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성경묵상)의 문제점과 한계, 그리고 개선 방안에 대한 제안
필자는 1990년대 초에 처음으로 Q.T를 배웠고, 그리고 3년 동안 열심히 노트에 기록하면서 Q.T를 시작했다. 그 후 수년 동안 Q.T 교재를 이용하여 성경을 묵상하였다. 대부분의 한국 교인이 성경을 묵상할 때 Q.T를 통해서 한다. 이제는 모든 기도 시간에 Q.T 교재를 가지고 아침 시간에 묵상하고 기도하는 교회들이 많다.
수많은 교회가 참여하고 성도들이 성경을 묵상하고 있는 Q.T에 대하여 지금 시점에서 문제점과 한계를 다루는 이유는 무엇인가? 좀 더 빨리 Q.T에 대하여 신학적 논의가 이루어졌다면 한국교회가 바른 신앙 위에 서 있었을 것이라고 하는 기대감도 가져 본다. 어떻게 보면 이 작은 글이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Q.T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통해 교회와 성도들에게 바른 신앙의 길과 바른 성경 묵상이 무엇인지 제시하고자 한다.
1. Q.T의 기원.
큐티는 19세기 영국에서 발생하였다. 1882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당시 학생이었던 후퍼와 도르튼 등 7명의 학생이 시작한 경건훈련 운동이었다. 그리스도인으로 자신들 안에 세상의 욕구를 버리고 바른 신앙생활을 위한 방법으로 시작한 것이 그 출발이다. 특별히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말씀 묵상과 기도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가진 모임이 바로 경건의 시간인 큐티다. 그들은 이 모임을 큐티(Quiet Time)라고 불렀다. “경건의 시간을 기억하자”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하였다.
이 운동으로 많은 사람이, 특히 학생들 중심으로 성경 읽기를 가지는 시간을 갖자고 하는 모임들이 일어났고, 선교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 또한 자기 삶의 변화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므로 이들의 경건 훈련을 계승하자고 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국제 기독학생회의 시초가 된 한국에서는 IVF(한국기독학생회)를 중심으로 훈련되고 강조되었다.
그 후 많은 교회가 대학을 중심으로 각각의 기독교 모임을 만들어 대학부 모임을 갖고 이 큐티를 통해 서로 교제하고 모임을 활성화시켰다. 심지어 큐티를 하지 않는 사람은 경건한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분위기까지 일어나게 되었지만, 이 큐티는 100여 년 동안 흘러오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영적 공급원으로 자림하게 되었다. 사실 이러한 큐티는 19세기 영국에서 발생하기 이전 훨씬 기독교 안에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경건의 삶을 사는 모습들 가운데 가장 먼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시는 주님의 모습과 이후 사도들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 기도하며 자신들이 해야 하는 복음 사역에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위해 무릎을 꿇었던 성경 속에서의 모습들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속사도들과 초대 교회 성도들의 신앙의 모습들이 전부 경건의 시간을 가진 모습으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교부들과 종교개혁자들 또한 철저한 기도 시간과 성경 읽기와 연구 시간을 가지고 복음 사역을 감당하였다.
특히 칼빈의 경건에 대한 신앙은 가장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강요는 경건을 위한 책이다. 칼빈은 참된 경건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인간을 아는 지식에서 일어난다고 하였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영성”이라는 단어는 다분히 로마 카톨릭에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영성에 대한 바른 개념이 없는 한국교회는 큐티하는 사람들이 더 영적인 사람들이라 불리고 있다.
2. 성경을 묵상(연구, 또는 읽는)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청교도의 황태자라고 불리는 존 오웬은 모든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지 못하는 성경 연구는 다 헛된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구약성경에서 그리스도의 영광을 발견해 내고 살펴보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는 한 구약의 말씀을 읽거나 묵상하고 연구하는 행위는 아무 유익이 없다고 말하여 준다. 하지만 사람들은 읽지 않는 것 보다 읽는 것이 나으며, 묵상하지 않는 것보다 묵상하는 것이 신앙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도 존 오웬처럼 성경에서 그리스도의 영광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가지지 못하는 묵상과 성경 읽기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여긴다. 왜냐하면 왜곡된 신관과 신앙을 가지게 되며, 다른 복음에 빠질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왜 수많은 교리문답과 신앙고백서들이 성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그 의도를 알게 되면 큐티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바른 배움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을 바르게 알고, 성경에 대한 지식을 가질 때만 합당한 큐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계시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성도는 그리스도를 만나야 하고 강단에서 설교하는 설교자도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해야 한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자신은 중매자로 소개하고 있다, 정결한 처녀들인 성도들에게 신랑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중매해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고 증거한다(고후11:2-3). 그러므로 성경을 읽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야 한다. 이것이 큐티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발체: 한국개혁신학연구원