셨기 때문에, 사람이 순종하고 그 나무 열매를 먹지 않는다면 정녕 살리라는 사실을 추측해도 좋을 것입니다. 창세기 3장은 비통한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전해줍니다. 곧 우리의 첫 조상이 어떻게 이 언약을 깨뜨렸으며, 그 때문에 장래에 하나님의 영접을 받기 위하여 그들 자신의 것보다 더 훌륭한 의를 필요하게 된 과정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그들은 무슨 일을 해야만 합니까? 그들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공히 행위 언약아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불순종한 뒤로, 비록 힘을 잃었으나 그 일을 해야 함은 물론 모든 일을 계속하여 해야 할 책임이 있었으며 또한 주께서 그들에게 요구하신 대로 가장 완전하게 행해야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또한 그들이 이미 저지른 범죄행위로 말미암아 무한히 침해된 하나님의 공의를 보상해야 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인자(Divine Philanthropy)가 눈부시게 베풀어지는 것입니다.
나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십시오. 사람이 할 수 없었던 것을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대신 짊어지셨습니다. 그리고 경건하지 아니한 자들을 의롭다하시는 하나님이 의로우시다는 것을 나타나기 위하여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본성까지 입으셨던 것입니다.
그 사람의 본성을 통해 그는 복종하셨으며, 그로써 우리를 대신하여 모든 도덕률을 다 완수하셨습니다. 그리고 또한 십자가에서 고통을 당하시고 죽으셨으며, 그로써 아버지께서 주신 자들을 위하여, 또는 대신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셨던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으로서 만족하였고, 동시에 사람으로서 복종하셨고 고난을 당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시자, 한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서 의롭다는 인정을 받아야 할 모든 사람을 위하여 온전하고 넘치는 의를 다 이루셨던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의로움이라는 단어의 뜻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 단어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능동적인 순종인 동시에 수동적인 순종을 나타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그리스도의 공로를 말할 때, 후자 곧 그의 죽으심만을 언급할 뿐입니다. 그러나 전자 곧 그의 삶과 적극적인 순종이 똑같이 필요합니다. 이 두 요소를 함께 이해하지 않으면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합당한 구세주가 아닙니다. 그리스도는 죽으셨을 뿐 아니라 또한 사셨습니다. 고난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불쌍한 죄인들을 위하여(또는 대신하여) 순종하셨습니다.
이 두 가지가 연합하여, 우리의 첫 조상의 불순종이 전가되어 불순종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에게 전가될 완전한 의를 이루신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로서만 사도 바울이 로마서 5장에서 첫째와 둘째 아담을 비교한 의미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 바울은 다른 곳에서 "우리로 하여금 저의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고후 5:21)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예레미야가 본문에서 이해시키고자했던 주 우리의 의라는 말씀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예레미야 33장 16절에서 “그 성은(곧, 교회 자체) 주(여호와) 우리의 의라 일컬음을 입으리라(이 의가 그 성에 전가되어)”라고 하신 말씀은 아브라함과 모든 자녀가 가장 깊이 묵상해야할 구절이라고 생각합니다.
타락한 자들의 교만한 마음에 뿌리를 내린 많은 반론들이 이렇게 온전하고, 이렇게 거룩하며, 이렇게 영혼 구원의 양식이 되는 교리를 잇달아 비난하고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