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실제로 무엇이 문제인가?
2025년12월2일(화)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특정 종교 세력이 정치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를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한 심각한 사안"이라고 규정하였다. 이어 일본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해 ‘종교재단 해산 명령’을 내린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 정부도 종교재단 해산 명령을 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지시했다. 표면적으로 이 발언은 “정치에 개입한 종교를 통제해야 한다”는 메시지처럼 보인다. 일반 시민들은 ‘정교분리’라는 단어만 듣고도, 혹은 통일교·신천지 같은 이단단체와 연루된 사건의 기억 때문에 "대통령이 맞는 말 했다"는 반응을 보이기 쉽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근본적 질문이 발생한다. 국가가 ‘정교분리 위반’ 여부를 규정하고, 특정 종교재단을 해산할 권한을 가져도 되는가? 바로 이것은 정교분리 원칙의 본래 취지와 충돌하며,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 자유를 흔드는 매우 위험한 방향이다. 이 문제를 총신대 전 교수였던 이상원 교수가 지적했다.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안을 물었는데 이단을 규정하는 정부에 대한 대답을 듣고 처음에는 기자도 이상원 교수의 답변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40분 가량의 인터뷰를 마친 뒤 이틀 간 정리하며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2. 겉으로 보이는 “그럴듯한 프레임”, 왜 많은 사람이 여기에 속는가
대통령의 발언과 진보 성향 언론 보도만 접하면, 일반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그림을 떠올리게 된다.
① 문제의 종교는 통일교나 신천지 같은 ‘이단 종교’다. 이미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킨 단체들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널리 퍼져 있다.
② 이들은 정치에 개입하거나 불법을 저질러 논란을 일으켜 왔다. 실제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정치에 손대는 종교는 위험하다”는 느낌을 준다.
③ 그렇다면 국가가 강하게 제재하고, 해산까지 검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보인다. 이 프레임을 접한 시민, 혹은 진보 기독교인은 “그렇지,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되잖아”라고 쉽게 동의하게 된다.
겉보기에는 너무 자연스럽고 그럴듯한 논리다.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이단을 정부가 제재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프레임의 뒤를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이 “자연스러움” 속에 중요한 진실이 가려져 있다. 마침 이단으로 생각을 매몰되게 함으로 아래와 같은 연결고리가 형성된다.
이 프레임은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 사실을 숨긴다.
첫째, ‘이단 여부’는 국가가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어떤 종교가 정통인지, 이단인지, 신학적으로 정당한지의 판단은 교회·신학자·종교 전문가들이 결정하는 종교 내부의 영역이지, 행정부가 “불건전하다”거나 “이단이다”라고 규정할 권한이 없다. 국가가 이 판단권을 쥐기 시작하는 순간, 정교분리의 근본 정신이 무너진다.
둘째, 특정 이단을 겨냥해 만든 기준은 결국 모든 종교를 규제하는 국가 권한으로 확장된다. 지금은 통일교같은 이단이 표적처럼 보일지라도, 한 번 국가가 “정교분리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정권이 바뀌거나 정치 상황이 달라질 때 정통 교회든, 어떤 종교단체든 동일한 잣대로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생긴다.
즉, 겉보기엔 사회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어떤 종교 집단, “이단 척결”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은 결국 국가가 종교 전체를 평가하고 재단할 수 있는 칼을 쥐게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겉으로는 이단 문제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가가 종교의 자유에 손을 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매우 위험한 프레임이라는 점을 반드시 직시해야 한다.
3. 왜 이것이 ‘정부의 종교 개입 위험성’과 직접 연결되는가? 총신대 이상원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두고 다음과 같은 원칙적 우려를 제기한다. “정부는 어떤 종교가 정통인지, 이단인지 판단할 권한이 없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이단·정통 판단은 종교 내부의 고유 권한이다. 신학적‧교리적 검증은 교계, 신학자, 종교학자 등 민간 종교 전문 영역에서 판단하는 것이지, 행정부가 “불건전하다”, “문제 있다”라고 규정해 재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는 종교의 내용에 개입할 수 없으며, 이것이 정교분리 원칙의 핵심 정신이다.
둘째, 정부가 ‘정교분리 위반’을 규정할 권한을 갖는 순간 위험이 시작된다. 이상원 교수가 설명한 정교분리 원칙은 교회가 국가 권력을 행사하지 말라는 원칙이지, 국가가 교회의 도덕적·윤리적 발언을 통제할 권한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이 교수는 교회는 국가 정책이 잘 되었을 때 칭찬할 수도 있고 잘못되었을 때 비판할 수도 있다. 이것은 정교분리 위반이 아니라 교회의 고유 기능이다.” 이 교수의 이 발언은 정교분리 위반을 행정부가 판단하여 좌지우지 할 경우, 행정부에 대한 좋지 못한 평가를 한 종교 혹은 종교인이 있을 때 강압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발언은 사실상 이렇게 말한 것과 같다. “종교가 정치·국가 문제를 논하면 정교분리 위반이니, 국가가 제재하겠다.”
이것은 정교분리 해석을 정부가 독점하겠다는 선언이며, 국가가 종교의 발언권을 통제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매우 위험한 선례다.
셋째, 종교재단 해산 제도는 ‘특정 종교 전용’이 아니라 모든 종교에 적용되는 규범이 된다. 오늘은 통일교처럼 사회적으로 문제 많은 이단 집단을 표적으로 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법과 제도는 특정 단체 전용 도구가 아니다. 한 번 만들어지면 정권이 바뀌든 상황이 달라지든 모든 종교에 일반 적용된다. 이것이 바로 “통일교는 징검다리일 뿐”이라는 우려로 이어진다.
발체: 고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