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제자들이라고 부르셨다(마 9:14; 16:24; 막 2:16). 부활하신 후, 예수님께서는 이 믿는 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명을 주셨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마태복음 28:18–20)
예수님께서는 친히 제자들을 삼으셨다. 그리고 하늘로 돌아가실 준비를 하시면서 그 제자들에게 다시 “제자를 삼으라”고 명령하셨다. 그렇다면 제자란 누구인가? 또한 예수님께서는 제자가 어떻게 세워져야 한다고 말씀하시는가?
기독교 제자도의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의 권세에 있다. 예수님께서는 만유를 다스리시는 분이시다. 주님께서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라고 선언하셨다. 그러므로 교회는 제자를 삼을 수 있으며, 또한 반드시 제자를 삼아야 한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 그리스도께서 왕이시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의 제자 양육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다스리시는 왕만이 아니시다. 그분은 구원하시는 왕이시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로서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온 세상을 다스려 오셨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자신에게 모든 권세가 주어졌다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예수님께서 성부 하나님께서 맡기신 구속 사역을 완성하신 성육신하신 메시아, 곧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신인(神人, God-man)으로서 이제 권세를 가지셨다는 뜻이다(요 17:4; 19:30). 우리는 죄인으로서 본래 하나님과 원수 된 자들이었다(엡 2:1–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자신의 생명을 희생 제물로 드리심으로써 우리를 하나님의 거룩하신 임재 앞으로 안전하게 인도하셨다(히 10:19–22).
제자란 배우는 사람이지만, 기독교의 제자도는 단순한 도제식 교육 과정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예수님 당시 유대교의 랍비들과 헬라 철학자들에게도 그들의 가르침과 생활 방식을 따르는 제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단지 삶의 방식을 가르치신 것이 아니다. 그분 자신이 곧 생명에 이르는 길이시다(요 14:6). 예수님께서는 자기 제자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들에게 새 마음을 주시며, 그들을 자신과 영원히 연합하게 하신다.
이러한 이유로 예수님께서는 교회가 제자를 삼을 때 먼저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명령하셨다. 세례는 사람을 가시적 교회(Visible Church, 유형교회)의 구성원이 되게 한다. 가시적 교회는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사람과 그들의 자녀들로 구성된다. 가시적 교회 안에서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침을 받는다. 이것 역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분을 따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부분이다(마 28:18–20).
세례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가시적인 나라의 구성원이 되었음을 나타낸다. 세례를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인 교회에 가시적으로 속하게 되며, 교회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할 것을 약속한다. 세례에는 물뿐 아니라 말씀도 함께 사용된다. 교회는 새로운 제자들에게 삼위일체 하나님, 곧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푼다.
합당하게 물세례를 받은 모든 사람은 외적으로 그리스도의 제자이며 가시적 교회의 구성원이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신뢰하고 내적으로도 참된 제자가 됨으로써 자신이 받은 세례의 의미와 은혜를 더욱 온전히 실천하도록 부름받는다.
구원에 이르는 참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또한 불가시적 교회(Invisible Church, 무형교회)의 구성원이다. 불가시적 교회는 모든 시대에 걸쳐 구원에 이르는 참된 믿음을 소유한 모든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이들이 바로 영생을 상속받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들이다.
그러나 기독교 제자도가 단순한 도제식 교육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고 해서, 배우고 훈련받는 과정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뜻하신 것은 그들이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여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시는 것이다(롬 8:29). 성령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의 삶 가운데 역사하셔서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가도록 하신다. 더욱이 성령께서는 이 일을 이루시기 위하여 그분의 교회를 통하여 역사하신다.
교회는 무엇보다 통상적인 은혜의 방편(Ordinary Means of Grace), 곧 말씀의 설교와 성례를 통하여 제자들을 가르친다. 우리가 매주, 매년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것을 들을 때, 성령께서는 우리의 믿음을 성숙하게 하시고 우리의 성품을 빚어 가신다. 또한 우리가 주의 성찬에 참여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영적으로 먹이시며 그리스도와 복음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더욱 깊게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다른 여러 방법을 통해서도 제자들을 훈련하신다.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적으로 성숙한 성도들의 본을 통하여 배우며, 특별히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교회를 인도하도록 부르신 목회자들과 장로들의 본을 통하여 배운다(벧전 5:3). 우리는 그들의 삶을 살펴보고 본받아야 한다(빌 3:17).
그리스도인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도록 부름받았다(신 6:7). 우리는 또한 기도를 통하여 배운다.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찬양하며, 우리의 모든 염려와 무거운 짐을 믿음으로 하나님께 맡길 때 우리는 신앙적으로 성장한다(벧전 5:6–7).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고난을 통해서도 배운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을 사용하셔서 우리가 죄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전적으로 의지하도록 가르치신다(롬 5:3–4; 고후 12:10; 벧전 4:1).
제자도는 평생에 걸쳐 지속되는 과정이다. 제자들은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기를 힘쓰지만, 날마다 넘어지고 실족한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다시 그리스도께로 돌이킬 때, 우리는 죄악 된 본성을 죽이고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새 사람”을 입는다(골 3:10; 엡 4:20–24 참조).
그리스도 밖에 있었던 옛 사람을 죽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이미 새롭게 된 존재답게 살아가는 일은 계속해서 이루어진다. 완전함은 이 땅에서의 삶이 끝난 후에야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다.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하는 자들에게 이러한 완전함은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다. 모든 참된 제자들은 마침내 자신의 구주이시며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반영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분이시다(빌 1:6).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명령을 배우고 순종하기를 힘쓰지만, 실제로 그들을 변화시키시는 분은 성령 하나님이시며, 그 누구도 성령의 역사를 막을 수 없다(빌 2:12–13).
사실 이러한 일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신 자체가 우리를 그 궁극적인 목적을 향하여 나아가게 한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지금은 하나님의 자녀라 장래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 나타나지 아니하였으나 그가 나타나시면 우리가 그와 같을 줄을 아는 것은 그의 참모습 그대로 볼 것이기 때문이니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 (요한일서 3:2–3)
장차 우리가 그리스도를 뵈옵고 “그와 같이 될 것”이라는 소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더욱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으로 변화시킨다. 이 소망은 우리를 정결하게 한다.
예수님께서 교회에 제자를 삼으라고 명령하셨을 때, 주님께서는 자신의 승천을 준비하고 계셨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육체적인 시야에서 떠나 성부 하나님의 곁으로 돌아가실 것이며, 그곳에서 지금도 왕으로 통치하고 계신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홀로 버려두지 않으셨다. 제자들에게 사명을 맡기신 후,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마태복음 28:20)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자신의 스승을 따를 수 있는 힘을 자기 자신 안에서 찾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성령을 통하여 자기들과 함께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임재와 능력을 의지한다. 주님께서는 마지막 날까지, 곧 우리가 그분을 “그의 참모습 그대로” 뵈옵게 되는 그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신다.
리고니어 미니스트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