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שָׁלוֹם עֲלֵיכֶ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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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5-24 22:43
불안과 집착이 교회 공동체를 허물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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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창암
조회 : 187  

오늘날 한국사회의 많은 부모들은 지나친 걱정과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 불안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교회에서 다양한 모양과 방법으로 표출된다. 결국 그 불안의 종착지는 내 아이가 된다.

어떤 아이들은 지나치게 주변을 살핀다. 부모의 표정을 먼저 살피고, 집 안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 부모의 감정을 끊임없이 읽는다. 친구들 앞에서는 밝게 웃지만 집에 돌아오면 이유 없는 불안에 예민해지고,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그런 아이를 보며 “원래 타고나기를 예민한 성격을 가진 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이 아이의 타고난 문제일까.

정신과 의사이자 가족체계 이론가 머레이 보웬(Muarry Bowen)은 가족을 단순히 함께 사는 집단이 아니라 하나의 정서체계로 바라봤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가족 안의 감정은 개인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특히 해결되지 못한 불안은 전염이 빠르고 강해 관계를 따라 빠르게 이동하며 이는 세대를 건너서 반복된다. 이를 ‘다세대 전수과정’이라고 부른다.

보웬은 개인과 가족의 기능 수준을 결정하는 두 가지 기둥을 ‘만성불안’과 ‘자기분화’라고 말했다. 자기분화란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불안은 어느 가정이나 가지고 있다. 다만 자기분화 정도에 따라 그 느끼는 강도가 다를 뿐이다. 자기분화의 수준이 낮으면 정서적 융합이 나타나며 상대방의 불안을 고스란히 흡수하여 자신의 불안이 증폭된다. 반대로 자기분화 수준이 높으면 상대방의 불안에도 자신의 사고와 감정의 균형을 이루어 예민한 정서에도 충동을 참을 수 있는 자제력과 객관성을 가지게 된다. 타인과 친밀한 접족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정확한 경계를 설정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를 사랑한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고, 상처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때로는 그 부모의 사랑 안에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 함께 섞여 아이에게 닿는다. 아이가 실패할까 두려워하고, 뒤처질까 걱정하며 혹시라도 자신의 삶과 같이 힘든 길을 걷게 되지는 않을까 불안해한다. 문제는 그 불안이 아이에게 닿았을 때 증폭되어 더욱 짙은 불안으로 닿는다는 것이다.

부부 사이의 관계가 불안정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로의 감정을 충분히 견디지 못하는 부부는 갈등을 직접 해결하기보다 무의식적으로 다른 출구를 찾는다. 부부 사이에서 해결되어야 할 긴장이 아이를 통해 표출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종종 자녀가 놓인다. 아이는 조용히 두 사람 사이에서 엄마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아빠의 예민함을 견디며 가족의 분위기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애쓴다. 가족체계 이론에서는 이를 ‘삼각관계’라고 설명한다. 두 사람 사이의 불안을 제 3자인 아이를 통해 완화하려는 구조다. 이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는 부모의 감정을 책임지는 역할을 떠맡게 된다. 이것은 아이가 원해서 맡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싸우지 않도록 눈치를 보고, 양쪽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자신의 감정보다 가족의 분위기를 먼저 고려한다. 그렇게 아이는 어린 나이부터 ‘불안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이러한 정서적 구조는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모의 불안을 떠안고 성장한 아이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관계 속에서 쉽게 흔들린다. 결국 부모의 불안으로 인해 아이는 숨이 막히는 듯한 압박감으로 인해 부모와의 정서적 단절을 선택한다. 그러나 정서적 단절은 불안을 해결하지 못한 채 또 다른 관계 속에서 반복되기 쉽다. 부모 대신 새로운 대상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그 불안과 외로움을 채워줄 강력한 대상을 갈구한다. 하지만 어떤 관계에서도 상대에게 버림받을까 두려워 지나치게 맞추거나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감정을 억누른다. 결국 어린 시절 익숙해진 불안의 방식이 삶 전체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이러한 정서 구조는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이 불안은 고스란히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강하게 배운 감정이 불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바라볼 때조차 신뢰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보다 버려질지 모른다는 긴장이 먼저 마음을 지배한다. 결국 아이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유를 누리기보다, 끊임없이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신앙 안에 머물게 된다. 온갖 불안 속에 하나님께 사랑받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의 관계는 늘 불안하다. 그러다 보니 눈에 보이는 행위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무언가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을 때는 하나님께 버림받을까 불안해한다. 진리 안에서 자유케 됨을 경험하지 못한다. 행위로도 불안이 채워지지 않으면 시선은 교회공동체로 향한다.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공동체 안에서 관계도 깨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 악순환은 계속된다. 그 불안을 오롯이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가 먼저 신앙 안에서 정서적 문제 특히, 불안이 해결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흔히 사랑은 대물림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안 역시 대물림된다. 해결되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말투와 습관만 닮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견디는 방식까지 세대를 건너 이어진다. 특히 가족 안에서는 말보다 감정이 더 깊게 전해진다. 물론 부모 역시 누군가의 자녀였다. 그들 또한 자신의 부모에게서 불안을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이 문제는 누군가를 비난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자신 안의 불안을 인식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불안을 해결하는 일이다. 아이를 향한 지나친 걱정 속에 혹시 자신의 두려움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안을 전달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건강한 가족은 완벽한 가족이 아니다. 서로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인정할 수 있는 가족이다. 서로의 불안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불안을 함께 기도하며 해결해 나가기 위한 노력은 가능하다. 진짜 사랑은 아이를 완벽히 불안에서 보호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부모가 자신의 불안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내려놓는 모습에 더 가까울 것이다.

기고: 허찬주 (백석상담대학원 가족상담 석사, 전 유아에듀교육개발원 교수부장, 하나엘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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