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성경의 전래
앞서 제2장에서 성경의 성질을 논하면서 성경은 세상의 여러 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언급했지만 제3장과 제4장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성경의 문제를 다루어 보고저 한다.
성경을 읽는 사람들이 가끔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과연 지금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이성경이 정확한가? 다시 말하면 지금 이 성경이 원래의 원본과 같은 것이며 믿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창세기는 과연 지금으로부터 약 3,500넌 전에 모세가 쓴 그 내용과 다름이 없나? 분명히 서양에서 독일사람 요한 구텐베르그(Johann Gutenberg, 1398-1468) 라는 재주 있는 사람이 활자를 발명한 것이 15세기 일인데(한국에서는 그보다 훨씬 빠르지만) 그 동안에 성경은 분명히 사람들이 손으로 책상에 앉아서 복사했을 탠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 틀리게 복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 성경말씀이 원래는 하나님께서 영감으로 기록하게 하셨다 하더라도 중도에 여러 사람이 복사하는 과정에서 잘못도 있음직하지 않은가? 라고 의심해 보는 것은 타당하다.
성경은 어떻게 오늘 우리들의 손에까지 전해져 내려왔을까? 틀림없이 성경은 여러 사람에 의해서 오랜 세월 동안 복사되고 또 복사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복사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우리에게는 성경이 보전(保全)되고 보존(保存)되지 못했을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1장은 성경에 대하여 기록되어 있는데 그 1장8절에 보면 “히브리말(옛 하나님의 백성의 본 방언이었던)로 쓰여진 구약성경과 헬라어(신약을 기록할 때 여러 나라에 가장 널리 알려졌던)로 쓰여진 신약성경은 하나님의 직접 감동으로 된 것이요 또한 그의 특별하신 보호와 섭리로 말미암아 만세에 순결하게 간직되어 있음으로 참다운 것이다.” (The Old Testament in Hebrew(which was the native language of the people of God of old), and the New Testament in Greek (which at the time of writing was most generally known to the nations), being immediately inspired by God, and by His singular care and providence kept pure in all ages, are therefore authentical; WCF I,8)라고 되어 있다.
위에 인용한 신앙고백서의 내용은 첫째로 성경은 원래가 구약은 히브리말로 신약은 헬라말로 기록되었다는 사실과 둘째로 이 성경말씀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씌어졌다고 하는 것과 셋째로 이 성경 말씀은 순수하게 보전되고 보존되어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늘날에는 성경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만히 따지고 보면 성경이 여러개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성경은 하나밖에 없으니 그것은 선지자들과 사도들을 통해서 하나님이 성령의 감동함을 주시어서 양피지(羊皮紙)나 파피루스에 기록한 그 성경원본을 말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후서 3:16에서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하신 말씀은 그 원본에 있어서 글자 한자에 이르기까지 틀림이 없이 하나님의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되었다는 뜻이다. 번역판 성경에는 잘못된 곳들이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제임스왕 판에는 요한계시록 13:18 끝부분에 “사람의 수이니”하는 대목에 가서 the number of a man 이라고 a 자를 넣어서 번역한 성경도 있는데 이것은 부정관사 a 가 없어야 되는 곳이다.
또 사도행전 16:31절에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하는 대목에서 “예수를 믿으라”하는 대목은 헬라어 원문에서는 위에(上)라는 뜻을 가진 επι인데(πιστευσον επι κυριον Ιησουν) King James Version American Standard Version 을 제외하고는 전치사 in 으로 번역하고 있어서 역시 원어에 가장 충실한 번역 성경은 American Standard Version 이라고 생각된다.
성경의 역사를 보면 한때 시편 119:161 “방백들이 무고히 나를 핍박하오나 나의 마음은 주의 말씀만 경외하나이다”라는 대목에서 인쇄하는 사람이 잘못해서 “방백들이”(princes)를 잘못 식자(植字)하여 “princes”대신에 “printers”를 써서 “인쇄공들이 무고히 나를 핍박하오나...”라고 쓰여진 성경이 한동안 나돌기도 해서 세상 사람들이 빈정대기도 했고 또 1641년에 나온 소위 Wicked Bible 이라고 불리는 성경에서는 역시 인쇄공이 잘못하여 제7계명에서 “말라”라고 하는 부사 not 을 빠트린 탓으로 당시 Laud라는 추기경에게 인쇄소가 고소를 당하여 그때 돈으로 300파운드 벌금을 낸 기록도 있다(F.F. Bruce 저 Books and Parchments 참고).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은 채 충실히 번역되지 못한 곳은 요한복음 2:23의 “많은 물”(우리말 개역판 성경은 정확히 번역되었고 American Standard Version도 정확히 번역됨)을 원문대로 “물들이 많다”(many waters)라고 번역이 되어야겠고, 고린도전서 7:1에서도 “결혼”이 아니라 “다친다 (接觸)”는 뜻으로 바꾸어야 될 것 같다. 지금까지 필자의 조사한 바에 의하면 기원 1세기의 파피루스 문헌에서 다친다는 απτομαι (합토마이) 가 결혼한다는 γαμεω (가메오) 와 같은 뜻으로 쓰인 예가 전혀 없다.
성경은 원래가 우리가 알지 못할 히브리말과 희랍어로 기록이 되었으니 우리말로 번역을 해서 읽어야 할 터인데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성경말씀을 장난감 가지고 놀듯 마음대로 뜯어 고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원어에 가장 충실하게 번역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내 영혼을 건 생명의 말씀인 까닭에 백성들에게 알기 쉽게 번역한다는 미명아래 성경을 제멋대로 아무단어나 대치하고 뜻을 변질시키는 행위는 좋게 볼 수 없다. 요즘 소위 여권신장 운동하는 이들 가운데는 성경이 남존여비(男尊女卑)의 사상이 짙다고 해서 하나님을 중성명사로 고치려는 움직임이 있는가하면 선원들의 성경(Seamen's Bible)이란 것을 보면 시편23편에 “Lord is my skipper I shall not be lost”(여호와는 나의 선장이시니 내가 길을 잃지 않으리로다 운운)하고 있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훼방해도 좋은 가? 하나님의 자녀 된 자, 하나님의 말씀을 진정 사랑하는 자가 이렇게 할 수가 있을까?
위에서 지적했듯이 성경의 원본에는 잘못이 조금도 없지만, 번역하는 사람들의 수중에 들어가서는 성실치 못한 탓으로 잘못 번역될 수 있고 또 인쇄과정에서도 잘못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았다. 그렇다면 성경은 믿을 수 있을까? 수 천년 내려오면서 사람들이 제멋대로 번역했다면 지금 남아있는 성경은 그 원본과 어느 정도 차이가 생길까? 하는 의심을 품게 되지만 다행한 일은 하나님께서는 성경말씀을 기록하게 하신 다음에 그대로 성경을 방치(放置)해 두신 것이 아니라 앞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1:8에서 보았듯이, 하나님께서는 이 구원의 특별계시의 말씀이 될 수 있는 대로 순수하게 보존되도록 간섭하시고 섭리하셨다는 것이다. 사실 성경이 처음 기록된 후 죄악 투성이의 사람들에게만 맡겨 두었더라면 오늘 우리는 성경 없이 살며 구원의 도리를 모르고 살 뻔했다. 우리 하나님은 인생들의 완악함을 아시고 친히 말씀이 순수하게 보존되도록 역사하셨다. 어떻게?
가령 창세기나 마태복음의 원본을 A라고 한다면 이 원본을 오래 쓰게 되면 낡아서 못 쓰게 될 터이니 이 원본 A를 보고 사본을 만들면 가령 두통의 사본을 만들어 각각 그 사본을 1과 2로 부른다고 하면 그 다음 1과 2사본이 또 낡아지면 그때는 이미 A는 없어졌으므로 1이나 2사본을 보고 복사하게 되는데 각각 1을 보고 복사한 것을 “가” 와 “나”라고 하고 2를 보고 복사한 것을 “다”와 “라”라고 했을 때 벌써 1이나 2사본에도 글자를 잘못 복사한 것이 있을 수 있고 더욱 “가” 나 “나” 혹은 “다” 또는 “라”에서도 오류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나님이 직접 기록하게 하지 않는 한 잘못은 생기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성경의 원문이 순수하게 보존되었다고 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위의 경우에서 가령 물론A는 원본인 고로 잘못이 없지만 1과 2사본에 잘못이 있다고 가정할 때 하나님은 두개의 또는 여러 사본에서 꼭 같은 곳에 잘못을 저지르도록 방치하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2라는 사본에서 1장5절에 철자법을 틀리게 복사했다면 1이라는 사본이나 그밖에 “가” 나 “나” 또는 “다” “라” 사본에는 2 사본과 똑 같은 곳에 같은 성질의 오류를 범하지 못하도록 섭리하신다는 것이다. 성경이 기록된 때로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본들이 만들어졌다. 본문 비평가들의 임무는 고등비평가들처럼 성경의 권위를 무시하고 성경저자와 연대를 무시하고 말씀을 훼파하는 것이 아니라, 이 수많은 사본들을 분류, 비교, 연구하여 가장 원본에 가까운 사본을 찾는 일이다. 이것이 하등비평가, 혹은 본문비평가 가 하는 일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