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제2강연: 칼빈주의와 종교(Het calvinisme en de religie)
카이퍼는 두번째 강연에서 하나님을 경배하는 종교 영역에서 칼빈주의가 차지하는 두드러진 위치를 설명하고자 한다. 카이퍼는 ‘종교 자체,’ ‘교회 생활,’ ‘실제 생활에서 종교의 열매(도덕)’ 등 세 측면으로 나누어 차례로 답하겠다고 말한다.
3.1 종교
카이퍼에 따르면 종교는 네 가지 문제에 대하여 대답하여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카이퍼의 질문과 답을 차례대로 살펴 보도록 하겠다.
첫째. “종교는 하나님을 위하여 존재하는가 아니면 사람을 위하여 존재하는가”에 대해 칼빈주의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위하여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성경이 말하기 때문에, 종교는 하나님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제시한다. 하나님이 자신의 피조계를 위하여 존재하시는 게 아니라 피조물이 하나님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둘째. “종교는 직접적으로 작용해야 하는가 아니면 매개적으로 작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칼빈주의는 종교는 피조물의 중재가 전혀 없이(nullis mediis interpositis) 하나님과 인간 마음의 직접적 교통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소개한다. 물론 타락한 사람에게 중보자가 필요하지만, 그 중보자는 오직 하나님이어야 하고, 사람이 확증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내주하심에 의해 확증될 수 있다는 것이 칼빈주의의 답이다.
셋째. “종교는 우리 개인 존재와 실존의 일부분에서 작용하고 마는가 아니면 전체에서 작용할 수 있는가” 대해서 칼빈주의는 종교가 가지는 ‘보편적인 특성과 적용’을 옹호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나님을 위하여 존재한다면,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림이 마땅하다. 따라서 “사람은 제사장으로서 마땅히 모든 피조물을 하나님의 제단에 제물로 올려놓아야 한다.” 또한 칼빈주의는 감정이나 의지에 국한된 종교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의 이성적 의식(사람 안에 있는 로고스) 즉 하나님으로부터 사람에게 비추는 사유의 빛’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칼빈주의에 의하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사람은 항상 하나님의 면전에 서있으며,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칼빈주의자는 종교를 단일한 단체나 사람들 가운데 몇몇 집단에 국한시킬 수 없고, 인류 전체와 관계있다고 본다.
넷째. “종교는 인간을 정상적으로 봐야하는가 아니면 비정상적으로 봐야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하여 칼빈주의는 ‘비정상적’(abnormaal)이다고 대답한다. 칼빈주의는 불완전한 종교 형식을 창조의 결과로 보지 않고 타락의 결과로 설명한다. 최초의 사람은 하나님과 완전한 관계에서, 순수하고 참된 종교에 의하여 고취된 상태로 지음 받았다. 칼빈주의는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서 이것을 깨닫고 죄 의식을 느끼며 한탄스러운 타락을 이해한다. 이것에 대한 회복은 오직 구원론적 방법으로만 가능한데, 이 결론에 따라 칼빈주의는 참된 실존을 위한 중생의 필요에 대한 근거와 분명한 의식을 위한 계시의 필요에 대한 근거를 발견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