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교회
요즘 교인들은 교회의 보편성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교회는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해서 기성교회(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교회)와 똑같이 하든, 아니면 그와 비슷하게 해서 차이가 부각되지 않게 하는 것을 보편성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교회의 보편성은 주변의 교회들과 비슷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참 교회는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교회는 하나의 통일된 특징을 갖는다는 점에서 하나이다는 의미이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참 진리이신 그리스도의통제만을 받고, 그리스도만을 사랑하고, 그에게만 순종을 드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교회는 통일성과 거룩성 안에서 본질적으로 구별이 없는 하나의 교회이다. 교회의 통일성이란 모든 본질의 교회가 그리스도와 생명으로 연결된 지체로서 통일성을 갖는다. 그리고 교회는 그리스도 다스림과 성령의 인도아래 있으면서 하나님의 목적을 위하여 구별된 존재로서의 거룩성을 가지고 있다(출19:5-6).
교회가 보편교회로서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주변 교회들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이때도 성경은 어디까지나 해석하기 나름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주목하는것이 역사적인 보편의 교회와 그들이 고백해서 내 놓은 역사적인 신앙이다. 어느 시대에 존재했던 교회인가 혹은 어느 지역에 존재하는 교회인가를 불문하고 하나님의 교회가 사도들과 선지자들이 전한 그리스도의 진리 앞에서 어떻게 복종하고 나갔으며, 그리하여 이 교회는 어떤 형태를 띄게 되었는가를묻는 것이다. 그래서 복잡한 모든 것을 생략하고 교회의 세 가지 표지로 말씀의 참된 전파와 성례를 거룩히 시행하는 일과 정당한 권징의 실시를 들었다(벨직신앙고백 제29조). 이것이 참 교회와 거짓 교회를 구별하는 표지이자 교회의 속성을 바로 유지하는 길이다.
만약 지금 이 시대의 교회들이 이 세 가지 요건을 잘 충족시키고, 여기에 하자가 없이 서 간다면 여기에서 자기를 구별시키거나 분리시키는 것은 큰 잘못이다. 하지만 이 시대의 교회들이 이 세 가지 요건을 바르게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이 대세를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문제는 이 시대의 교회가 배교의 도도한 물결 위에 서 있다는 것이요, 그러한 현실은 설교의 타락과 성례를 개방시키는 운동과(close table을 open table로전환시키는 일, 예를 들면 성찬을 세례 받지 않은 자에게 개방하는 일이나 혹은 성찬이나 세례를 교회가 아닌 기관이나 학교에서 베풀도록 허용하는 일 등을 말한다. 이런 일이 주로 한국의 가장 큰 교단이나 혹은 한국에서 대표적인 교회로 이름을 올리는 덩치 큰 교회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파장이 크다), 권징이 사라지는 현실(타교회에서 책벌받고 해벌된 일이 없는 자를 아무런 하자 없이 교인으로 등록시키는 일 등이다. 이런 것이 오히려 교회의 통일성을 깨뜨리는 일이다)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런 것의 구별을 철폐해야 교회가 더욱 사람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고사람들은 또 교회를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 이유이다. 그것이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길이고 결과적으로 교회도 부흥하는 것이라고한다. 이런 일이 대세를 이루게 되고 이것이 교회의 보편성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과연 어떻게 보아야 할까?
복음의 전파가 교회의 큰 사명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러나 복음 전파를 목적으로 교회의 본질과 속성을 복음 전파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복음 전파를 위해서 세상과 구별되어야 할 교회의 속성을 스스로 철폐할수 없기 때문이다. 교회 부흥을 목적으로 신앙고백의 터 위에 확고히 서 있는 개혁교회의 정체성을 부정할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효과적인 복음전파를 위해서 복음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말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문제는 잘못된 생각들이 이 시대의 대세가 되어 여기에 합류하지 않는 교회들은 기성교회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비춰지게 되고 그래서 심하면 분파주의라는 소리도 듣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교인들의 혼돈만 깊어가고 있다.
과연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교회처럼 하지 않으면 그것은 교회의 보편성을 깨뜨리는 것이고 자기만 옳다고 하는 독단적인 분파주의에 속하는 것인가? 교회 부흥(물론 이것을복음전파라는 말로 포장하기는 하지만)이라는 당면한 과제 아래 교회의 속성을 장애물처럼여기는 것이 교회의 보편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우리는 더 당당하게 복음을 전해야 하겠다. 좋은 광고의 기법으로 사람의 눈치를 보아 가면서 하는 것 말고 당당하게 씨를 뿌리되 그 결과는 우리의 신앙고백대로 주께서 친히 거두시기를 바라야 할 것이다(고전 3:7).
이홍년 목사(기독교 개혁신보에서 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