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밟는 인생 (이사야 40: 6-8)
김명도 교수
서론
말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모든 육체는 들의 풀과 같고 인생의 영화는 풀의 꽃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하다.” 이렇게 이사야는 우리에게 인생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면서 인생의 이미를 바로 깨달으라고 일러준다 오늘 본문 말씀 이사야 40:6-8 말씀을 통해서 낙엽을 밟는 인생 이라고 제목을 잡고 본문에서 하나님이 교훈하는 메세지를 찾아 피차에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I. 유한한 인생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던 시절 가을에 연희동 뒷산에서 저녁 노을이 질 때 혼자서 산의 오솔길을 걸으며 앞으로의 청운의 꿈을 그려보던 일이 생각난다. 생각해보면 벌써 오래 전 이야기이다.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젊은 시절에 가졌던 낭만이다. 그러나 비단 낭만을 즐기기 위함만은 아니었다. 그때 오솔길에 소복히 쌓인 낙엽을 밟으면서 걸어가면서 나는 온갖 상념에 사로잡혔다. 언젠가는 나도 이 굴러다니는 낙엽처럼 되어 버릴 것이 아닌가? 이 낙엽들도 곱게 물든 단풍으로 단장했던 시절에 그 아름다움이 대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볼품없는 낙엽. 어디선가 바람이 불면 우수수 사방으로 흩날린다. 인생은 잠깐 지나간다. 성경은 “우리의 연수가 70이고 강건하면 80이라고 하고 그 80 인생도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지나가니 날아간다” 라고 시편 90편 모세의 기도해서 말한다.
인생은 유한하다. 사람의 한 평생이 무척 긴 것 같지만 실상은 그리 긴 것도 아니다. 주어진 그 많은 꿈을 이루기에는 너무도 짧은 기간이다. 그래서 옛 시인은 소년은 이로하고 학난성 (少年易老 學難成)이라, 어린소년은 늙기가 쉽고 학문은 이루기가 아려워, 일촌광음 불가경(一寸光陰 不可輕)이라 일분일초인들 어찌 소홀이 할수 있을소냐 미각지당(未覺池塘 春草夢) 한데 계전의 오엽은 기추성(階前梧葉 旣秋聲) 이로구나. 연못 가에 봄기운이 아직 깨기도 전에 뜰 앞에 오동나무는 벌써 가을빛이구나, 이렇게 세월은 빨리 흘러간다. 소리도 없이 흘러간다. 세월은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세월처럼 정직한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아침의 찬란한 해가 저녁에 서쪽으로 지듯. 인생도 왔다가 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갔는가! 계절에 봄이 있고,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 봄은 젊은 사람들의 계절이오, 여름은 장년을 말하고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니 평생 살아온 인생의 발차취를 더듬어 보는 노인들의 반성의 계절이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그 귀한 한 평생을 과연 어떻게 살아 왔는가? 깊은 사색에 빠지는 계절이 가을이 아닌가? 그래서 갈 준비를 하는 계절이 가을이다. 곧 일할 수 없는 겨울이 다가오겠기 때문이다. 그 때는 아무 일도 못하고 일손을 놓고 가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에 두고 영원한 안식처로 가야한다.
슬기로운 사람은 겨울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미련한 사람은 겨울이 온다는 것을 모르고 여름을 탕진하며 세상 재미에 도취한다. 마치 쑥대 위에 올라 여름내 노래하는 여치처럼 말이다. 그러나 성경은 잠언 6장 6절에 “개미에게서 가서 배우라” 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개미는 일할 수 없는 겨울이 오는 것을 알기에 여름날 땀 흘려 일하는 것이다.
시간은 멈추는 법이 없다, 시간이 흘러가면 인생도 결국은 늙어가고 늙어 가면 결국은 고향에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우리는 가끔 공원에서 노인들이 지팡이를 의지하고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서 석양에 지는 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을 본다. 붉게 타며 서산에 넘어가는 낙조(落照)를 바라보면서 노인은 무엇을 생각할까? 인생도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가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옛 시인은 Like water I came and thus I go like wind. 라고 노래했다. 물과 같이 와서 바람과 같이 이렇게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은 유한하다. 유한하다는 말은 끝이 있다는 말이다. 이 세상에 와서 언제까지나 이렇게 육신을 쓰고 사는 것이 아니고 언젠가는 떠날 날이 누구에게나 닥아 온다는 말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시절의 아름다움이 어제 같은데 그런 시절이 꿈같이 지나가고 벌써 이렇게 많은 세월이 흘러 석양에 해가 넘어간다. 그렇게 많은 세월이 무심히도 흘러가 버렸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과거의 역사 속에 묻히고 말았고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은 냉혹한 현실뿐이다. 그나마도 언제까지나 내 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 따라 그 현실도 어디론가 사라져간다.
결국은 유한한 인생은 종착역에 이른다. 사람이 늙어서만 가는 법은 없고 젊어서도 언제나 천국에서 소환장이 오면 연기 받을 수 없고 즉시 갈 수 밖에 없다. 하늘나라에는 눈물과 한숨 걱정이 없으니 좋은 곳이지만 이곳에서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게 되니 그것이 마음 아픈 일이다. 인생은 유한하다. 매년마다 더해가는 연륜은 밤의 한 경점 같이 지나간다고 성경은 말한다. 본문에서는 모든 육체는 풀과 같다고 했다. 우리가 두고 온 고국의 산천에도 이 가을에도 코스모스의 청조한 모습이 아름다울 것이고 들에 핀 들국화의 향기가 길손의 마음을 끌 때이다. 아니 이제 가을이 깊었으니 그 아름답던 들국화며 길가의 코스모스가 모두 시들어 버렸으리라.
풀은 마르면 아궁에 던져질 수밖에 없고 우리 인생도 죽으면 무덤 속에 던져진다. 가족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말이다. 장례식에 가면 관속에서 평화롭게 잠자는 시신의 모습을 보면서 이분은 한 평생을 어떻게 살았을까를 생각한다. 산에 올라서는 그 많은 묘지마다 놓어진 묘비를 보면서 이 사람은 일생을 어떻게 살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죽으면 내 묘비에는 무엇이라고 씨어질까? 라고 말이다.
인생은 유한하다. 그리 길지 못한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그것이 문제이다. 풀은 마르고 들의 꽃도 시들어 볼품이 없어지듯, 낙엽이 제멋대로 딩굴어 바람에 흩날리며 남에게 밟힘이 되듯 인생도 그렇게 가지만 인생은 하나님의 형상이기에 귀하고 귀한 존재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