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 고전 15:10, 딤전 1:12,13, 딤전 3:2-7, 딛 1:5-9, 마 20:28, 약 3:1
< 서론 >
▸ 오늘날 한국교회의 교회 직분에 대한 이해는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다.
▸ 교회 직분을 명예와 권위로 알거나 혹은 직분자의 도덕 실패를 보고 교회 직분을 불신한다.
▸ 반대로 먼저 은혜를 강조하여 직분자의 성경적 자격과 검증을 가볍게 여기기도 한다.
▸ 이는 다 교회 직분에 대한 성경적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로 볼 수 있다.
▸ 특히 사도 바울의 경우는 우리에게 교회 직분에 대한 중요한 신학적 질문을 던진다.
▸ 그는 딤전 1:12-17에서 자신을 ‘비방자 박해자 폭행자’ 또 ‘죄인 중 괴수’라고 고백한다.
▸ 그럼에도 하나님은 바울을 사도와 직분자로 세우셨고 바울은 이를 전적인 은혜로 고백했다. (고전 15:10)
▸ 그런데 이런 바울이 딤전 3:1-7과 딛 1:5-9에서는 교회 직분에 매우 엄격한 자격과 규정을 명한다.
▸ 그래서 우리는 교회 직분에 대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죄인의 괴수였던 자신도 직분자로 세움을 받았는데 왜 바울은 교회 직분자의 자격과 검증을 엄중히 요구하는가?”
▸ 개혁주의는 이를 모순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와 ‘교회의 거룩한 질서’가 함께 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 따라서 본 논술은 사도 바울의 이러한 직분 이해를 중심으로 교회 직분의 ‘본질과 자격’ ‘책임과 사명’이 어떤 것인지를 성경과 개혁신학적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 본론 >
1. 교회 직분의 본질 :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소명
(1) 바울의 자기 고백과 직분의 은혜성
▸ 사도 바울은 딤전 1:12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게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 여기서 바울은 자신의 직분 근거를 자신의 자격이나 공로에서 찾지 않는다.
▸ 오히려 그는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던 자신의 직분이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의 결과임을 강조한다.
▸ 특히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는 고백은 교회 직분이 인간적 자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 은혜임을 말한다.
▸ 그래서 개혁주의는 이를 교회 직분에 대해 인간의 공로를 철저히 부정하는 복음의 원리로 이해한다.
▸ 즉 교회 직분은 인간의 능력이나 도덕적 완전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부르심과 은혜에서 시작된다.
▸ 칼빈(John Calvin)은 하나님이 인간을 교회 직분에 사용하실 때 인간의 연약함을 배제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기독교강요)
▸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은 교회를 바로 세우시기 위해 직분자의 경건과 신앙의 본을 요구하셨다고 강조한다.
▸ 그러므로 바울적 직분 이해는 ‘나는 자격이 있어 교회 직분자가 되었다’는 인간 중심 사고를 철저히 부정하며 오직 하나님 은혜로 세움을 받았다는 진리를 들어낸다.
(2) 바울의 사례는 일반 규범인가?
▸ 바울의 교회 직분 사례가 모든 교회 직분에 적용되는 일반 규범인가?
▸ 아니다. 개혁주의는 바울의 부르심을 ‘구속사적 특별 소명’으로 이해한다.
▸ 즉 바울의 극적 회심과 사도로 부르심은 하나님 은혜의 예외적 사건으로 교회 질서의 보편적 기준은 아니다.
▸ 그래서 바빙크(Herman Bavinck)는 교회 직분이 성령의 은혜와 더불어 공동체의 공적 인정과 질서 가운데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 즉 하나님은 주권적으로 누구나 부르실 수 있으나 교회 공동체의 직분자를 세울 때는 공적으로 검증된 신앙과 삶의 열매를 요구하신다.
▸ 따라서 바울의 사례를 근거로 “누구나 직분 자가 될 수 있다.”거나 “은혜만 있으면 직분 자격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경적이 아니다.
2. 교회 직분자의 자격 : 왜 엄격한 기준이 필요한가?
(1) 교회 직분 자격 규정
▸ 사도 바울은 교회의 감독과 장로의 자격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딤전 3:1-7, 딛 1:5-9)
▸ 그 내용은 단순한 외적 조건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 앞에서의 신앙과 삶의 총체적 검증을 나타낸다.
① 교회 직분자의 가정적 자격
▸ 직분자는 ‘한 아내의 남편’이어야 하며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 이어야 한다. 이는 가정이 신앙의 첫 시험장이기 때문이다.
② 교회 직분자의 인격적 자격
▸ 교회 직분자의 절제, 근신, 선행, 다투지 아니함 등은 교회 직분자의 성품과 관련된다.
③ 교회 직분자의 교리적 자격
▸ 교회 직분자는 가르치기를 잘하며 바른 교훈을 지켜야 한다. 이는 교회가 진리 위에 세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④ 교회 직분자의 공동체적 자격
▸ 교회 직분자는 외인에게도 선한 증거를 가져야 한다. 이는 교회의 공적 거룩성과 복음의 신뢰성과 연결된다.
◇ 교회 직분의 이러한 규정은 교회 직분이 단순히 행정적 기능이 아니라 공동체 앞에서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공적 대표임을 보여준다.
(2) 교회 직분 자격 규정의 신학적 의미
▸ 그러면 왜 하나님은 은혜로 부르시면서도 이러한 엄격한 교회 직분 기준을 요구하시는가?
▸ 개혁주의 신학은 이 자격 규정을 ‘완전성 요구’로 보지 않고 은혜로 변화된 삶의 열매에 대한 요구로 본다.
▸ 즉 직분자는 죄 없는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변화되고 성숙해 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 벌콮(Louis Berkhof)은 하나님이 극적인 회심을 통해 부르시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교회 직분자는 공동체 안에서 거룩함의 열매와 신뢰를 보여주는 자 가운데 세워진다고 한다.
▸ 결국 성경이 가르치는 직분자의 자격은 공로주의가 아니라 은혜로 변화된 그의 삶의 증거 문제이다.
▸ 즉 ‘회개하고 예수 믿는다’는 것만으로 교회 직분을 맡겨서는 안 되고 삶에서 검증된 열매를 확인해야 한다.
4. 개혁주의 직분론의 핵심 : 은혜와 질서의 조화(調和)
(1) 하나님의 주권과 교회 질서이다.
▸ 개혁주의 직분론 핵심은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와 ‘교회의 질서’를 서로 대립시키지 않는 데 있다.
▸ 하나님은 주권적으로 사람을 부르신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은 무질서하게 세우시지 않으신다. (고전 14:40)
▸ 그러므로 교회는 교회 직분자를 세울 때 반드시 말씀에 근거한 검증과 교회 질서를 따라야 한다.
▸ 부처(Martin Bucer)는 교회의 직분은 개인의 영광이나 권력의 수단이 아니라 교회의 세움과 양육을 위한 봉사직이라고 강조했다.
▸ 따라서 개혁주의 직분론은 다음 두 극단을 모두 거부한다.
첫째, 인간의 공로와 능력을 강조하는 자격주의
둘째, 은혜를 핑계로 검증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값싼 은혜 주의
▸ 즉 개혁주의는 오직 은혜를 강조하는 동시에 그 은혜가 삶의 열매와 질서 속에서 나타나야 함을 강조한다.
(2) 교회 직분은 특권이 아니라 섬김이다.
▸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고 가르치셨다. (마 23:11)
▸ 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선언하셨다. (마 20:26)
▸ 이는 교회 직분은 세상의 권력 구조와 본질적으로 다름을 가르치신 것이다.
▸ 그러므로 교회 직분은 지배와 군림의 자리가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 공동체를 섬기는 자리이다.
▸ 또 야고보는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약 3:1)
▸ 이는 교회 직분자가 하나님 앞에서 더 무거운 책임의 존재임을 보여준다.
▸ 따라서 직분은 결코 존재론적 우월성이나 특권의 표시가 아니다.
▸ 오히려 더 깊은 자기 부인과 회개와 하나님 앞에 더 엄중한 책임의 자리다.
5. 현대 교회에 주는 목회적 교훈
▸ 오늘날 교회는 직분을 세상의 직급 체계처럼 이해하려는 유혹에 빠져 있다.
▸ 그래서 장로나 집사, 교사의 직분이 섬김보다 명예와 권위의 상징처럼 이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그러나 성경과 개혁주의는 교회 직분을 철저히 ‘십자가적 자기희생의 섬김’으로 가르친다.
▸ 따라서 교회는 직분자를 세울 때 다음의 원칙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첫째, 교회 직분은 명예직이 아니라 책임의 자리다.
둘째, 회개와 준비 없는 교회 직분자는 교회를 무너뜨릴 수 있다.
셋째, 교회 직분자는 일반 성도보다 더 깊은 자기 성찰과 경건 생활이 필수다.
넷째, 공동체적 검증이 없는 교회 직분 부여는 교회 질서를 해친다.
다섯째, 교회 직분자는 특히 자신이 ‘더 큰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는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이같이 교회 직분은 교인들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공적 사명이다.
< 결론 >
▸ 개혁주의 교회 직분의 기초는 인간의 공로나 자격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이다.
▸ 동시에 교회 거룩과 질서를 위해 직분자의 삶의 열매 그리고 공동체적 검증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 그리고 개혁주의는 하나님의 은혜와 교회의 질서가 함께 작동하는 교회 직분의 균형을 주요시 한다.
▸ 성경이 가르치는 교회 직분은 특권의 자리가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 교회를 섬기는 자리이다.
▸ 그러므로 교회 직분자는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 되심을 고백하고 그리스도의 종으로 자신을 낮추며 공동체 앞에서 성도의 믿음과 삶의 본이 되어야 한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 Soli Deo Gloria! Coram Deo!
출처: 개혁신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