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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0-22 06:28
대학생 신앙생활지도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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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창암
조회 : 1,950  

한때 대학은 전도와 선교의 중심지였다. 많은 선교단체들이 앞 다투어 성경공부와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기독교 신앙을 가진 학생들은 이를 통해 영적인 성장과 변화를 체험했다. 지금 30대 중반에서 50대 후반까지의 한국교회 성도들 상당수는 선교단체의 영향력을 깊이 경험한 세대들이다. 그들은 대학에서 복음에 헌신했고, 삶의 목적과 이유를 발견했다.

대학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자격을 갖추는 장소인 동시에 그리스도인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배우던 곳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선교단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다. 선교단체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의 숫자도 줄었지만 지속적인 훈련과 양육이 쉽지 않다. 대학에서의 신앙훈련 자체가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되는 현실에 이르렀다. 대학에서의 신앙생활 지도는 과연 가능할까? 다가올 2,30년 후를 준비하기 위해서 교회와 선교단체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첫째,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내가 선교단체의 신앙훈련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던 때는 대학 2학년 즈음이었다. 지금부터 30년 전이다. 가르침의 방식은 신선했고 내용은 은혜롭고 감동적이었다. 전형적인 개척교회에서 온갖 봉사에 파묻혀 살아왔던 나에게 선교단체의 훈련 프로그램은 한 여름의 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와 같았다. 말씀 묵상과 암송, 일대일 양육을 통한 제자훈련은 영적인 갈증을 해결해 주기에 충분했다.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들에 열광했고 그 프로그램을 따라 다른 사람을 세우는 일에도 헌신했다. 리더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순종하는 것은 훈련을 받는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었고, 훈련은 강할수록 좋다는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했다. 순종과 헌신은 믿음의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었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다. 얼마 전 선교단체 간사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갈수록 양육이 힘들다고 했다. 갈수록 훈련이라는 단어 자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이 늘어간다고 했다. 대학 4년의 시간이 신실하고 충성된 리더를 세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무조건적인 순종과 강한 영적 훈련을 기반으로 하는 선교단체식 신앙훈련이 한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영적인 일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시대적 흐름이 주된 원인이겠지만 30년 전과 별다르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신앙훈련 패러다임의 문제는 아닌지 고민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20대는 권위에 대하여 긍정적이지 않다.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에 민감하다. “왜?”라는 질문에 대하여 납득할만한 답을 얻을 수 없으면 결코 움직이지 않는다. 동시에 깊이 생각하거나 사고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감각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이들에게는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전통적 가치가 상실되는 세상에서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미래 세대와 대화하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열정은 만용에 가깝다. 개인적으로 리더가 멤버를 일방적으로 양육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식이 유효할지에 대해서는 기존의 양육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포함하는 냉정한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훈련 내용의 변화이다.

대학에서의 신앙훈련은 통전적이어야 한다. 여기서 통전적이라는 것은 세상을 거룩한 것과 속된 것으로 철저하게 분리시키는 이원론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당면한 어려움은 교회에서 훌륭한 신앙인이 사회에서 그다지 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수많은 신앙훈련들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성경에 익숙하고 성경을 사랑하는 성도들을 세우는 일에는 성공했지만 그들로 성경적인 삶을 세상에서 구현해내도록 하는 일에는 실패했던 것은 아닐까? 개인이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삶을 살도록 도전하는 일에는 성공했지만, 그 개인이 세상 속에서 훌륭한 시민으로 살도록 도전하는 일에는 실패한 것은 아닐까?

복음을 담아내는 삶의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거룩한 삶을 향한 개인의 갈망이 어떻게 교회의 거룩함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교회의 거룩함이 어떻게 세상의 변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도전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리스도인 학생들은 일반 학문과의 대화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동시에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비성경적인 시대적 사조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는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이고 배타적인 믿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혼탁하고 어지러운 시대의 유일한 소망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라는 믿음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셋째, 훈련 주체의 변화이다.

대학의 핵심 구성원은 교수와 학생이다. 과거에 비해서 교수의 영향력이 현저히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학생에게 교수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선교단체에게만 맡겼던 신앙교육의 기회를 기독 교수들 스스로가 다시 찾아야 한다. 신실하고 헌신된 모습을 가진 기독 교수는 세속화된 대학 사회에서도 영향력 있는 선교적 삶을 보여줄 수 있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의 탁월함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인격적인 만남을 시도해야 한다. 시대를 분별하는 탁월한 안목과 학생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지적 호기심을 일깨워줄 탁월한 실력, 그리고 인간다운 삶의 모델이 될 수 있는 탁월한 인성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복음을 담고 있는 삶의 이야기로 학생들을 말씀 앞으로 이끌어 내어야 한다.

대학에서의 신앙훈련을 선교단체들에게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비신자인 학생들과 소통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신자인 학생들과는 함께 기도하고 격려하고 양육하는 목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종종 교수와 학생 사이를 비즈니스적으로만 보려는 학생들을 만날 때가 있다.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병리적 현상이다. 그러나 참되고 진실하고 신실한 스승의 도움과 손길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도 여전히 많다. 그들에게 기독 교수는 길과 진리가 되시고 생명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존재이다.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유리하며 방황하는 백성들을 민망히 여기셨던 주님의 마음을 품는 그리스도인 교수들을 통한 신앙지도의 모델을 기대해 본다.

김영종 교수 (고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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