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관점에서 가정 교회를 받아들일 수 없는 열 다섯 가지 이유
요즘 가정 교회에 대해 부쩍 관심이 높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국 교회에서 조금만 히트친(?)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어김없이, 약간의 시차가 있기는 합니다만, 외국의 한인 교회로 자연스럽게 전이되곤 합니다. 제가 사역하는 곳에서도 가정 교회는 경배와 찬양, 열린 예배, 셀 목회에 이어 최근에는 신사도 운동과 알파 코스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어느 사회나 유행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유행의 핵심은 잠정성과 일시성에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의 유행이 현실에 민감한 교회나 성도들일수록 현저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교회는 근원적으로 유행을 쫓거나 민감해 할 수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행이란 본질적으로 변화하는 세상, 즉 속된 세상에서 경험되어지는 전형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나 진리는 오고 오는 모든 세대에 걸쳐, 변하지 않는 유일하고도 신령한 영적 자산입니다. 이처럼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를 가르치고, 수호하고, 계승하는 것이 교회의 주된 사명입니다.
오늘날 많은 분들이, 심지어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조차 교회와 (종교)단체의 차이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볼멘 소리를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진리와 유행, 유행과 진리의 성격을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바르게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가정 교회를 통해 느끼는 두 가지 상반되는 정서들, 예를 들어 환호와 고민, 열광과 갈등, 확신과 의문의 괴리감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사상이나 제도는 늘 가능성과 제한성이라는 두 개의 바퀴를 가집니다. 그 어느 것도 일체의 긍정이나 일체의 부정만을 의미하는 것은 없습니다. 가정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 교회가 교회의 유행이 되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그 가운데 있는 긍정의 요소가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개혁주의와 개혁신앙 추구하는 성도의 입장에서 가정 교회(개념)를 받아들일 수 없는, 즉 진리가 아닌 유행으로서밖에 여길 수 없는 열 다섯 가지 이유 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동안 가정 교회를 지켜보면서 생각한 내용을 제목으로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가정 교회의 신학적 정체성은 회중(교회)에 기초해 있습니다.
2. 가정 교회는 전통적인 신학과 교리와 신앙고백에 무관심하거나 배척합니다.
3. 가정 교회는 객관적인 계시(말씀)보다 인간의 개인적인 체험과 교제를 중요시합니다.
4. 가정 교회는 언약적(존재론적) 관점이 아니라, 조직적(기능론적) 관점에서 가정을 대합니다.
5. 가정 교회는 지교회의 개별성과 독립성만을 강조합니다.
6. 가정 교회는 장로교적인 교회 조직(당회, 노회, 총회)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7. 가정 교회는 성경적인 성례와 권징(치리)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8. 가정 교회는 평신도 목회라는 미명하에 교회 내 직분자들의 사역의 구별성을 모호하게
만듭니다.
9. 가정 교회는 성도 개개인의 신학과 신앙을 검증할 내적 체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10. 가정 교회의 신학 기조가 알미니안적 성격을 가진 바, 인본주의 성향의 교회로 나아갈 우려가
있습니다.
11. 가정 교회는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거나 휩쓸릴 수 요소가 다분합니다.
12. 가정 교회는 교회 분열과 독재 정치의 위험에 쉽게 노출됩니다.
13. 가정 교회의 예배는 주일 예배와 공예배의 본질과 기능을 약화시키거나 대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4. 가정 교회는 초교파적, 초교단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습니다.
15. 가정 교회은 (특히 자녀들에게) 심도있고 체계적인 말씀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체제가
아닙니다.
[출처] SDG 개혁신앙연구회장 김병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