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새로운 미디어 기술을 따라 잡는 속도는 실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편의성과 속도는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바꾸어 놓았다. 수많은 정보(틀린 정보를 포함하여)에 손쉽게 접근하는 인터넷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배우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이전과 완전히 다르게 변모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쏟아 내는 정보들을 쉽고, 빠르게, 그리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식자층과 일반 대중 사이의 경쟁의 장이 평준화되었다. 누구든지 컴퓨터(혹은 스마트폰)와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순식간에 자기 생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 또한, 전문가나 비전문가나 똑같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다. 청중을 모으는 데 능숙한 사람들은 수많은 팔로워(follower)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그들이 이렇게 자신의 의견을 전파하는 데 있어 반드시 특정한 지위와 자격을 갖출 필요도 없다.
사실, 오늘날은 무엇이 진실이냐 거짓이냐 하는 문제보다 자신의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
대부분 사람은 본능적으로 사려 깊게 쓰인 글보다 간결하고 재치 있는 농담성의 논평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거의 모든 경우에 형식이 내용보다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진중한 담론보다 인상적인 말 한마디가 대중의 구미에는 더 맞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가 평소에 뉴스를 접하는 방식이나 정치인들이 선거운동을 펼치는 방식, 그리고 심지어 사람들이 인맥 관리를 위해 개인적인 유대 관계를 관리하는 방식에도 반영되어있다.
한번에 몇 시간 혹은 하루 저녁을 함께 보내다 헤어지는 “파워 데이트” (power-dating) 가 결혼 전 서로를 알기 위해 오랫동안 사귀는 “교제”(courtship)의 자리를 대신 했고, 전형적인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전화를 받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가 그들이 몇 초 내에 설득력 있게 요점을 이야기하지 못하면, 무례하게 전화를 끊어버린다.
텔레비전 방송의 사회자들도 토론 참가자를 손님으로 공개토론회에 초청해 놓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그들의 식견을 다 들어 보기도 전에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중간에 말을 끊는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본질이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이다. 단순히 시청률을 높이는 일이 진실을 더 널리 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오늘날 인터넷에 기반을 둔 가장 인기 있는 의사소통 수단은 트위터(Twitter), 즉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짤막한 문구로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것 같다. 하나의 “트윗” 은 140 글자로 제한되며, 이런 메시지가 매주 수 십만 건 이상 온라인상에서 오간다. 이것은 새로운 미디어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논리적으로 다음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블로그는 이미 인기를 잃어 가고 있다. (블로그는 보통 세 단락으로 이루어지는데, 사람들은 문자 메시지보다 너무 길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읽고 쓰는 능력은 현저히 저하되고 있으며, 논리적인 글들은 불필요하게 상세하다는 이유로 흔히 외면을 당한다. 웹은 어떻게 “느끼느냐”라는 문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문제보다 중요하게 여김을 받는 오늘날의 문화에 더 잘 맞는다.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들은 각자의 의견을 교환하는 수많은 토론방을 개설하는데, 때로 이런 공간이 폭언과 악성 댓글이 넘쳐 나는 싸움터로 오용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터넷 토론장은 사용자들이 그들 자신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신성 모독과 적의를 표출하는 부정적인 통로로 사용되기도 한다.
인터넷은, 이 모든 역기능에도 불구하고 포스트모더니즘이 번성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더욱 정확히 표현하자면, 바로 이러한 역기능들 “때문에” 포스트모더니즘이 더 활개 치고 번성하게 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고) 존 맥아더 목사
LA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 목사, 캘리포니아 마스터 신학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