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국교회의 설교와 박윤선
한국교회에는 설교 구성에 있어서 3대지(三大旨) 설교가 지배적이었다. 이것은 설교의 내용을 3가지 항목으로 요목화(要目化) 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제목설교이든 본문설교이든 동일하다.
이러한 형식의 설교는 이미 초대교회 때부터 있었던 관행이므로 한국교회의 특징으로 볼 수는 없다. 또 이런 설교형식이 설교의 내용을 간명하게 정리하여 준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에 상당한 유익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설교가 거의 정석으로 이해될 만큼 굳어져 있다는 점에서 한국교회 설교의 특색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설교 관행은 박윤선 목사의 영향이 크다고 믿고 있다. 박윤선은 성경전권을 주석한 첫 한국인으로서 그의 주석은 해방 이후 한국교회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는데, 그의 주석에는 많은 설교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의 설교는 거의 전부가 설교하고자 하는 바를 요목화하는 대지(大旨) 중심의 설교 형태를 뛰고 있고 이러한 설교형식이 독자들의 설교 구성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설교방식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설교가 성경 본문의 의미를 얼마나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제 종합적으로 한국교회 설교에서의 문제와 과제, 그리고 박윤선의 설교가 끼친 영향에 대하여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모범론적’ 설교에서 구속사적 설교로
한국교회에 풍미하는 가장 대표적인 설교방식은 ‘모범론적’ 방식인데, 이것은 성경의 인물, 사건, 제도를 통해 어떤 ‘모범’(example)을 찾으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설교는 특히 인물 설교에 집중되는데, 성경의 인물을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이상적인 모범, 혹은 피해야 할 경고적인 모범으로 제시한다. 즉 성경의 인물이나 사건을 하나의 모델로 사용하여 영적, 도덕적 교훈을 취하려는 설교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런 설교는 성경을 통해 우리가 본받아야 할 어떤 모범을 발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기는 설교인데, 이런 방식의 설교를 홀웨다(B. Holwerda)는 ‘모범론적’ 혹은 ‘모범주의적’ 설교라고 명명했다. 홀웨다는 이런 설교는 결국, 성경의 역사를 우리에게 모범이 되는 다양한 독립적인 역사들로 해체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한다.
이런 설교는 구약의 역사적 본문에서 역사적 간격을 고려하지 않고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잘못을 범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구약시대의 사람들과 오늘날의 사람들 사이의 역사적 단절을 간과함으로서 과거와 현재 사이에 역사적 등식부호(historical equation mark)를 그어 준다. 이런 설교가 대체적으로 구약 사건에서 도덕적 귀감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도덕적 설교로 흐르기 싶고, 결과적으로 성경의 구속사적 메세지를 상실하게 하는 위험이 있다.
이런 형식의 설교는 현제까지도 많은 설교자들이 선호하고 있지만 박윤선은 개혁주의를 공부한 1937년 이래로 이런 설교의 한계성을 지적하고 구속사적 설교를 강조하였다. 사실 박윤선의 설교에도 이런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설교가 이상적일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