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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9-07 04:57
설교를 듣지 않는 전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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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창암
조회 : 1,324  

개혁교회의 신조에 따르면 설교는 목사만이 할 수 있다. 이런 전통은 목사를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목사가 하는 일인 설교의 고귀함을 확보하기 위해서 생겨났다. 개혁교회는 설교가 정말로 귀하기 때문에 정말로 자격이 있는 사람을 목사로 세워서 설교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목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4년 동안의 대학교육을 받아야 하고, 신학교에서 3년 동안 신학교육을 받아야 하고, 졸업하고 나서도 2년 동안 강도사로 목회실습 훈련을 받아야 한다. 설교보다 교회의 권위를 강조하는 로마 가톨릭 교회와 달리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서 있다고 고백하는 개신교회의 미래는 설교 사역을 감당해할 목사를 어떻게 길러내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문제점: 설교를 듣지 않는 전도사들

한국 개신교의 존폐가 설교 사역에 달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사 후보생의 설교 사역은 여러 가지 큰 문제를 안고 있다. 후보생들에게 설교에 있어서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은 아마도 현장 목사일 것이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목사들의 설교를 듣고 자라왔다. 따라서 설교에 대한 어떤 상을 이미 가지고 있다. 만약 그 교회의 목사의 설교가 정말로 모범이 되는 경우라면 아주 큰 자산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올바른 설교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설교 사역에서 모범을 보여 주는 목사들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다.

담임 목사가 자신의 모델이 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목사 후보생들은 소위 유명 목사들을 자신의 설교 모델을 삼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동일하게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 목사들이 정말 참된 모범이 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단지 유명한 대형교회의 목사라는 것 때문에 그들의 모델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더 큰 문제점은 목사 후보생의 중요성 바람직한 목사를 모델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흉내만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정말 그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깊은 경건, 바른 성경해석, 올바른 전달, 목회자로서의 자세인데 그런 것들은 동영상을 통해서 배울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요즘 후보생들이 예배 시간에 설교를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설교는 듣지만 그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목사 후보생들은 주일에 너무 분주하다. 주일에 온갖 잡무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생긴다. 따라서 예배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이 맡은 일에 온갖 신경을 쓴다. 예배 시간에 목사의 설교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설교가 끝나고 기도 시간에 예배 참석 숫자를 세는 것에 모든 관심을 집중한다. 심지어 적지 않는 후보생들은 방송실에 “짱 박혀” 있으면서 스마트폰을 보기도 한다.

오늘날 목사들은 제자 삼는 일에 실패하고 있다. 제자를 삼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말씀의 사역자들을 길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목사들은 자신의 설교가 미래의 목사가 될 전도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목사 후보생들도 목사의 설교에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있고 목사들도 전도사들이 어떤 내용을 설교하는지 챙기지 않는다. 많은 경우에는 간섭하지 않고 재량껏 하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결과 설교는 목회의 중심이 되지 않고 주변부로 밀려나 버렸다. 설교에 관해서 만큼은 “다들 알아서 잘 하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담임 목사가 목사 후보생의 설교에 관심이 없다면, 또는 챙기거나 살피지 않는다면 그들이 설교에 관심을 쏟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목사들부터 설교가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말로 설교 사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후보생을 선발할 때 설교의 능력을 가장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장로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담임목사만큼은 아니지만 후보생들의 설교도 적지 않게 중요하다. 후보생들의 설교는 엄밀한 의미에서 설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교육부서에 실제적으로 설교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당회는 말씀을 관리하는 곳이기 때문에 청빙하기 전에 교역자들이 성경을 가르치는 능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설교가 목회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프로그램이나 활동들을 현저하게 줄여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불필요하거나 주변적인 행정들을 최대한 제거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후보생들이 설교를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 주어야 한다. 특별히 학기 중에는 설교 준비를 제대로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교회의 사역이 설교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일단 설교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 다음에 해야 할 일은 정기적인 모니터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목사가 직접 듣고 코치를 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정기적으로 각 부서의 책임자들에게 후보생들의 설교에 대하여 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핵심은 후보생들에게 그들의 설교에 교회가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목사 후보생의 설교준비는 듣는 태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본인이 설교를 제대로 듣지 않는데 어떻게 앞으로 성도들이 자신의 설교를 잘 들어주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좋은 경청은 의무감에서 오지 않는다. 정말로 담임 목사들이 예배 시간에 참된 복음을 탁월하게 전해야 하고 후보생들이 그 말씀 속에서 삼위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여야 말씀에 대한 경청이 마음에서 우러나올 수 있다. 후보생들도 말씀을 들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듣지 않은 자가 어찌 전할 수 있겠는가?

이성호 목사 /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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