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누가 이끄는가?
규모가 크든 작든 청년 소그룹이 겪는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조장을 세우는 일이다.
잘 섬기던 리더들이 결혼이나 연령 제한으로 떠나가게 되면 그 자리에 적절한 리더를 세우는 일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청년부와 분리 된 대학부의 경우 선배가 되면 조장을 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여기기도 하지만, 청년부는 지친 삶으로 인해 선뜻 나서는 이를 찾기 어렵다. 더구나 현실적으로는 안정된 직장이 있고 많이 헌신하는 리더 일수록 결혼으로 부서를 떠나기 쉽다.
저희 교회 청년부의 경우 2018년 15쌍의 결혼으로 리더 그룹의 25명이 떠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장 한 명 중심의 조를 코어 그룹(3인)이 이끌며 돌보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조장과 부조장과 부서 리더 그룹(임원 및 팀장) 중 한 명이 팀을 이루어 조를 돌아본다. 조장 1명이 8명의 조원을 돌아보다가 3명의 코어가 5명의 조원을 돌아보면 리더의 부담이 줄어들고, 조 분위기가 리더 그룹 중심으로 소통이 이루어져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이 모인다.
개혁교회가 한 사람이 아닌 당회에 의한 공동의 돌봄을 지향하는 필요가 청년 소그룹 운영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 명의 조장이 동시에 각 사람의 필요를 세밀하게 살피기란 사실상 어렵다. 누군가에게 집중하다 보면 어떤 이들의 아픔은 놓치기 일쑤다. 때로는 조장과 성향이나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소통이 어려워 입을 다물거나 ‘잠수’를 타기도 한다.
의논할 수 있는 리더가 여러 인 것은 유익이 크다. 게다가 조에서 논란이 되는 일은 한 사람이 아닌 다수가 기도하며 신중하게 처리할 때 공동체의 덕을 세울 수 있다. 하나의 조를 리더 그룹이 협력하여 서로 돌아보기를 힘쓸 때, 청년 공동체는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않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사랑과 선행을 더욱 격려하는 성숙한 언약 공동체로 서게 될 것이다(히 10:25).
소그룹 그리고 교회
청년 소그룹은 청년부만을 위한 소그룹이 아니다. 청년의 시절이 지나면 교회의 직분자가 되어 섬겨야 한다. 이 때 청년 시절에 익히고 배운 믿음의 걸음이 그대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많은 교회들이 청년 소그룹을 교회(장년)와 분리하여 운영 한다. 청년 시절 경험하고 익힌 것과 장년이 되어 해야 하는 것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생긴다. 이런 면이 청년시절부터 깊이 헌신하던 젊은 가정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된다. 그러므로 청년 소그룹은 기본적으로 교회(장년)과 동일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단지 형식적인 일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신앙고백을 청년 개개인과 소그룹에 녹여 내도록 고민하여 적용해야 한다. 직분자들이 청년 시절 소그룹에서 배우고 익힌 대로 교회를 더 건강하게 세우도록 청년 소그룹에서부터 하나씩 지도해야 한다.
장로교 정치 원리를 개 교회마다 잘 녹여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차라리 개척하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청년들이 소그룹을 통해 작게나마 장로교 정치 원리를 구현해가도록 당회가 지도하고 돌본다면 빠른 시간 안에 제직회와 장년 소그룹에서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신형섭 목사 (서울중앙교회, 종로구 원남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