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의 분주한 회오리바람 속에서 목사가 쓴 책 한권이 한국 교계를 조용히 강타했다. 정주채 향상교회 은퇴 목사의 신간 ‘우리는 그리스도의 교회인가?’는 개신교계가 외면할 수 없는 ‘쓴 약’이었다.
정 목사는 개신교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입교’와 ‘세례’를 들고 있다. “목회를 비즈니스 삼아 마구잡이로 새 신자를 받고 세례 주는 것이 한국 개신교 문제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목회의 성패를 교인 수로 평가하는 풍조가 이런 왜곡된 현상의 배경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목회자들이 함부로 세례를 베풂으로써 교회의 거룩함을 훼손하고 있으며, 심하게 말하면 아무나 입학시키는 것과 똑같고, 목사가 교인에게 아부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목사 장로 집사 등 교회 직분도 명예가 아니라 봉사와 희생이 담긴 멍에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에서 걸핏하면 원로 목사, 원로 장, 원로 권사를 세우는 것도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직분을 핑계로 은퇴 아닌 은퇴를 꾀하는 사례가 빈번한 탓이다.
정 목사는 책에서 ‘은퇴 목사가 유의해야 할 일곱 가지’와 ‘후임 담임목사가 유의해야 할 다섯 가지’ 등도 정리했다. 은퇴 목사는 은퇴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항상 후임 목사 편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 목사의 지론은 ‘위대한 대형교회보다 건강한 중소교회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인이 400~500명 정도일 때에는 목사가 교인을 다 알 수 있었지만 1,000명을 넘어서면 성도인지 분간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정 목사는 목사와 모든 교인은 복음을 통해 영적 복지를 이루면서 자신을 희생해 어려운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게 교회의 본질에 합당한 정체성이라는 지적이다.
정 목사는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공동학술대회에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기독언론 뉴스파워는 정 목사가 이 자리에서 “오늘날 한국교회에서는 교회 안에서 ‘성직 매매’ 현상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각 교단 총회나 연합회 등에서는 금권선거운동이 일반화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또 “지금 이런 선거운동에 대해 후보자들도 투표자들도 신앙적으로 윤리적으로나 죄책감도 양심의 가책도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교회의 정치는 특히 목사와 장로가 그리스도의 주권을 훼방하는 것으로 시작하니 거기에 영적인 권위가 있을 수 없다”며 “교회의 정치는 교회의 주인 되신 그리스도의 권고와 은총으로부터 온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세속화된 교회 정치의 개혁은 교회 지도자들이 그리스도의 주되심 앞에 두려움으로 서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청교도들이 표어로 삼았던 성경구절 중 하나는 ‘여호와께서 다스리시니 만민이 떨 것이요’(시99:1)이었다”고 말했다. 또 “주 앞에 겁 없이 설치는 자들은 마지막 날에 ‘이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라’는 참으로 무서운 주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